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 이진상 <토마스철학학교 철학사전>
허수 유대칠 (토마스철학학교 허수당 연구원) 적음
들어가는 말.
이진상(1818-1886)은 기본적으로 퇴계학파에 속한다. 그렇지만 그 스스로 새로운 학파를 연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조선의 전운이 다하던 혼란의 시기를 살아간 인물이며, 중국의 주자학이 조선의 성리학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독자적 노선으로 이해되어가는 시기의 마지막을 살아간 인물이기도 할 것이다. 그의 주리론은 후에 의병과 독립운동으로 이어졌으며, 학문적으로도 후기 성리학의 많은 학자들, 예를 들어 곽종석과 이승희 그리고 허유 등이 그의 제자이기도 하다. 그는 후기 조선 성리학의 독자적 노선의 하나로 조선 후기 성리학 이해의 필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상.
이진상에게 리는 주인과 같고 기는 동정의 밑천(資)과 같은 것이다. 이는 마치 사람이 말을 타고 문을 들어오면, 사람이 주가 되고 그 말이 그것의 밑천 혹은 재료가 되는 것과 같다. 이러한 리는 선후(先後)가 없으며 생멸도 없지만, 기는 선후도 있고 생멸도 있다. 그리고 리는 무형이며, 리를 존재하게 하고, 기에 의탁하여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리가 앞서 있고 기가 뒤에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우선 리가 기를 존재하게 하면 혹은 생하게 하면 리는 기 가운데 있지만, 리와 기는 분리될 수 없으며, 서로 썩이지도 못한 채로 있게 된다. 그렇기에 함께 있지만 이 둘은 두 개의 사물(二物)인 것이다.
그리고 리가 기를 생하면 음양이 합하고 변하여 수화목금토의 오행(五行)을 낳는다. 리가 오행의 기 가운데 있데 되면 양(陽)에서는 건(建)으로 음에서는 순(順)으로, 목에서는 인(仁)으로 화에서는 예(禮)로 금에서는 의(義)로 수에서는 지(智)로 토에서는 신(信)으로 달라진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인의예지가 하늘에 있으면 원형이정, 즉 하늘의 근본 원리 혹은 하늘이 가지는 네 가지 덕이라 본 것이다.
하늘이 음양오행의 네 가지 기로써 만물을 화생하여 리가 주어지면, 이 개별자에 주어진 리가 성이 된다. 따라서 성은 곧 리이며, 리가 음양오행에 주어질 때 인의예지가 있기에 리가 성이 되면다면, 성을 가진 만물은 인의예지의 성을 가지는 것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성은 맹자가 성선설의 성이 되며, 본연지성, 즉 본질적 본성이 된다. 성이 발하지 않고서는 기와 관련됨이 없기에 순수하게 선하며, 이미 발하면 기질과 관련되어 그것의 맑고 탁함 등의 차이를 가지게 된다. 본연지성은 이러한 것이며, 반명 기질지성이란 본연지성이 기질의 개별적 차이에 의하여 달라져서 나타나는 것이다. 그런데 본연지성, 즉 우리의 본질적 본성은 우리 가운데 있는 것이며, 그렇기에 기질을 떠나서 있지 못하기에 논리적으로 본연지성은 아직 발하지 않은 본체이며, 기질지성은 이미 발한 작용이라 할 수 있겠다.
개별적 사람은 형기(形氣), 즉 어떤 형태를 가지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이러한 것은 사(私), 즉 다른 것이 아니라 그 자신만의 상황에 적당한 대상을 생기게 된다. 마치 귀의 사가 소리이고, 눈의 사가 색이며, 코의 사가 냄새이고, 입의 사가 맛이듯이 말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에 마음의 외부에서 일어나 마음의 영(靈)이 이를 쫓아, 지각함이 형기를 따르면 인심(人心)이다. 그러나 군신(君臣)과 부자(夫子)와 장유(長幼)와 부부(夫婦)와 붕우(朋友) 등과 같은 천성, 즉 리를 따라 마음이 동하여 지각이 리를 쫓아가면 이는 도심(道心)이다.
그리고 그는 마음의 실체를 인의예지라고 한다. 즉 인간 마음은 곧 리라고 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리가 없이는 마음이 다른 것에 비하여 귀할 것이 없으며, 사람과 금수의 차이가 없다고 보았다. 그리하여 그는 심은 곧 기라고 하는 것을 거부하고 심은 곧 리라고 하였다. 그리고 그는 이황의 「심통성정도」에서 이황이 심을 리와 기의 합이라 한 것을 심을 리라고 해석하는 것이 이황에 대한 바른 해석이라 하였다. 왜냐하면 리와 기가 함께 있음은 옥과 돌이 같이 있음이며, 리만이 진정한 마음이고, 리가 아직 발하지 않은 성과 리가 이미 발한 정을 주재하는 것으로 보았다.
그의 도덕 철학에서 정직(直)이란 개념은 매우 중요하다. 인간이 진정한 가치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인간성에 충실해야하고 이것은 곧 리에 충실해야한다는 것, 즉 이성에 충실해야한다는 것이 성리학의 기본이다. 그것이 이것이 바로 정직의 정립과 관련된다. 리는 존재의 근거이면서 동시에 도덕의 근거, 즉 당위의 근거이다. 당위, 마땅히 해야할 것을 하는 것, 즉 리를 따라 행위하는 것이 이루어질 때, 정직이 이루어진다. 이진상은 정직을 존재론적 근거 위에 정의한다. 인간이나 자연만물이 존재의 근거인 리로 존재하게 되며, 이것은 자연의 법칙인 리에 마땅히 수긍하며 살아가야하며, 이로써 그 본성에 충실하게 된다. 그리고 여기에서 정직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정직이란 바로 인간 본성에 충실함에 일어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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