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세철학의자리

윌리엄 오컴의 존재론? 그런게 있는가?

윌리엄 오컴의 존재론, 뭐.. 이런 식의 말을 많이 한다.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 아리스토텔레스의 존재론, 플라톤의 존재론, 그런데 그 존재론이란 말을 우리가 사용하듯이 그렇게 윌리엄 오컴이 사용했을까? 아니다. 존재론이란 말 자체가 없던 시대의 사람이다. 존재론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어떤 단일한 행위가 없던 시대다. 토마스 아퀴나스도 존재론이란 말을 사용하지 않았다. 당연하다. 그런 말이 없었다. 윌리엄 오컴의 존재론, 그런 사유를 굳이 만들어내기 위해 그의 저서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그의 글귀를 모아야 한다. 그리고 그가 하지 않은 일을 해야 한다. 우리의 시야에 존재론이라 불리는 어떤 것을 구성하기 위해 말이다. 그런데 중세를 산 윌리엄 오컴은 스스로를 철학자라고도 생각하지 않은 사람이다. 그는 스스로를 신학자로 생각했고, 그 신학을 위해 보편 논쟁을 고민했고 언어에 관한 문제를 고민했다. 그의 보편 논쟁은 지금 21세기 형이상학자들이 고민하는 것과 모양은 비슷해도 그 존재 이유는 다르다. 그리고 존재론은 아예 그 이름도 없다. 토마스 아퀴나스도 존재론이라  불릴 만한 것을 했다 해도 그 행위의 존재 이유는 지금과 다르다. 매우 신학적이다. 우리가 중세 철학자에게 혹은 과거 철학자에게 말을 걸 때 우린 그들의 언어로 말을 걸어야 한다. 그들이 사용하지 않은 언어로 말을 건네고 그들이 사용하지 않은 그 언어에 알맞은 무엇인가를 그의 글 곳곳에 흩어진 것을 모야 만들 필요 없이 말이다. 

 

윌리엄 오컴이 신학자란 사실, 그 사실을 인정하고 그의 철학에 이런저런 것을 물으면 조금 더 윌리엄은 친절하게 우리에게 자신의 철학을 설명해 줄 듯하다.  

 

2023년 02월 15일 

유대칠

도리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