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 (universale) : 여럿에 대하여 서술될 수 있는 술어로 모든 인간 인식 가운데 일반적 용어 혹은 일반적인 관념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예를 들어, “유민이는 인간이다” 그리고 “예은이는 인간이다”라고 할 때, ‘인간’이란 개념 혹은 명사는 여럿에 대하여 공통적으로 서술되는 보편 술어이며, 이를 두고 보편 혹은 보편자라고 한다. 중세 철학자들 가운데 불붙은 ‘보편 논쟁’은 바로 이러한 보편의 존재성에 대한 논쟁이다. 11세기 로스켈리누스(Jean Roscelin, 1050-1124)는 “보편자는 발화(소리)일 뿐이다”(universal est vox)라고 하며 발화주의(vocalism)를 주장하며, 영혼 외부에 실존하는 것은 개체일 뿐이며 보편은 그저 소리일 뿐이라고 한다. 이러한 주장은 흔히 초기 유명론(nominalism)의 한 형태로 알려졌다. 12세기 아벨라르두스(Abelardus, 1079-1142)는 개념론(conceptualism)을 선보이기도 한다. 개념론에 따르면, 보편은 영혼 가운데 현존하는 개념이란 식이다. 즉 이 개념론에서 보편자는 단순한 발화 혹은 소리(vox)가 아닌 말(sermo) 혹은 개념(conceptus)인 셈이다. 여기에서 그 유명한 ‘장미의 이름’에 대한 논의가 등장한다. 개체로 감각적 대상이 되는 장미 없이 ‘장미’의 이름과 같은 보편은 여전히 유효한가를 묻는다. 이 경우 한 개체를 두고 ‘장미’라고 발언할 일은 없지만, 그러나 ‘장미’가 무의미한 말은 아니다. 14세기 오캄(William Ockham,1285-1349) 역시 보편자는 그저 발화로 보지 않는다. 그것은 개념이며, 그 개념이 어떠한 형태인지에 대하여 다양한 대안을 고민한다. 13세기 둔스 스코투스(Duns Scotus, 1265-1308)와 같은 이의 입장은 실재론(réalisme)이라 불린다. 실재론에 따르면 보편은 단순한 개념도 발화도 아닌 일종의 실재이다. [유지승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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