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의 역사 1
유대칠, 유한결, 유은결 공저
[이 글은 유대칠이 필기구가 되고 그 정신은 유한결과 유은결이 되어 적어간다.]
연금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대 자연학을 이해해야 한다. 거기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주요한 것은 이들이 비합리적인 논리 체계 속에서 사고한 것이 아니라, 매우 논리적인 체계 속에서 사고했다는 사실이다. 그것을 기억해야 한다. 무시하면서 그저 과거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읽기 보다는 이들 학자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무엇인가에 대하여 궁리하였는지를 알아가는 것이 좋다. 그 연금술의 결실 속에서 우리의 현대 의학과 화학에 큰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고대와 중세의 4가지 원소와 제일 질료 그리고 제5원소
고대 그리스 자연학과 형이상학을 한다면, 항상 다루는 것이 4 가지 원소에 대한 이해다. 과거 고대 그리스인들은 제일 질료와 네가지 원소들로 우주를 설명했다. 하지만 하나가 더 추가된다. 바로 제5원소다. 이 제5원소는 우주를 가득히 채우고 있는 것으로 흔히 에테르(ether)라고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제5원소는 네가지 원소보다 더 귀한 것으로 천체를 구성하는 원소라고 생각했다.
중세 연금술사들에게도 이 제5원소는 소중한 논의 대상이었다. 이를 ‘정기’와 같은 것으로 이해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프네우마(pneuma) 혹은 정기(spritus)라고 이해하기도 했다. 흔히 4가지 원소들은 제일 질료에 습, 건, 열, 냉 가운데 두 가지가 더해져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보 았다. 이 때 제일 질료와 두 가지 성질을 결합하게 하는 힘이 되는 것이 프네우마이다. 그러니 이러한 프네우마는 모든 것에 더 포함되어 있다. 원소들을 하나씩 정리해보자.
불 = 제일 질료 + 열 + 건
공기 = 제일 질료 + 열 + 습
물 = 제일 질료 + 냉 + 습
흙 = 제일 질료 + 냉 + 건
이렇게 네 가지 원소들은 제일 질료와 두 가지 성질로 구성된다. 모두 제일 질료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위의 설명에서 + 표시가 가능하게 하는 힘이 바로 제5원소이다. 여기에서 연금술이 가능한 계기가 등장한다. .만일 제5원소를 조정할 능력이 인간에게 있다면, 자연의 원소들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다. 흙을 물로 만들 수 있고, 물을 공기로 그리고 물을 불로도 만들 수 있다. 은도끼는 금도끼로 만들 수 있고, 돌도끼도 글도끼로 바꿀 수 있다. 그러니 제5원소는 연금술의 오랜 근거가 되었다. 마치 유전자의 조작으로 생명체를 다양한 능력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이 연금술사는 존재하는 것의 원리를 익히고 그 원리에 따라서 다양한 변화를 인간 스스로 인간의 능력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헤 제5원소를 알아야 했다. 처음엔 제5원소를 증류 하려하였다. 가열할 때 분열 되면서 나오는 증기 속에 제5원소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때 증류의 대상이 된 것을 달걀이다. 달걀은 생긴 것이 전혀 다른 닭, 특 완전히 다른 것으로 태어난다. 바로 그러한 달걀에 생명의 근원적인 프네우마가 함유되어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납을 활용하기도 했다. 고대는 납을 이용하여 금과 은을 만들 수 있다 생각했다. 중세 아랍 지방엔 수은과 유황이 활용되기도 했다. 수은과 유황을 결합하여 만병을 치유하는 신비의 금을 얻을 수 있는 만능약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마법이나 연금술에 대한 책을 읽을 때 등장하는 철학자의 돌 혹은 현자의 돌이 있다. 바로 제5원소에 대한 또 다른 표현이다. 중세인들은 현자의 돌이란 제5원소 바로 그것이라 생각했다. 현자의 돌은 이름이 돌이지만 고체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고체일 수도 있고 약체나 기체일 수도 있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그것을 납이라 생각했다. 중세 아랍사람들은 유황과 수은으로 이루어진 것이라 보았다. 중ㅅ 유럽은 유황과 수은으로 만들어진 것이라 생각했다. 16세기 파라켈수스는 현자의 돌과 같은 것으로 용해액을 생각했다. 이것은 모든 것을 제일 질료로 환원해버리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런제 정말 이러한 물질이 존재한다면, 어떤 용기에 담을 수가 없다. 그릇에 담으면 제일 질료로 환원되어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그렇게 지지를 받지 못했다.
연금술은 단순한 금에 대한 욕심으로 생긴 것이 아니다. 현자의 돌, 즉 제5원소는 인간의 불사불멸을 가능하게 하며, 영적인 완성을 이루게 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 우주만물을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이 인간에게 있다면 불사불멸도 가능하다 믿었다. 그렇기에 현자의 돌을 만들려는 욕구는 물질적인 욕구 이상의 종교적인 것이기도 하다.
금, 은, 동, 철, 주석, 납, 활철석, 터키석, 석탄, 운모, 양파, 생강, 후추, 사자. 소, 영양, 타액 등 정말 다양한 것이 현자의 돌을 만들기 위해 사용되었다. 어떤 물질에서 현자의 돌을 얻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그 가운디 실험 과학도 발전한다. 이슬람 연금술 연구가이자 철학자인 알 라지(Al-Razi)는 비커, 플라스크, 작은 유리병, 양초 램프, 증류기, 깔대기, 막자, 막자사발 등을 사용하며 실험하고 실험으로 연금술을 수행하려 했다. 특히 불을 통하여 증류하여 얻으려는 시도들이 다양하였기에 증류기가 발달했다. 예를 들어, 유황과 수은은 ‘철학자의 알’이라는 구형의 플라스크에 놓고 밀폐하여 가열함으로 얻고자 하였다. 여기에서도 의미화의 과정을 걸쳤다. 유황과 수은을 함께 가열하면 첫 단계가 검은 색이다. 이 때는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다음 단계는 하얀 색이 된다. 이것은 부활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빨간 색이 된다. 이것은 완성을 의미한다. 죽음과 부활 그리고 완성이라는 종교적 원리가 이 철학자의 알 속에서 이루어짐으로 철학자의 돌, 즉 현자의 돌을 얻을 수 있다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누구나 알듯이 연금술은 실패했고, 수은과 유황은 죽음과 부활 그리고 완성의 단계을 걸치지 못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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