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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로 읽는 중세 철학/한글 교부

교부인 철학자 아리스티데스(Aristides)의 '변론' 1 (유대칠의 슬기네집, 대구독서글쓰기)

철학자 아리스티데스의 변론

 

아리스티데스 씀

유대칠 옮김

 

[핼라스어본과 시리아어본이 있지만 이곳은 시리아본을 기준으로 삼았다.]

 

이 글은 철학자 아리스티데스가 하느님을 숭배함을 두고 하드리아누스 왕에게 변론한 것입니다.

 

아테네의 철학자 마르키우스 아리스티데스는 하드리아누스 황제에게

 

I. 황제시여! 저는 하느님의 은혜로 이 세상에 왔나이다.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다를 바라보고 하늘의 태양과 그 밖 모든 창조물의 질서 정연한 모습을 보면서, 온 우주의 질서에 놀랐습니다. 그리고 저는 세상과 그 가운데 있는 모든 게 다른 어떤 이의 뜻으로 움직인다는 걸 그때 알게 되었습니다. 그 모든 걸 움직이는 분은 바로 하느님이시며, 하느님께서는 그 모든 것 가운데 감추어 계시며 또 그 모든 것으로부터 자신을 숨기고 있으심도 깨우치게 되었습니다. 움직이게 하는 이가 움직여지는 것보다 강하지 않습니까. 그때 저는 모든 걸 움직이시는 분에 관하여 그리고 그분이 어떻게 존재하고 있으신지 알아봐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그의 본성은 우리로는 파악해낼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 그가 온 세상을 꾸준히 다스리시는 것에 관하여 논의해야 하지만 이는 유익하지 않습니다. 누구도 그분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세상을 움직이는 분에 관하여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분은 만유의 하느님이시며, 우리 사람을 위해 이 모두를 창조하셨습니다. 그리고 저에겐 너무나 분명합니다. 하느님을 경외해야 하고 사람을 근심하게 하지 않아야 합니다.

 

지금 저는 이렇게 말하려 합니다. 하느님은 태어나신 분도 아니고 만들어진 분도 아니십니다. 불변하시는 그분의 본성은 시작도 없고 끝도 없습니다. 불멸하시고 완전하시며 우리로는 도저히 이해랄 수 없는 분이십니다. 그분을 두고 완전한 분이라고 함은 이러한 걸 의미합니다. 그분에겐 어떤 부족도 없습니다. 그분은 어떤 것도 필요하지 않지만 모든 게 그분을 필요로 합니다. 그분을 두고 시작이 없는 분이라고 말하는 것은 또 이러한 것을 의미합니다. 시작이 있는 모든 건 당연히 끝이 있습니다. 끝이 있는 것은 흩어집니다. 그분께선 이름도 없으십니다. 이름을 가진 모든 건 창조된 것과 연관됩니다. 그는 무엇과도 비슷하지 않고 어떤 부분이 모여 이룬 합성물도 아닙니다. 이를 소유한 이는 변형되는 사물과 연관되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남성도 아니고 여성도 아니십니다. 하늘이 그분을 포함하지 아니합니다. 그러나 하늘과 보이는 것 그리고 보이지 않는 모든 게 그분 안에 있습니다. 반대로 그분보다 더 강력한 건 없습니다. 그분께선 노여움과 화가 없으시니, 그에 맞서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실수와 잘못 생각하는 일은 그분의 본성에 아예 있을 수 없습니다. 그분은 가장 완전한 지혜와 이해 그 자체이시기에 말입니다. 그분 가운데 모든 게 있으니 말입니다. 그는 제사를 바라지도 않으시고, 관련된 의례도 요구하지 않으십니다. 눈에 보이는 어떤 것도 원치 않으십니다. 그분은 누구에게도 바라지 않으시지만, 모두가 그분에게 구합니다.

 

유대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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