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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보기/철학 인터넷 강의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을 읽으며, 한 인간의 고백을 듣는다.

중세란 과거를 공부하는 사람이 현대철학보다 현대에 대한 고민이 적어도 부족하지 않다.
중세를 공부하든 고대를 공부하든 중요한 것은 그 역사 속의 사실을 얼마나 많이 아는 가의 문제가 아니라,
그 속에 흐르는 '뜻'을 얼마나 궁리하고 고민하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뜻은 중세와 현대
서로 다른 옷을 입고 서로 다른 모양으로 등장할 수 있지만
그 본질엔 차이가 없을 것이라 믿는다.
나는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을 읽고 한 영웅의 이야기가 아닌 한 개인의 실패담과 초라한 자신의 모습을 고백하는 모습을 본다.
사실 그는 그렇게 존재론적 사유가 깊지 않다.
날 보고 잘 모른다 얼마나 깊은 존재론적 사유를 하는데
라고 말하는데...당장 그는 그런 저작을 쓴 적이 없다.
그렇게 후대에서 해석할 뿐이다.
당장 그는 플라톤이나 플로티노스의 글을 줄줄 읽을 그리스어 실력이 없었다.
그의 삶은 부족함의 연속이다.
이는 성인의 겸손으로 읽을 필요도 없다.
그는 이상을 꿈꾸던 인물이다.
이 이상 앞에서 자신의 일상도 얼마나 낮고 초라해보였겠는가...
그는 한 인간의 모습을 고백한다.
영웅이 아닌 한 인간...
성인이 아닌 한 인간...
그 실패와 부족함의 과거를 고백함으로 자신이 꿈꾸는 이상을 향하는 결단과 행동의 현재와 미래를 살아가게 된다.
그에게서도 나는 함석헌을 읽는다.
그에게 과거는 죽은 시간이 아닌 산 과거다.
살아있는 시간이다.
절대 죽지 않았다.
그리고 그 과거는 고통과 아픔 그리고 부족함의 시간이지만
그러한 시간이기에 깨우침을 얻을 수 있었다.
불경을 산스크리트어에서 한문으로 번역한 쿠마라지바의 이야기 처럼...
깨우침은 번뇌 속에 있다.
번뇌하는 삶,
부족한 삶...
욕심을 내며 누구를 미워하고 누구를 이기려 하는 삶...
그런 사회...
이를 인식해야 한다.
이를 인정하고 이를 고백해야 한다.
나는 아무 잘못 없다 이야기한다면
고백할 것이 없다면
그에게 지금 행동할 것이 없으며 미래 꿈꿀 이상도 없다.

다음 주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을 강의한다.

나의 고백록도 죽은 과거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유대칭 토마스철학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