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로셀의 요한 (John of La Rochelle, 1200?-1245)
: 아비첸나를 손에 든 알렉산더의 제자
라 로셀의 요한은 헤일스의 알렉산더의 제자이며, 그 가운데도 모범생이었다. 그는 파리대학에서 신학석사를 마쳤으며, 그의 지도 교수 가운데 알렉산더가 있었다. 그는 알렉산더에 이어 1238년 학장이 된다. 그리고 그는 당시 서유럽에 유입된 최신의 학설인 중세 이슬람 철학자 아비첸나(Avicenna)의 인간 지식에 대한 이론을 스승 알렉산더의 입장을 반영하며 서구 학계에 적절하게 수용하였다. 이러한 그의 저작으론 <영혼에 대한 대전>(Summa de anima)가 있다. 그는 학문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비지성주의적 신앙을 경계하였으며, 스승 알렉산더의 사상이 담긴 <알렉산더 대전>을 주요 저자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한다. 그는 1245년 스승이 임종하던 해 임종한다.
1233년 경 쓰인 그의 저작인 <영혼의 능력의 구분에 대한 논고>(Tractatus de divisione potentiarum animae)은 그의 최고의 작품 가운게 하나이다. 그러나 지금 그를 만주할 수 있는 최고의 작품은 <영혼에 대한 대전>이다. 이는 질료와 형상으로 구성된 피도물에 대한 이론을 주장하는 이들 사이에 일어난 존재와 본질에 대한 논쟁에서 그 자신의 입장을 읽을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인간의 영혼을 질료와 형상의 합성체로 보지 않는다. 그러나 라 로셀의 요한은 다르다. 그는 합성체로 본다. 라 로셀의 요한은 아리스토텔레스의 4 원인설에 따라서 인간 영혼을 탐구한다. 즉 질료인, 형상인, 작용인, 목적인의 관점에서 본다. 그러면서 그는 지성적 인식(intellectual cognition)이라고 믿는 것을 다루면서 아비첸나의 학설에 도움을 받는다. 영혼에 대한 탐구가 더 깊어지면, 요한은 이성은 더 높은 부분과 더 낮은 부분으로 나뉜다고 한다. 영혼의 이러한 수준은 그것이 대상으로 삼는 것에 따라서 달라진다. 더 높은 부분의 대상은 영적인 것(a spiritual being)이다. 그러나 낮은 부분은 물체적인 것이다. 아우구스티누스와 마찬가지로 요한은 지식의 대상을 그것들을 네 가지 범주로 나누면서 구분한다. 물체적인 것은 내재적인 능동 지성(the immanent agent intellect)에 적합하고, 천사와 같은 영혼 외부의 존재자들에 대한 능동 지성이 있고, 신과 같은 영혼을 초월한 존재자에 대한 능동 지성이 있다. 이러한 구분은 영혼의 외부인가 초월인가이다. 이러한 구분은 아우구스티누스의 영향으로 보인다. 또 아비첸나의 분리된 예지체(separate intelligence)에 대한 논리도 요한에게 영향을 주었다. 즉, 인간의 내재적 능동 지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분리된 천사적 능동 지성에 대한 논리는 기본적으로 아비첸나의 영향이다. 즉 요한은 그리스도 신학의 큰 어른인 아우구스티누스의 논리와 중세 이슬람 철학의 슈퍼 스타인 아비첸나의 논리를 자기 안에 융합하여 하나의 논리로 만들어 낸 셈이다. 그리고 그의 또 다른 <영혼의 능력의 구분에 대한 논고>는 영혼에 대한 그의 고민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길이다. 이 책에서 그는 영혼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아비첸나, 에메사의 네메시우스, 창세기, 세네카 등의 문헌을 분석하여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당시 신학자들이 새롭게 번역된 중세 이슬람 문헌 등 다양한 문헌을 어떻게 사용하고 활용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사례다. 그는 아비첸나와 같은 이슬람 철학자의 글을 읽고 아우구스티누스 노선을 조화하려한 인물이며, 어찌 보면 아비첸나의 책을 든 알렉산드의 제자로 상당히 성공적인 독립적 학자가 된 제자로 볼 수 있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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