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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로 읽는 중세 철학/한글 교부

평신도 교부 테르툴리아누스의 <주님의 기도에 관하여 강론 1> (유대칠의 슬기네집)

Tertulliani

Liber De Oratione

테르툴리아누스

주님의 기도에 관하여

 

테르툴리아누스 씀

유대칠 옮김

 

I. [1] ‘하느님의 영(Dei spiritus)’하느님의 말씀(Dei sermo)’ 그리고 하느님의 이성(Dei ratio)’ 그리고 이성의 말씀(sermo rationis)’, ‘말씀의 이성(ratio sermonis)’, ‘이 둘의 영(spiritus utriusque)’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신약의 새로운 제자들을 위해 새로운 형태의 기도를 전하였습니다. 이는 새 포도주는 새 가죽 부대에 담아야 하고, 새 옷은 새 천조각을 대고 기워야 하기때문입니다. (마태오의 복음 916) 더욱이 기존의 모든 건 할례와 같이 이젠 힘을 잃었고, 율법의 다른 남은 것처럼 보완됐고, 예언과 같이 성취되었으며, 믿음 그 자체와 같이 온전해졌습니다.

 

[2] 왜냐하면 하느님의 새로운 은총(nova dei gratia)은 모든 오랜 과거의 전체를 말살하는 복음을 더함으로 육의 것으로부터(de carnalibus) 영의 것으로(in spiritualia) 모든 걸 새롭게 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로써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의 영(Dei spiritus)’하느님의 말씀(Dei sermo)’ 그리고 하느님의 이성(Dei ratio)’으로 인정받으셨습니다. 하느님의 영(spiritus), 그로 말미암아 그는 힘을 얻으셨고, 하느님의 말씀(sermo), 그로 말미암아 그는 가르쳤습니다. 하느님의 이성(ratio), 그로 말미암아 그는 오신 겁니다. 이렇게 그리스도께서 친히 만들어 우리에게 주신 지도는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느님의 영으로(ex spiritu) 기도는 힘을 얻고, 하느님의 말씀으로(ex sermone) 선포되며, [하느님의 이성(ex ratione)으로 회복됩니다.]

 

[3] 요한 역시 자기 제자에게 기도하라 가르쳤습니다. 그러나 요한은 그가 성장하는 동안 해야 하는 모든 건 그리스도 오심을 준비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침내 바로 그 요한이 예언한 대로 그분은 더욱 커져야 하고 저는 작아야 합니다” (요한의 복음서 3장 30절)라고 한 바와 같이 예비한 자의 모든 일은 이제 영 그 자체와 함께 주님에게도 넘어갔습니다. 그러므로 요한이 기도하라고 가르친 말이 더는 우리에게 전해져 있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땅의 것은 하늘의 것에 그 자리를 내어주었기 때문입니다. “땅에 속한 이는 땅의 것을 말하고, 하늘에 속하는 이는 하늘에서 본 것을 말합니다 (Qui de terra est, inquit, terrena fatur, et qui de caelis adest, quae vidit ea loquitur).” (요한의 복음서 331) 그리고 주 그리스도에게 속하는 것이 어찌 하늘에 속하는 것이 아닌지요? 기도하라는 가르침 역시 마찬가지가 아닙니까?

 

[4] 그러니 복된 이들이며, 그의 하늘 지혜를(caelestem eius sophiam) 궁리해 봅시다. 우선 그분은 우리에게 은밀히(secrete) 기도하라는 가르침으로 사람의 믿음을 분명히 하셔서 하느님께서 보고 들으시는 모든 것이 지붕 아래 비밀스러운 곳은 물론이고 하늘에 이른다는 걸 분명히 하셨습니다. 그리고 믿는 이들은 자신의 믿음을 과시하기보다 어디나 보고 들으시는 분에게 자기 종교적 경의를 표하기 위해 겸손한 신앙을 원하셨습니다.

 

[5] 그러므로 지혜는 다음의 가르침을 따르니, 믿음과 믿음의 겸손함에도 속합니다. 우리는 일련의 말로 주님께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하지 맙시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확실히 미리 아실 것이니 말입니다.

 

[6] 하지만 지혜의 세 단계로 이루어진 그 간결함(brevitas)은 위대하고 축복받은 해석의 참모습에 근거하며 지지(支持) 됩니다. 말로 구구절절하지 않고 간략하게 압축되니 그 뜻은 오히려 더욱 풍부해집니다. 하느님을 향한 경배(venerationem dei)든 사람의 청함(hominis petitionem)이든 기도의 고유함뿐 아니라, 주님이 하신 거의 모든 말씀, 그분이 가르쳐 주신 기억하는 모든 것을 담고 있기에 사실, 이 기도엔 전체 복음의 간결한 요지가(in oratione breviarium totius evangelii) 담겨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대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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