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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날 깊이 들여다보았다." 유대칠의 독후감 “나는 날 깊이 들여다보았다.”(ἐδιζησάμην ἐμεωυτόν.) 유대칠의 독후감 야, 나 요즘 계속 고민했어.철학이란 게 뭘까. 도대체 이걸 왜 하는 걸까.많은 철학자들이 저마다 정의를 내렸지.어떤 사람은 철학이란 건 존재의 본질을 묻는 거라고 하고,어떤 사람은 인간과 세계의 관계를 따지는 거라고도 해.또 누군가는 단지 의심하는 능력이라고 하기도 했고.근데 그 많은 정의들 사이에서나는 좀 더 내 자리에 맞는 답을 찾고 싶었어.그래서 내가 지금까지 만난 철학자들,내가 읽은 책들, 내 머릿속을 지나간 질문들을하나하나 붙잡고 곱씹어봤지.결국 내가 내린 결론은 이거야.철학은 “나를 들여다보는 거”야.그냥 ‘생각하는 거’ 정도가 아니라,진짜 내 안을 찬찬히, 아주 깊이 파고드는 거지.근데 여기서 중요한 건..
내 형이상학...첫 걸음...2025 04 28 철학과 종교, 이 둘을 두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 그런데 사실 둘은 분명히 달라. 철학은 순수 이성의 영역에서 이루어져. 초월을 가정할 필요도, 계시된 진리를 위한 인간의 노력이 될 필요도 없어. 철학자는 종교를 가지지 않아도 아무 문제가 없어. 반대로 종교도, 아주 작은 규모라면, 자기 혼자만 믿고 살아가는 종교라면 논리적 체계가 필요 없지. 그런데 종교가 다른 이와 만나고 설득하려 들면, 그때는 논리적 체계가 필요해져. 여기서 철학이 종교에 도움을 줄 수 있어. 그래서 종교를 가진 신학자들에게 철학은 늘 유용했지. 한 시대의 철학은 그 시대 신학을 깊이 흔들었지. 하지만 철학 자체는 종교와 조화를 이룰 의무가 없어. 종교를 인정해야 철학이 되는 것도 아니야. 창조설을 받아들이지 않아도, 존재를 향..
내 형이상학... 첫걸음... 2025 04 28 왜 없지 않고 있는가, 나는 이 물음을 오래 붙잡았어. 하지만 형이상학 속에서 고민하면 할수록 끝없는 관념 위에 또 관념만 쌓이더라. 머릿속에서야 멋진 논리 같아도, 현실을 딛고 따져보면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어. 특히 나는 물리학을 전문적으로 아는 사람이 아니니까. 그래도 현대 물리학을 아주 조금이라도 공부해보니, 비록 초급 수준이라도 왜 없지 않고 있는가에 대한 답이 가설 형태로나마 주어졌고, 그건 꽤 시원했어. 신비나 초월 같은 말이 굳이 필요 없었어. 그런데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그런 이론보다 신비와 초월이 깃든 관념의 건축물을 더 갈구하는 것 같아. 내 눈엔 그 벽돌 하나하나가 상상으로 쌓인 것처럼 보이는데 말이지. 나는 더 치열하게 공부해서, 그 신비와 초월의 언어들을 하나하나 씻어낼 거야. 그..
유대칠의 교부학 공책 7 - 호교 교부 (호교론 일반 2) 4.1.2.1 호교 교부의 일반적 특징호교 교부의 일반적 특징을 정리해보자. 우선 ‘구약 해석’과 그 ‘해석 방법’을 두고 깊이 궁리하였다. 호교 교부의 시대는 아직 지금의 신약 성서의 정경화가 완성되어 확정되지 못했었다. 그리고 그들이 지금 논쟁해야 하는 이들은 구약만을 인정하는 유대인이었다. 그러니 호교 교부들이 연구하고 자신의 정당성을 규명하고 논쟁의 수단으로 삼아야 하는 성서는 구약뿐 이었다.  호교 교부가 구약을 해석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우의적 해석(allegoria)’과 ‘예형론적 해석(tipologia)’이다. ‘우의적 해석’은 이미 유대교에서도 사용되는 방식이었다. 유대교 신학자 알렉산드리아의 필론(Φίλων ὁ Ἀλεξανδρεύς, Philo Judaeus, 전 30?~50?..
유대칠의 교부학 공책 5 - 호교 교부 (호교론 일반) 4.1.2 호교 교부 사도 교부 이후, ‘호교 교부(Patres Apologetici, Ἀπολογηταί)’의 시대가 열린다. 그들은 교회 안과 밖에서 오는 오해에 대해 정통 이론을 고민하고 변호한 인물들이다. 이제 막 시작했지만, 그리스도교는 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믿어야 하는가의 문제로 분열되고 있었다. 그 대표적 위기가 바로 ‘영지주의(Gnosticismus, γνωστικός)’와 ‘몬타누스주의(Montanismus, Μοντανισμός)’다. 이와 같은 내적 분열을 막음과 동시에 외부에서 일어난 그리스도교에 대한 오해에 맞서 변론해야 했다. 순교자 유스티노스(Ἰουστῖνος ὁ Μάρτυρ, Iustinus Martyr, 100?~165?), 안티오키아의 테오필로스(Θεόφιλος ὁ Ἀν..
유대칠의 교부학 공책 4 - 교부의 시대, 사도 교부 시대에서 제1차 니케아 공의회까지 4. 교부의 시대 교부학에서 이야기하는 교부, 즉 연구 대상은 사도 교부 시대에서 7~8세기 대략 제2차 니케아 공의회까지의 교부다. 이를 다시 세 부분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첫째는 사도 교부 시대에서 325년 ‘제1차 니케아 공의회(Concilium Nicaenum Primum, Πρώτη Σύνοδος της Νίκαιας)’까지다. 둘째는 ‘제1차 니케아 공의회’ 이후부터 451년 ‘칼케돈 공의회(Concilium Chalcedonense, Χαλκηδόνιος Σύνοδος)’까지고, 마지막 셋째는 ‘칼케돈 공의회’ 이후 787년 ‘제2차 니케아 공의회(Concilium Nicaenum Secundum, Δεύτερη Σύνοδος της Νίκαιας)’까지다. 사실 325년 ‘제1차 니..
유대칠의 교부학 공책 3 - 교부의 언어 3. 교부의 언어  로마제국이 동로마 제국과 서로마 제국으로 나누어지고 교회도 결과적으로 동로마 제국의 동방교회와 서로마 제국의 서방교회로 나누어지게 된다. 동로마 제국은 헬라어를 주로 사용했으며 서로마 제국은 라틴어를 주로 사용했다. 그리고 동로마 제국은 고대 헬라스 철학으로부터 오랜 시간 이어온 지적 전통 속에서 당시 지중해 연안 사상의 중심지로의 역할을 다하고 있었다. 그 때문인지 초기 교부 문헌은 대부분 헬라스어로 쓰인 것이었고, 라틴어로 쓰인 교부 문헌은 2세기 말 ‘테르툴리아누스(Quintus Septimius Florens Tertullianus, 155?~240?)’의 것으로 시작한다.  동방교회(동방 정교회)와 서방교회(가톨릭교회, 성공회, 개신교회)의 편에서 보면, 교부는 라틴어를 사용..
유대칠의 교부학 공책 2 - 교부의 조건과 정통들 2. 교부의 조건과 정통들 누구나 다 교부라 불리는 건 아니다. 교부로 불리기 위해선 네 가지 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고대성(古代性, antiquitas)’, ‘교리의 정통성(doctrina orthodoxa)’, ‘교회의 인준(approbatio ecclesiastica)’, ‘삶의 거룩함(sanctitas vitae)’이 바로 그것이다.  교부는 ‘고대성’을 가진 인물이다. ‘사도 교부(Patres Apostolici)’인 로마의 주교 클레멘스(Clemens Romanum 30?~101?)에서 시작해 라틴 교부로는 대 교황 그레고리오(Gregorius Magnus, 540~604) 혹은 세비야의 이시도로(Isidorus Hispalensis, 560?~636)까지 교회의 정통 교리를 위해 애쓴 이들..
유대칠의 교부학 공책 1 - '교부'는 누구인가? 유대칠의 교부학 공책Introductio ad Patrologiam 유대칠 (토마스철학학교 오캄연구소) 1. ‘교부(敎父, Patres Ecclesiae)’란 누구인가? 신의 계시(啓示)는 ‘성서(聖書, Sacra Scriptura)’와 ‘성전(聖傳, Sacra Traditio)’으로 되어 있다. 이중 성서는 흔히 알 듯 신약(新約)과 구약(舊約)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 성서를 알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은 직접 읽는 거다. 조금 더 깊이 알고 싶다면, 관련된 주해서를 읽거나 공인(公人)된 강의를 들으면 된다. 하지만 성전, 즉 ‘거룩한 전통’을 알고자 할 때 방법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조금은 막막하다. 그런 성전 공부에 있어 출발점이 될 수 있는 게 교부의 가르침을 읽고 연구하는 ..
Theology and philosophy in the Middle Ages 1 The Middle Ages are "after antiquity. More precisely, the Middle Ages are "after late antiquity. Rather than after Aristotle or Plato, it might be more chronologically accurate to say after Plotinus. The philosophy laid out by Plotinus was the most typical Mediterranean philosophy during the transition from late antiquity to the early Middle Ages. There were other philosophies, of course. Howe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