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유학장의 생존기

혁명은 사람만이 한다.

"혁명은 사람만이 한다. 학생은 사람이 아니다. 그러므로 먼젓번에는 실패했다. 군인도 사람은 아니다. 그러므로 이번도 군인이 혁명하려해서는 반드시 실패한다... 혁명은 민중의 것이다. 민중만이 혁명을 할 수 있다."

(함석헌의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한다> 중 발췌)


누군가 자신의 마음으로 혁명을 이야기한다. 잘못된 군인은 사람에 고개 숙이고 그 이득으로 살아간다. 그런 군인은 혁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욕심을 채울 뿐이다. 이런 군인이 어떻게 혁명을 하겠는가? 종교인은 자기 종교의 정신으로 혁명을 하려 한다. 그러면 그 종교의 정신 밖은 아프다. 그리스도교의 정신으로 살아가자는 듣기 좋은 말이 아프게 할 때도 있다. 바로 그 누군가 정한 그 정신의 밖이 아프기 때문이다. 학생도 그 순수함에 있어 혁명을 한다해도 그 순수함을 뒤에서 계산하는 이들의 악덕한 마음에 혁명의 정신이 무너질 수 있다. 순수한 정신은 한 개인의 삶을 움직이지만 그 순수한 정신이 권력의 기계들이 움직이는 공간에서 순수함을 유지하기란 힘들기도 하다. 정치인은 본래가 자신의 권력에 집착하기 쉽다. 그런 이에게 자신의 밖을 아픔을 챙기기 바라는기는 힘들다. 군인과 정치인 그리고 종교인은 밖을 보지 못하는 마음에 혁명을 할 수 없다. 학생은 그 순수함에 올바른 혁명을 이루기 힘들 때가 많다.


나의 생각에 혁명은 군민도 정치인도 종교인도 학생도 이루이지 못한다. 이런 개별적인 부류의 무리로는 혁명을 이루지 못한다. 자신의 한계의 외부를 챙기지 못한다. 욕심의 외부를 챙기지 못하고 순수의 외부를 챙기지 못한다. 그래서 혁명은 사람만이 해야 한다. 어떤 직함이나 종교 그리고 인종과 지역의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사람이 한다. 사람이 해야 한다. 도서관에서 취업을 위해 준비하는 이의 노력있는 땀이 해야하고, 더러운 음식물 쓰레기통을 청소하는 아주머님의 깨끗한 땀이 해야 하고, 책과 현실의 아픔을 두고 깊어지는 철학자의 치열한 땀이 해야 하고, 교실에서 자신의 존재를 다져가는 학생의 그 희망찬 땅이 해야 한다. 흔하디 흔하게 마주치는 사람들의 일상이 해야한다. 그래도 혁명이 이루어진다. 그래야지 정말 힘찬 혁명이 이루어진다.


그래야 무시 받는 이 없는 혁명이 이루어지고 가장 힘들게 살아가는 이의 눈물이 녹아든 혁명이 이루어지며, 절망을 일상으로 살아가는 이의 삶에 희망이 되는 혁명이 이루어진다.


혁명은 쉽지 않다. 싯다르타도 예수도 공자도 깨우친 인간 삶의 고통은 수천 년이 지나도 그대로다. 하지만 그대로하며 포기하는 침묵하는 우리네 삶 앞에 하느님의 존재로 침묵할 뿐이다. 일상의 혁명이 삶이 되는 침묵 없는 일상이 우리의 삶의 참다운 일상이 되는 그 공간에서 하느님의 존재는 더 이상 침묵하지 않고 우리의 삶으로 우리와 함께 할 것이다.


혁명은 사람만이 한다. 침묵 없이 나아가는 생각하는 사람의 일상이 혁명이다. 혁명은 누군가의 선한 통치에 의존하지 않는다. 종살이하는 사람이 아닌 생각하는 모든 민중의 침묵 없는 삶, 그 일상의 모습이 혁명이 되고 혁명의 과정이며 혁명의 종결이다.


허수 유대칠 씀

(자다가 읽어나 읽은 함석헌의 글에서 이렇게 나의 생각을 더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