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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철학의자리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을 읽으며, 한 인간의 고백을 듣는다.

<학부 2학년때 글입니다. 후훗... 부끄럽군요...>

 

고백록의 구조와 아우구스띠누스의 사상

유대칠

 

서론

 

 아우구스띠누스의 대표적 저술은 『神國論』과 『三位一體論』 그리고 『告白錄』을 들 수 있다. 그중 고백록은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큰 도움을 주는 안내서로써 그리고 그의 시간론을 다루는 철학적인 저술로써 오랜 시간 우리의 곁에 있어 읽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세월 동안 고백록에 담긴 그의 삶과 사상에 대한 연구는 많이 있었으나, 고백록의 집필구조 속에 담긴 그의 시간에 대한 사상의 연구는 그리 활발하지 못한 것이라 생각한다. 이 소론은 그러한 논의로서 고백록의 구조를 분석하여 보았다. 그리하여 성인의 시간에 대한 가르침을 보다 일관성 있게 접근하고 고백록의 참 독서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본론

 

1.아우구스띠누스의 시간에 대한 가르침

 성인에게 시간이란 하느님이 만들어내신 바의 것이다. 그것은 영원과 같은 것이 아니다. "영원이란 이미 시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영원이란 언제나 머물러있음이요, 영원한 지금이다. 그러나 시간이란 결코 머물러있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성인의 영원에 대한 사고는 다분히 플로띠노스의 일자에 주어진 영원의 개념을 이은 것으로써 무엇보다 "항상 지금인 것"이다. 이러한 영원은 하느님에게 주어진 것으로서 인간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다. 하느님에 의하여 존재하는 피조물은 시간 안에 있는 존재로서 결코 머물러 있지 않은 존재이다. "시간은 이러한 의미에서 하느님과 함께 영원하지 않다. 왜냐하면 만일 시간이 영원한 것이라면 이미 시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간이란 참으로 "아니 있음( non esse )"으로 흘러감이다.
 과거는 "이미 아니 있음( iam non est )"이며, 미래는 "아직 아니 있음( non dum est )"이다.
 그렇다면 현재는 어떠한가? 현재를 하루라 하면 그 속에는 24시간이 있고 과거(앞)와 미래(뒤)가 존재한다. 그리고 현재를 한 시간이라 하여도 그 속에는 60분이 있고, 역시 과거와 미래가 그 안에 존재한다. 즉 현재는 그 길이를 가지지 않는 것으로 이미 아니 있음에서 아직 아니 있음으로 흘러가는 中이다.
 그렇다고 성인은 시간을 아니 있음이라고 정의하지는 않는다.
 이미 아니 있음은 과거는 기억 속에 있고, 현재는 직관 속에 있으며, 미래는 기대 속에 있음이 되는 것이다. 즉 과거는 기억으로 현재가 되고 현재는 직관으로 현재가 되며 미래는 기대 속에 현재가 되어 우리 안에 현재 존재한다. 이 세 가지 아니 있음은 우리의 영혼 (anima) 가운데 있는 세 가지인 기억, 직관, 기대로 현재 있음이 된다. 이로써 "과거, 지금, 미래는 세 가지 각기 다른 것이 아니라 현재라는 시간의 세 가지 다른 모습이 된다."
 아우구스띠누스는 시간을 인간의 영혼(anima hominis)에 의해서만 이해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이리 고백한다. " 나의 영혼이여! 나는 시간을 그대 안에서 재노라!( in te, anime meus, tempora mea metior )"
 또한 "시간은 물체의 운동만은 아니다.(non ergo tempus corporis motus)"라는 성인의 고백처럼 시간은 이제 외부의 운동에 좌우되는 것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 물리학의 정의 즉 "시간은 운동에 있어서 정과 후의 헤아림"이라는 시간의 정의는 인간의 내적 체험으로 설명되어지는 것이 된다.      

 

2.삼위일체론에 대한 가르침

 인간의 영혼에는 이미 아니 있음인 과거와 아니 있음으로 흘러가는 현재 그리고 아직 아니 있음인 미래라는 아니 있음이 현재의 있음으로 하나되어 머무르는 곳으로 성인의 삼위일체론과 연관을 가진다.
 원함(-기대)이 이루어지는 것을 앎(-직관)으로 가지고 이를 기억하는 그 무엇이 존재한다. 이 말은 다음과 같이 서술할 수 있다. "기억하는 마음 자체의 존재 그리고 원함 혹은 의지함으로서 사랑과 앎으로서 지성은 셋이며 하나이다."

 

3.행복에 대한 가르침

 인간은 앞서 논한 바 시간 속에 있는 존재이다. 현재를 알고 미래를 기대하며 과거를 소유하고 존재하는 이러한 인간은 언제나 그리 있는 영원한 하느님과 함께 될 때 행복해진다. 인간은 시간 속에 늙고, 늙은이는 기억할 것은 많으나 기대할 것은 사라져 가는 존재이며 인간은 누구나 늙은이가 된다. 그리고 언젠가 그 늙은이는 어떠한 것도 기대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상태는 불행이며 곧 죽음이다. 성인은 영원한 하느님을 통해서만 행복을 누린다고 보았다.

 

4.고백록의 형성

 성인의 고백록은 치쁘리아누스의 『도나뚜스에게(ad Donatum)』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 학자들이 있다. 사실 그 내용에 있어서 신앙의 권면이나 자신의 부끄러운 과거를 고백한다는 면에서 어쩌면 그 문서가 고백록의 전신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그 내용의 전개에 있어서 아우구스띠누스 성인은 자신의 고유성을 가진다. 그는 그의 내용 전개를 통해서도 그의 사상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도나뚜스에게』가 권고함 그리고 세상의 일 그리고 다시 권고함의 순서라면 고백록은 과거 일에 대한 현재의 서술 그리고 현재에 대한 현재의 서술 마지막으로 미래에 대한 서술로써 이루어져 있음이기 때문이다. 즉 그 당시 성인의 현재에 있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증명해 보인 것이다.

 

5.고백록의 구조

 

5.1, 1장에서 9장에 이르는 과거
 이 장들에서 성인은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며 이를 성인의 현재에 시간에서 서술한다. 마니교에 빠지고 아카데미학파의 일원이 된 그의 과거와 성 암브로씨우스을 만난 일 그리고 마리우스 빅또리누스의 回心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의 신앙을 키원가던 그의 과거가 서술된다. 그의 그 유명한 "집어라 읽어라 집어라 읽어라"라는 회심의 이야기들 그리고 그의 어머니 모니카의 이야기가 기억되어 서술된다.

 

5.2 10장의 현재
 그리 방황하던 그가 하느님을 만나고 주교가 된 현재를 현재에 시간에서 서술한다. 하느님을 통하여 진정한 행복을 느끼고 있는 성인의 현재 그리고 과거에 대하여 기억하고 그 기억의 광대함에 놀라고 기억이 현재 자신 안에 머물러 있음을 성인은 자신의 현재시점에서 서술한다.

 

5.3 11장과 13장에 나타난 인간의 나아가야 할 바에 대한 가르침
 그는 시간의 철학을 시작한다. 이는 곧 시간과 영원의 논의이며 동시에 피조물과 창조자에 대한 논의이기도하다. 그는 11장에서 시간과 영원에 대한 논의로 창조 전의 상태를 논의하고 잇다. 그리고 그는 12장과 13장에서 창세기 1장과 2장을 풀이하며 창조주의 창조를 기록한다. 이러한 논의를 통하여 그는 피조물의 위치를 우리에게 확인시켜준다. 그 내용은 그를 언제나 찬양하고 기도해야할 피조물임을 암시한다. 즉 "피조물의 위치는 당신을 찬미하고 사랑하고 기리는 것"이다. 이는 창조주의 위치를 분명히 하여 피조물로서 인간이 그 미래를 어찌 의지하며 꾸며 나아가야 할 지를 암시하는 것이다. 이는 분명 미래 지향적이다.

 

5,4 고백록의 구조가 가지는 의의
이로써 우리는 고백록의 구조를 살피었다. 10장의 성인은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의지하며 현재를 직관한다. 그리고 그것을 하나의 구조로 만들어 책을 서술함으로서 서술 당시 그의 영혼에 현재 있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증명해 보인 것이다. 또한 삼위일체론을 그리고 행복론 마저 증명해 보인 것이다.

 

결론

 이상으로 필자는 성인의 가르침과 그 가르침에 준하여 고백록의 구조를 논하였다. 고백록이 비록 『도나뚜스에게』를 그 전신으로 한다고 하더라도 고백록은 단순한 과거의 부끄러운 사실에 대한 고백이 아니다. 이는 자신의 사상을 나타내는 고유의 집필양식 속에서 이루어지는 어쩌면 그 책 자체가 자신의 사상을 증명하고자 하는 하나의 증거일지 모른다는 점에서 그의 고백록은 독자적인 것이다. 그리고 매우 큰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하나의 문학작품은 그 구조를 앎으로서 그 사상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이리 본다면 고백록의 구조를 안다는 것은 그에 담긴 사상을 아는 하나의 구도가 되는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이 소론이 고백록의 독자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