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비잔틴 철학 스케치
유 지승
(토마스 철학 학교)
비록 초기 비잔틴의 그리스도교에게 ‘철학’이란 용어가 발견되지만, 그것이 비잔틴의 고유한 철학적 색체를 가지고 등장한 것은 9세기에서 10세기 무렵이다. 이때 등장한 학자로는 포티오스(Photios), 콘스탄티노플의 파트리아르크(Patriarch of Constantinople), 파트라스의 아레타스(Arethas of Patras), 케사레아(Caesarea)의 주교, 수학자 레오(Leo the Methematician) 등과 같은 ‘그리스도교 인문주의자’들이 있다.
포티오스는 성령의 발현(procession of the Holy Spirit)에 대한 논쟁 가운데 삼위일체에 대한 논의에 정성을 들려 다듬은 인물이며, 이러한 필로께(Filoque) 논쟁에 제일 실체와 제이 실체의 구분과 같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실체 이론을 사용한다. 그는 매우 적극적으로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을 따랐다. 그러면서 플라톤의 자기 존재, 즉 이데아를 거부하였다. 그리고 그는 많은 유럽의 고대 저작들을 수집하였다.
또한 아레타스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에 대하여 복사할 뿐 아니라, 이를 주해하였다. 그리고 그는 논리학과 존재론 그리고 심리 철학에 있어서 비판적인 연구물을 제시하였다.
11세기 후반 그리고 12세기에 철학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며, 이러한 연구의 열기는 콘스탄티노플 대학의 1045년 설립에 의하여 더 높은 수준의 연구가 가능하게 됨으로 이어진다. ‘철학자들 가운데 으뜸’(hypatoi ton philosophon)이라 불린 선생들 가운데 미카엘 프셀로스(Μιχαήλ Ψελλός, Michael Psellos)가 있으며, 그는 의심의 여지없이 중요한 인물이며, 그 기외에도 당시 비잔틴의 대단한 박식가들이며, 그 선생들로는 요한 이탈로스(Ioannes Italos), 스미르나의 테오도로스(Theodoros of Smyrna), 니체아의 에우스트라티오스(Eustratios of Nicaea)와 에페소스의 미카엘(Michael of Ephesos) 등의 인물이 있다. 이 가운데 마지막 두 명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에 대한 주해가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 시기의 이들 철학자들의 철학은 비잔틴 철학의 근본적인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1204년 십자군에 의하여 비잔틴 제국이 일시적으로 정령되며, 그 기간 레오도로스 1세는 니케아로 수도를 이전하여 새로이 제국의 문을 연다. 그리고 이러한 시간은 1261년 재탈환 때까지 유지된다. 이러한 혼란기 동안 철학 역시 콘스탄티노플이 아니라, 니체아로 그 중심지를 옮긴다. 니케포로스 브렘미데스(Nikophoros Blemmydes), 테오도로스 2 라스카리스(Theodoros II Laskaris)와 같은 유명하고 탁월한 학자들이 이러한 흐름을 이끌었다. 그 이후 비잔틴 제국의 마지막 2세기의 철학자들로는 테오도로스 메토키테스(Theodoros Metochites), 니케포로스 그레고라스(Nikephoras Gregoras), 테오도로스 코움노스(Theodoros Choumnos), 게오르기오스 아키메레스(Georgios Pachymeres), 막시모스 플라노우데스(Maxmos Planoudes), 겐나디오스 스콜라리오스(Gennadios Scholatios), 베사리온(Bessarion) 등이 있다.
이 찬란한 르네상스는 제국의 마지막과 함께 했으며, 또한 이러한 흐름은 수도로부터 많은 다른 도시들, 테살로니카(Thessalonika)와 미스트라(Mystras) 등으로 펼쳐 나갔다. 미스트라는 비잔틴의 마지막 위대한 철학자, 아마도 비잔킨 철학자 가운데 가장 독창적이고 창의성 풍부한 학자인 플레톤(Georgios Gemistos Pethon)의 고향이었다.
비잔틴 철학의 근본적 일반적 특징
지속적으로 유지된 비잔틴 철학이 고민하는 특징 물음들은 다음으로 정리해 볼 수 있다.
하나. 신의 위격적 휘포스타시스(hypostasis)는 실체의 근본(the principle)일 뿐 아니라, 존재의 근본이다.
둘. 신에 의한 창조와 우주의 시간적 유한성
셋. 창조의 지속적 과정과 목적
넷. 지성에 지각되어지는 것으로 시간 가운데 현실화된 세계인 감각적 세계(perceptible world), 이는 신의 지성(nous) 가운데 영원한 휘포스타시스를 가진다.
비잔틴 철학에서 현상(phenomena)은 실재적 휘포스타시스이며, 이것과 관련해서 창조주는 물질적 실존을 그것과 이미 창조된 질료와의 합일에 의하여 질료적 실존을 부여한다. 여기에서 질료란 영원한 실존을 가지지 않으며, 창조되지 않은 혹은 비소멸적인 질료라는 고대 철학의 이론을 강력히 거부한다. 또한 이데아는 자기-실존의 휘포스타시스를 가지지 않는다. 그러나 신에 의하여 파악되며, 신의 창조 의지와 전능의 수단이다. 감각적 사물의 일반적 특징, 즉 보편성(universalia)은 추상 재인식의 과정에 의하여 파악될 수 있다. 이와 관련된 논쟁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문헌에 대한 알렉산드리아 주해가들의 개념 실재론이 수용되며, 유명론은 거부된다.
자유 결단과 신의 의지의 문제에서 인간의 자기 결단성은 신의 섭리와 모순되거나 충돌하지 않는다. 비잔틴 철학자들은 대체로 인간의 자유로운 의지에 대해 매우 큰 긍정을 보여준다. 비잔틴 철학자들은 심적 실체이며, 가멸적이지 않은 영혼은 항상 하나의 개별적 신체와 관련된다고 믿었다. 이 개별적인 인격적 영혼은 각각의 인간 존재의 지적 능력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며, 이는 인간이 선택의 자유라는 수단을 통하여 행복을 획득하게 돕는다고 보았다. 신과 인간의 관계의 근본은 사랑이며, 이는 창조에서 인간의 중심적 위상을 설명해준다. 이러한 흐름과 관련해서 혹자는 고대 철학과 비잔틴 철학을 비교하며, 전자는 존재자(being)를 강조하는 이론을 가지고, 후자는 실존(exitence)을 강조하는 이론을 가진다고 한다. 영혼과 신체, 즉 맘과 몸 사이의 인격적 관계의 이론과 인격적 영혼의 불멸성에 대한 이론은 고대 철학에서 보다 명료하게 상세하게 접근한다.
엄밀하게 모든 시기를 통틀어서 발견되고 유지되는 비잔틴 철학의 특징은 이들 철학자들이 고대 그리스 철학에 매우 능통하고 친숙했다는 사실이다. 당연히 그들은 그리스어를 구어(口語)로 사용하지 않는 지역의 학자들에 비하여 더 많이 그리스어에 인숙하고 능통하였다. 이러한 비잔틴 철학의 특징은 그들이 고대 그리스 철학을 잘 보전하며 동시에 아리스토텔레스와 신-플라톤주의자들에 대한 뛰어난 주해를 낳게 하였다.
비잔틴 철학자들의 영감을 크게 두 가지 줄기에서 나왔다. 하나는 교부신학이며, 다른 하나는 앞서 논의한 그리스 철학이다. 많은 부분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은 그리스 철학과 조화되지 못하는 모습을 가진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비잔틴뿐 아니라, 서유럽에서도 그리스 철학의 방법론과 여러 논의들은 최종적으로 그리스도교의 신학이 형성됨에 크게 기여한다. 예를 들어, 내재적이며, 파악 가능한 신의 행함(energeia)과 초월적이며 인식 불가능한 신의 본질(ousia) 사이의 관계에 대한 문제는 그리스 철학과 그리스도교 신학이 만나는 자리라고 할 수 있다.
비잔틴 철학의 성과와 이들이 연구한 고대 그리스 철학에 대한 연구의 결실들은 플레톤과 요하네스 아르귀로포울로스(Ioannis Argiropoulos) 등에 의하여 서유럽에 전해진다. 플레톤에 의하여 플라톤 연구의 봄이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아르귀로포울로스는 이탈리아에서 아리스토텔레스를 비롯한 고대 그리스의 고전을 라틴어로 번역한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도 그의 강의에 참석했었다. 당시 상당수 비잔틴 철학자들이 이탈리아로 건너오면서, 르네상스의 문이 열리고, 고대 그리스 고전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연구의 장이 열리게 된다. 바로 르네상스의 배후에 비잔틴 철학이 있었던 것이다.
<차후 토마스 철학 학교의 중세 비잔틴 철학사 세미나를 하고 다시 작성할 것입니다. 이것은 아주 그냥 스케치에 스케치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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