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사에서 찍은 사진이다.
참 이쁘다...
마치 하늘에 이쁜 별들이 매달린 듯 하기도 하고...
이런 아름다움을 인간이 만들 수 있을까..
수억의 돈을 번다고 해도
우린 이쁜 하늘을 만들지 못하고
이쁜 강물의 소리와
나무의 향기와 이런 그림을 만들지 못한다.
내가 사찰과 같은 우리네 건물을 좋아하는 것은 우리는
산을 깍고 성당이나 교회를 짓지 않는다는 점이다.
강을 막지도 않고
강과 산이 집과 하나가 되어 어디까지가 인위이고 어디까지가 자연인지 경계가 모호하게 되어 있다는 점이다...
운문사에 가면
그리 크지 않지만
운문사를 둘러싼 산이 운문사의 아름다움이 되어
그 산도 운문사가 있어 이뻐보이기도 한다.
참 이런 것이 좋다...
노자는 자연 그대로의 무위를 이야기한다.
무위... 우린 무엇인가를 자꾸 행해야 한다.
행하기 위해 행위의 대상이 필요하고
그 대상을 향하여 잔혹한 일을 하건 말건 행한다.
아무 것도 행하지 않고 있으면 불안하기까지 않다.
과일이 있으면 먹을 만큼 먹고 그냥 두면 새도 먹고 벌레도 먹고
아니면 그 자체가 나무와 그림이 되기도 할 것인데...
굳이 먹지 않을 것이지만
과일을 전부 딴다.
그냥 두질 못한다.
바쁘고 힘들게 산다.
사진의 과일을 모두 따먹었다면 이렇게 이쁘지 않고 운문사도 덜 이뻤을 것이다.
나무의 노력은 무시되어 나무는 많이 아팠을 것이고
새의 모이도 줄었을 것이다.
하늘이 흔들어야할 것도 없었을 것이고..
그냥 저렇게 두니
우주는 한폭의 그림을 만든다...
산을 깍고
강을 막고
그렇게 아름다움을 인위로 만들지 말고
저렇게 두는 것도 어떠한지...
생각해 본다...
스피노자의 이야기 처럼 그것도 신의 한 모습이며
노자의 이야기 처럼 그냥 두는 것도 아름다움인데...
...
ㅎㅎㅎ...
10억을 주고 예배당을 이쁘게 하는 것도 인간의 눈에 좋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하게 하고 자신 속에 파고 들어 고민하고 명상하게 하는 그런 인문학 공간도 있었으면 좋겠다...
...
운문사를 좋아한다.
불자도 아니지만...
한 해 한 번은 운문사를 찾는다...
해인사와 운문사...
알고 보면 참 이쁜 곳이다...
...
운동사에서 나는 그냥 두는 이쁨을 배운다...
... 창문과 베란다 청소를 하다가 들어와 흘러가는대로 적어본다..
유 학장 (토마스 철학 학교 인문학 대안 공간 틀 밖)
'중세보기 > 철학 인터넷 강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간 죄의 근본적인 원인은 악마가 아니다. 유혹 당한 인간이다. (0) | 2016.05.23 |
---|---|
인문학 고전! 제발 싸우듯 읽자! 감동이 아닌 싸우듯이! 유학장의 모르고 하는 소리... (0) | 2014.10.15 |
고뇌...기쁘다... (0) | 2012.06.20 |
라틴어 강독 및 문법의 시간을... (0) | 2012.06.20 |
해인사에서...중세 대학에서... 진리에 대한 열정을 본다... (0) | 2012.06.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