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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보기/철학 인터넷 강의

인간 죄의 근본적인 원인은 악마가 아니다. 유혹 당한 인간이다.

인간 악행의 근본적인 원인은 악마가 아니다. 악마는 죄의 근본적이고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없다. 어디까지나 간접적이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신학대전> 2부 1, 80물음에서 그렇게 답한다. 어찌보면 악마란 유혹이다. 더 좋은 것을 하지 못하게 하는 유혹이다. 개인에게만 좋은 것으로 하도록 하는 유혹! 남의 이기고 남의 앞서 가라는 유혹! 그 유혹에 따라 남을 이기고 앞에 서면, 나만 좋다. 누군가는 힘들어지고 누군가를 빼앗기게 된다. 악마는 이러라고 유혹한다. 그리고 그 유혹 앞에서 결국 그런 길을 선택하는 것은 인간이다. 악마가 그리 하라고 인간의 운명을 조정할 순 없다. 인간의 이성은 그저 좋음을 추구하다 남을 이기고 자신만 좋아지는 그 길을 나아갈지 모를 의지를 참으로 좋은 길로 인도하게 하는 인간의 능력이다. 

이성은 참됨을 따진다. 그리고 이해함으로 얻는다. 의지는 좋음을 바란다. 그리고 결단함으로 얻는다. 악마의 유혹은 참된 좋음을 이성이 제대로 따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성은 참된 좋음을 매시간 따진다. 그리고 선택한다. 무엇이 참으로 좋은 것인지를 말이다. 나만 좋으라 유혹하는 악마를 이기는 이성, 그런데 요즘 우린 우리의 이성은 무력하다. 악마에게 쉽사리 유혹된다. 이기라는 교육! 지지말라는 교육! 혼자 살아남으로라는 교육! 이런 교육 앞에서 이성은 그저 무력해져 버렸다. 악마 앞에 따지는 이성,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이성은 바로 그러한 이성이다.

유대칠 (토마스철학학교) 2016년 5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