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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장의 생존기

생존 2 - 나는 필요해야하는데...

철학이란 놈을 시작하면서

뭐... 그리 인정을 받거나 대단하다는 소리를 듣거나

실력자란 평을 받으며 살진 못했다.

지금도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다니는 하루의 대부분에 논문과 책을 읽고 정리를 하고

밤에 혼자 논문을 적으며 보낸다.

그것이 일상이다. 그러다가 논문을 학회에 발표하기도 하고 학술지에 올리기도 한다.

이제까지 내가 발표한 몇 편의 논문이 지난 시간 철학을 한 나의 유일한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읽히지도 않고

그런 주제에 관심을 가지지도 않으며

관심을 가지고 보아도

아직 나의 작은 머리에서 나온 작디 작은 결실이라

인정을 받을 수준에 이르지 못한다.

그러니 나의 논문을 기대하는 사람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이건 노력으로 적어도 나 자신에겐 당당해져야겠다 생각하고 살고 있다.

 

2000년 토마스 철학 학교를 만들고 지금까지 이것을 다리로 많은 이들을 만났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라틴어를 값싼 수강료로 가르쳐야지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나의 머리가 작고 배우려고 하는 이들은 나보다 대단한 사람이라서

돈을 내고 배우기엔 아깝다는 생각을 한다.

음... 라틴어 말고 이런 저런 인문학을 통해 사람들과 만나려고 했는데...

돈을 떠나 시간을 아까운 사람도 있고

자기 궁핍한 것만 챙기고 연락 없이 사라지는 사람도 있고

모르는 것을 묻고 도움을 바라기도 하지만

막상 선생은 아니기에 고마움을 느끼는 것 같지도 않고

그냥...

...

아직 나는 덜 필요한 것 같다.

나의 논문도 덜 필요하고...

나의 실력도 남들에게 배우라고 하기엔 많이 부족한 덜 필요한 수준이다.

...

난 얼마나 필요한 사람이 될 것이며

난 얼마나 나 자신의 노력에만 만족하지 않고

그 결실에 웃을 수 있게 될까...

...

ㅎㅎ

답 없는 질문이다.

...

노력에 노력을 더 해 그냥 즐기면서

남들이 무엇이락 하든 즐기면서...

그렇게 공부하는 수 밖에 없다...

....

원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머물고 있기에...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