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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장의 생존기

한 분을 보내며 그 고마운 만남 속에서 나를 돌아보게 됩니다.

천병희 선생님께서 돌아가셨다고 한다. 아.... 나는 대학생 때 그분의 번역으로 헬라스의 글들을 읽었다. 그분이 가르치시던 대학 출판부에서 나온 책이 내가 진지하게 헬라스 글을 읽은 첫 글이었다. 갑자기 소식을 접하고 그들의 번역을 읽던 순간들이 스친다. 일리아드를 읽던 기억도 스친다. 그분의 번역으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을 읽던 기억도 스친다. 올해 초 소요서가에 서평으로 책을 권하며 그분의 플라톤 국가를 권하는 글을 적은 일도 있다. 편히 읽히는 번역이기에 국가를 이웃들과 읽을 때 그분의 번역으로 읽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천병희 선생님께서 돌아가셨다고 한다. 아... 그분은 나를 모르지만 그분의 번역으로 함께 나를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참 고마운 분이시란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선생님 참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읽어갈 시간을 생각하니 계속 고마울 겁니다. 많은 이에게 참 고마운 분이십니다. 이제 걱정 없는 곳에서 편히 쉬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