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촌 권근의 철학 <토마스철학학교 철학사전>
허수 유대칠 (토마스철학학교 허수당 연구원)
들어가는 말.
권근(1352-1409)은 조선 건국에서 이성계의 편이 되었고, 왕권의 확입을 위하여 사병 폐지에 동참하였다. 그는 대제학이 되어, ?동국사략?을 저술하기도 하였으며, 그가 지은 ?입학도설?은 조선 성리학에 있어서 하나의 교과서가 되었다. 그리고 그의 철학은 이후 이황 등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미쳤다.
사상.
양촌 권근의 철학적 위상은 매우 큰 것이다. 특히 그의 ?입학도설?은 그 이후 조선 성리학의 방향을 잡은 저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가운데 그의 학문적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천인심성합일도설」이라 할 수 있다. 「천인심성합일도설」은 천도에서 어떻게 인도가 출현되며, 인도는 어떻게 천도에 합일되어질 수 있는가를 다룬 우주론적이며, 심성론적이고 도덕학적인 논의이다. 이는 주자(주희)의 「태극도설」과 ?중용장구?를 근거로 ‘리’와 ‘기’ 그리고 선과 악의 다름을 분명히 하여 학문을 시작하려는 초심자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권근이 마련한 주자학 입문서이다. 그리고 이 입문성은 조선 성리학의 문이 된다. 주희는 「태극도설」에서 만물의 본성을 거슬러 올라가면 모든 사물의 리(이치) 혹은 원천이 나온다고 하였다. 권근은 「천인심성합일도설」에서 인간과 사물의 성(본성)의 근원을 따라 올라가면, 모든 사물의 이치의 원천 나오며, 이를 천명(天命)이라 하고 있다. 마음(心)은 기와 리의 합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리의 원천과 기의 원천 모두와 관련되는 것이다. 권근은 이를 사단(四端)과 칠정(七情)에 연관지어 다룬다. 사단은 리의 원천에서 흘러나오는 것으로 성의 발현으로 본다. 리는 우주 원리 혹은 이치이며, 이러한 리가 개별자에 주어짐 것이 개별자의 본성, 즉 성이다. 그러니 사단이 리에서 흘려 나온 것이라면 분명 성의 발현이 될 것이다. 이러한 성의 발함을 정(情)이라고 한다. 그리고 희(喜), 노(怒), 애(哀), 구(懼), 애(愛), 오(惡), 욕(欲)을 기의 원천에서 유래한다고 하여 정으로 표하지 않는다. 또한 마음이 발하여 의지(意)가 되고, 이것이 선악으로 갈라진다고 한다. 그리고 선악이 갈라지면서 인간 사회의 모든 문제가 드러난다고 권근은 보았다.
리가 주어진 성에서 발해진 정이라 하여, 측은, 사양, 시비, 수오, 시비와 같은 사단은 선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보았다. 이러한 정은 리와 기의 원천이 함께 마음에서 발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 그렇기에 선악의 나누어짐과 인간 만사의 일이 칠정인 희노애구애오욕과 관련되며, 사단과는 관계되지 않는다. 이는 사단이란 인간 본성에서 발한 것이니 순수하게 선하며, 칠정이란 (인간 실체로 리만이 아니라, 리와 기의 합성체로)마음에서 발한 것이니 성악으로 갈라지이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왜 이리 본 것인가? 권근은 우주 만물의 리치를 받은 인간의 본성은 발한 것이 사단이며, 이러한 사단은 리가 그렇듯이 악한 것이 아니며, 순전히 선한 것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칠정이란 마음에서 발한 것으로 선악으로 구분된 것이며, 그렇기에 이는 리와 기의 합으로 이루어진 것 마음에서 발한 것이다. 그렇기에 그는 마음은 곧 리라는 양명학의 원리가 아닌 마음은 리와 기의 합이라 보았다. 리와 기의 합인 인간 마음에서 발한 기의 원천에서 발한 칠정은 선악의 구분이 있다고 보았으나, 리 혹은 인간 본성에서 발한 것은 선악의 구분을 떠나 순수하게 선하다고 보았다.
권근에게 마음이란 하늘에서 주어진 명덕(明德)이며, 이것이 물욕에 가리우면서 그 작용(用)의 발함이 어두워진다. 그렇기에 학문을 통하여 경(敬)으로 바르게 해야한다. 이러한 권근에 의하면 마음의 실체(體)는 성과 리의 원천이며, 성이 발하여 정이 된다. 이러한 정은 마음에서 발한 것, 즉 마음의 작용이다. 마음이 발하여 의도(意)가 되고, 이도 심의 작용이다. 이렇게 심은 두 가지 작용을 가진다. 그 가운데 마음의 실체에서 발한 작용이 도심이며, 이는 순수하게 선하다. 그리고 이는 경을 중심으로 확고히 해야한다. 그리고 의도에서 일어난 것은 선할 수도 있고 악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경으로 인욕 속에 싹트는 것을 제거하고, 하늘의 이치(理)를 따라야한다고 한다. 이로 인하여 도심이 주가 되고, 인심이 도심을 따르게 된다고 한다. 결국 권근은 마음의 실체는 하나이지만, 그 작용은 두 가지로 이해한 듯이 보인다. 즉 성리(性理)에 의한 인간 본성에서 기인하는 작용인 순수하게 선한 도심과 선할 수도 있고 악할 수도 있는 인심이다.
권근에게 우주 가운데 존재하는 모든 각각의 개별자는 각각의 본성을 가진다. 예를 들어, 말은 마성을 마지고, 꽃은 화성을 가진다. 그리고 인간은 인간성을 가진다. 이러한 본성 즉 성은 하늘의 이치인 리가 각각의 개별자에 줌으로 가능하게 된 것이다. 기는 존재하는 모든 개별자에 따라 막히고, 뚫리고, 치우치고, 똑바름의 차이에 따라서 다르다. 이러한 4가지의 차이에 의하여 각각의 개별자는 기의 차이가 있고, 하늘의 리(이치)는 이러한 기의 차이에 적당한 성(본성)을 준 것이다. 이러한 개별자의 원리인 각각의 본성으로 성은 실재적으로 우주의 원리인 보편적 이치로 리와 다른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성은 우주의 원리가 주어진 것으로 그 가운데는 선하지 않은 것이 없고, 모든 이치를 담고 있음은 이러한 논리에서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왜냐면 성이란 결국 하늘이 명한 적, 즉 천명(天命)이고, 이는 리가 개별자에 주어진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하늘과 인간은 존재론적으로 병행구조에 놓인다. 천명의 관점에서 성의 논리에 따르면 하늘과 인간은 다른 것이 아니라, 분명하게 함께 병행구조를 가진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늘에서 주어진 성은 인간 마음의 실체이고, 이러한 하나의 실체는 두 가지 작용을 가진다. 하나는 인간 본성 그 자체의 작용이고 이는 도심이다. 다른 하나는 기의 발현이고, 이는 인심이다. 리와 기의 원천을 가진 마음이 리에서 발한 것과 기에서 발한 것으로 이해한 것이다. 그리고 도심은 결국 실체 그 자체인 리의 발현이고, 인심은 기의 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리를 중심으로 인간의 본성에 충실하려는 것이 권근의 논리이다.
결국 권근은 도심이 주가 되고, 인심이 도심을 따르는 것이 우주의 한 개별자로 인간이 우주의 질서에 편입하여 존재하는 원리라고 보았고, 이것이 도덕적 완성, 즉 우주론적 차원의 윤리가 실현되는 것으로 이해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권근의 논리는 조선 성리학의 시초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즉 성리의 개념을 중심으로 우주론적 윤리학으로 존재론적, 인식론적, 윤리학적, 우주론적 사고가 하나의 논리 속에서 해소되어지는 사고의 형태가 마련된 것이다. 이는 이후 정지운이나 이황에 이르러 그리고 그 이후 조선 후기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발전해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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