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재 전우 <토마스철학학교 철학사전>
허수 유대칠 (토마스철학학교 철학사전) 옮김
들어가는 말.
전우(1841-1922)는 조선의 마지막에선 가장 뛰어난 철학자 가운데 하나이며, 그는 조선의 마지막에 스스로의 이름이 붙은 학파를 형성하였다. 그는 이이와 송시열을 이은 기호학파의 학맥을 이어갔지만, 그것을 넘어서 간재학파라 불리는 학파를 형성하기도 하였다. 그가 살아간 시기는 조선의 국운이 마지막을 향하여 나아가던 시기이며, 조선의 성리학이 한반도에서 지배적 이데올로기로 존재하던 것도 서서히 마감되던 시기이다. 헤겔의 변증법식으로 이야기하자면, 주리론이란 테제에 성립하여, 그것의 안티테제인 주기론이 등장하였다면, 조선의 마지막엔 이것에 대한 합(合)이 등장해야한다. 그리고 그러한 논의는 실재론 조선의 마지막 그리고 대한제국의 시기와 대한민국의 성리학에서 볼 수 있는 흐름이 된다. 전우는 주리론과 주기론의 절충을 모색한다. 즉 전우는 ‘합’을 모색한 것이다. 그는 권순명과 같은 제자가 있었으며, 그 외 많은 그의 제자들이 그 이후 한국학 연구에서 활약하였다.
사상.
전우는 이황이 이야기하는 리의 능동성을 부정한다. 그러면서 그는 리는 아무 것도 행하지 않는다고 한다(理無爲). 그는 리의 능동성을 강조하는 것은 리의 절대성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이이 및 기정진은 이와 달랐다. 기정진은 동정하는 것은 기이고, 동정하게 하는 것은 리라고 보았다. 그는 기가 동정하게 하는 작용인으로 리를 이해하는 것이다. 하지만 전우는 리의 동정을 부정하며 그 무위성을 강조한다. 그에게 리는 존재의 근원이며, 가치의 근원이다. 즉 리는 사물이 생하게 되는 혹은 존재하게 하는 근원이다. 반면 기는 생하는 것이다. 전우의 생각에 따르면, 리는 순수하게 선한 것이며, 악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현실 세계에선 절대적 선이나 보편적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차별적 모습을 가지며, 선과 악이 있는 세계이다. 그런데 리는 절대적 선이며, 기는 그렇지 않다. 그렇기에 만약 리가 작용하는 것이라면, 이 현실 세계는 선만이 가득해야한다. 그렇기에 그는 현실 세계를 넘어선 리의 부동성과 보편성을 강조하며, 현실 세계는 기로 인하여 선도 악도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이유에서 리의 절대성에 근거하여 무위성을 주장한다.
전우는 성존심비설을 주장한다. 즉 성은 귀하고 마음은 천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마음을 비천하다 하는 것은 성에 비하여 낮게 여긴다는 것이다. 그에게 성은 무위하며 순선한 것이며, 존귀한 것이다. 이러한 성은 인의예지의 덕목과 관련되는 것이다. 반면 마음을 몸의 주체라고 하는 것은 이항로나 이진상과 같이 마음을 리와 관련하여 그렇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주제되는 것을 성을 전제하기 때문이다고 한다. 마음이란 성을 근본으로 하여 기를 주제하는 것으로 본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성을 근거로 한 몸의 주체가 되는 것이 마음이라고 한다. 그리하여 그는 성존심비설을 주장하는 것이다.
'유학장의 고개넘기 > 허수한국학연구실의자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심재 조긍섭 <토마스철학학교 철학사전> (0) | 2014.03.14 |
---|---|
면우 곽종석 <토마스철학학교 철학사전> (0) | 2014.03.14 |
한주 이진상 <토마스철학학교 철학사전> (0) | 2014.03.14 |
화서 이항로 <토마스철학학교 철학사전> (0) | 2014.03.14 |
윤지당 임씨 <토마스철학학교 철학사전> (0) | 2014.0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