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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철학의자리

스코투스의 면도날! 후기 중세 철학들에게 필요성과 철학 방법론의 문제

스코투스의 면도날!

후기 중세 철학자들에게 필요성과 철학 방법론의 문제

 

유대칠 생각하고 정리함

(토마스철학학교)

 

철학을 함에 있어서 필요 이상의 것을 가정하고그것을 실재하는 것으로 여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흔히 윌리엄 오캄(William Ockham)의 면도날 혹은 면도칼로 유명하다그러나 그보다 앞선 시기에 이미 그러한 면도날은 둔스 스코투스(Duns Scotus)와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에게서 발견할 수 있다.

 

아래의 글은 The Extremely Subtle Questions on the Books of Metaphysics of Aristotle, Book VIII, Q.1, n.22에서 발췌되어 번역되었다.

 

Aliter dicitur ad quaestionem quod paucitas semper est ponenda quando per ipsam salvantur apparentia . . . Et ideo positio plurium semper debet dicere necessitatem manifestam propter quam ponantur tot; nihil autem apparet in accidentibus propter quod debeant poni composita ex duabus partibus essentialibus, communiter loquendo . . .Ideo communiter negatur talis compositio.

다른 방식으로 [우유는 단순한 것인가 혹은 복합된 것인가라는물음에 우리는 항상 그 자체에 의해 구제될 수 있는 현상이 있을 때 몇 가지만을 취해야한다고 답해야 한다... 그러므로 더 많은 것이 가정될 때우리는 다수의 것이 가정되기 때문에 항상 명백하게 필요한 것만을 판단해야 한다또한 일반적으로 말하자면우유가 두 가지의 본질적인 부분으로 합성되어질 분명한 근거가 없다... 그러므로 일반적으로 그러한 합성은 거부되어야 한다.

 

우리가 흔히 오캄의 면도날 혹은 면도칼이라고 하는 것은 오캄만의 전유물(專有物)이 아니다방식이 다를 뿐중세의 많은 철학자들의 각자 나름의 자리에서 필요 이상의 논리적 산물을 양산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이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철학자의 태도다토마스 아퀴나스 역시 그의 신학대전』 1, q.2, q.3에서 나름의 면도날을 보이고 있다. “적은 논리를 통해 완성되어질 수 있는 것이 다수에 의하여 만들어지지 않는다.”(quod potest compleri per pauciora principia, non fit per plura) 그리고 오캄과 동시대 혹은 그와 시대적으로 서로 교집합을 형성하는 많은 철학자들이 이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도날은 오캄이 발명한 것이 아니다그것은 이미 필요 이상의 것을 제거하며 논리를 구성한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에게서도 발견할 수 있는 태도이다그런데 왜 철학사는 이를 오캄에게 한정하게 되었는가어쩌면 그가 유명론자 혹은 개념론의 길을 가기에 실재론자들과 구별하며그가 보편자를 면도날로 잘랐기에그의 면도날을 중세 철학사의 면도날의 대표격으로 높인 것일까그러나 분명 위와 같이 스코투스 역시 면도날을 주장했다물론 토마스 아퀴나스 역시 면도날을 주장했다이들은 실재론자들이다.

 

면도날과 관련된 후기 중세 철학자들의 필요성(neccesaritas)과 관련된 진술들은 다음과 같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필요성과 철학의 방법론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논한다.

 

적은 원리로 완성될 수 있는 것은 다수에 의하여 만들어지지 않는다.”Thomas Aquinas, Summa theologiae I, q.2, a.3.

 

둔스 스코투스는 필요성과 철학의 방법론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논한다.

 

다수성(pluralitas)은 필요성(necessitas)이 없을 때 가정되지 않아야 한다.”Duns Scotus, I Ordinatio, d.3, p.3, q.1 ( ed. Balic 3, 224 ).

다수(plura)는 필요성 없이(sine necessitate) 가정되지 않는다.”Duns Scotus, De primo principio 3, 16.

 

윌리엄 오캄은 필요성과 철학의 방법론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논한다.

 

철학자는... 모든 드러난 것이 더 소수의 것을 통하여 나타날 수 있을 때다수를 가정하지 않는 명제들을 가정한다.” William Ockham, Expositio in libros physicorum aristotelis, 3, c.10 (OPh.4, 525).

필요성 없이 그리고 근거 없이 다수성이 가정되기에 이는 불합리한 것으로 보인다.”William Ockham, Summa logicae 1, 57 (OPh.1, 185).

심적 명사 가운데 가정되는 그러한 다수성은 그리 큰 필요성으로 여겨지지 않는다.”William Ockham, Summa logicae 1, 11 (OPh.1, 11).

다수성은 필요성 없이(sine necessitate) 가정되지 않는다.”William Ockham, Expositio in libros physicorum aristotelis, 1, c.11, §9 (OPh.4, 118).

 

월터 채톤(Walter Chatton)은 필요성과 철학의 방법론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논한다.

 

다수성은 필요성 없이 가정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Walter Chatton, I Lectura, prol. q.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