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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철학의 자리

플라톤의 철학

이 글은 유대칠의 세계철학사의 플라톤철학 부분입니다. 개인적으로 학부시절의 노트로 추억으로 가득한 글입니다. 도움이 되실지 모르지만 올려봅니다.  이 글은 유대칠의 세계철학사-고대철학사에서 원문 전체를 다운 받을 수 있습니다.


4. 플라톤의 철학

 

 

유대칠 적음


1. 플라톤의 생애


 서양 철학의 거대한 두 산맥이라면 당연히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이다. 이 중에 플라톤(본명 ; 아리스토클레스)은 기원전 428-427년 아테네의 귀족집안에서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는 “페릭티오스”라는 사람인데, 이는 입법가 솔론의 후예이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는 “이리스토”라는 사람으로서 아테네의 전설적인 왕인 “코드로스”의 후예이다. 그는 『국가』애 등장하는 “아테이만도스”와 “글라우콘”이라는 형제를 가지고 있으며, “포도네”라는 누이도 있다. 그의 어머니는 플라톤의 친아버지가 죽은 후에 재혼을 하였으며,  플라톤 자신은 새아버지에게서 자랐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어머니는 새아버지와의 사이에서 동생 “안티폰”을 두었으며, 이는 그의 대화편 『파르메니데스』에 등장한다. 그리고 그의 누이인 포토네의 아들이 바로 플라톤을 이어 아카데미아를 이어간 “스페우시포스”이다. 또한 그의 어머니 페릭티오스는 크리티아스와 사촌 지간이며, 카르미데스와 형제지간이다.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플라톤은 청년시절에 이미 헤라클레이토스학파의 일원인 “크라튀로스”의 제자로 있었으며, 그로부터 만유유전의 사상을 익힌 듯하다. 그리고 그는 위대한 스승인 소크라테스의 제자였는데,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에 따르면 20세에 제자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플라톤의 외삼촌인 카르미데스가 이미 그전에 소크라테스와 연관이 있었기에 플라톤 자신은 20세 이전에 이미 소크라테스를 알았던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는 본시 현실 정치에 관심이 있었으나, 소크라테스의 죽음으로 인하여 사상적인 변화를 가진다. 그로 인해 그는 철학을 맘에 두고 철학을 통한 통치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실제로 그는 시라쿠라에서 그의 이상을 실현하려하지만 실패한다. 그는 이집트로 학술여행을 했으며, 퀴레네에서 수학자 테오도로스를 만난 것으로 전해지며, 또한 이딸리아에서 아르키타스를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그리고 이들로 인하여 피타고라스의 사상을 전해 받는다. 그후 그는 아카데미아를 만들어서 후진을 양성한다. 그후 디오니시오스 2세의 고문 겸 스승으로 초대되지만,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는 클라튀로스로부터 헤라클레스를 그리고 이딸리아 여행에서 피타고라스의 사상을 또한 유클레이데스로부터 파르메니데스를 받아드림으로서 그의 사상을 확립한다. 즉 그의 생이 지속되는 동안 그의 사상은 계속 내용적으로 변화를 가지게 된다는 말이다. 


2. 플라톤의 저서


A. 위서


 가장 오래된 플라톤 대화편의 필사본은 트라쉴로스의 것으로 기원전 3세기 아리스토파네스가 3부작으로 구분한 것을 기초로 하여 플라톤의 대화편을 9개씩 4부류로 정의한 것이다. 그러면 이들 36권이 모두 원작인가, 아니면 일부의 위작이 있는가? 그렇다면 위작은 무엇인가?

현재 일반적으로 『알키비아데스 II』,『힙파르코스』,『아마토레스』,『테아게스』,『클리토폰』,『미노스』등은 위작으로 간주되며, 아마 4세기 동시대인의 것일 게다. 그러나 『알키비아데스II』는 그 이후 것으로 본다.


b. 저서의 연대별 분류.


 36권 가운데 위작을 제외한 작품이 가려진다면, 그 이후 문제는 어떻게 이를 연대별로 분류할 것인가 이다. 플라톤의 철학은 하나의 완성된 체계가 아니라 완성․성숙되어 가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서 플라톤의 성숙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연대기적 분류는 매우 필요한 것이다. 그뿐 아니라 그의 사상이 발전해 감에 따라 변화되는 그의 철학적 견해를 이해하고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도 연대기적 분류는 절실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연대기적 분류는 “철학사”와 플라톤의 연구가에 따라 다소간의 차이를 동반하고 있기에 필자는 권위 있는 몇몇 논의들을 개괄하고 정리하여 모아보았다.

 우선 어떻게 연대를 나눌 것인가 라는 문제가 등장한다. 이러한 물음부터 다루어 보자. 고대철학의 전문가로서 Guthrie는 나눔의 근거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1)

 우선 대화편의 구성과 문장기법의 관점을 통해 연대를 측정하는 것이고 둘째는 대화편에 나타난 플라톤 자신의 철학관심과 그 전개 과정을 통해 연대를 측정하는 것으로서 이러한 것의 예로는 초기에는 윤리적인 것을 후기에는 인식. 존재. 우주론적인 것을 다루는 과정에서 알 수 있다. 그리고 셋째는 말투와 문체의 변화와 그 통계를 통하여 연대를 짐작하는 것이고, 마지막으로는 대화편의 등장인물이나 사건 그리고 역사적 사실을 통하여 그 집필 시기를 짐작하는 것이다.

또 독일의 Überwegs-praechter는 연대 측정의 근거로서 우선 고대 문헌으로부터의 진술을 드는데, 그 예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Politik B 6 124b 27에 의하여 『법률』이 『국가』에 비하여 후기 대화편임을 알 수는 있다는 것이 있다. 그리고 둘째는 역사적 사건과 인물의 암시를 통한 것이며, 셋째는 대화편에 등장하는 대화상대자 즉 반대자와 플라톤의 관계에서 알 수 있으나 이것은 미비하다. 넷째, 다른 대화편에서 암시를 통하여 집필 연대를 측정하는 것이 있으며, 다섯째는 대화편의 철학적 내용을 통한 것이고 여섯째는 대화편의 기술적 토대를 통한 것이고 마지막은 언어의 변화를 통한 것이다2). 영국의 F. Copleston은 측정의 근거로서 가장 효율적인 것은 “언어”이며, 그 다음은 고전 작가들의 증언이고, 셋째는 대화편에 등장하는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통한 것으로서 『파이돈』과『변명』은 분명 소크라테스 죽음 이후의 것으로 그 연대를 알 수 있다. 넷째는 다른 대화편에 언급된 것으로 한 대화편의 연대를 짐작하는 것으로서 『티마이오스』에 등장하는 『국가』를 통하여『국가』가 더 이전임을 알 수 있다.


그러면 학자별로 저술 연대를 알아보자.


우선 Guthrie의 철학사에서는 Cornford의 말을 빌려 다음과 같이 분류한다.


초기 ; 『변명』(apologia, απολοϒια),『크리톤』(Kriton, κριτον),『라케스』(Laches, λαχης),『리시스』(Lysis, λυσις),『카르미데스』(Charmides, χαρμιδες),『에우티프론』(Euthyphron, ευθυφρων)『소 히피아스』(ἱππιας ελλατων),『대 히피아스』(ἱππιας μειζων),『프로타고라스』(πρωταϒορας),『고르기아스』(ϒορϒιας),『이온』(ιων)


중기 ; 『메논』(μενων),『파이돈』(φαιδων),『국가』(πολιτεια),『향연』(συμποσιον),『파이드로스』(φαιδρος),『유티데모스』(ευθυὁημος),『메넥세노스』(μενεξενος),『크라틸로스』(κρατυλος)


후기 ; 『파르메니데스』(παρμενιδης),『테아이테토스』(θεαιτητος),

『소피스테스』(σοφιστης),『정치가』(πολιτικος),『티마이오스』

(τιμαιος),『크리티아스』(κριτιας),『필레보스』(φιληβος),『법률』

(νομοι)


그리고 그는 플라톤의 3차에 걸친 시칠리아 여행을 기준으로 하여 다시 나눈다.


1차 시칠리아 방문 이전 : 이온, 소 히피아스. 프로타고라스, 변명, 크리톤, 라케스, 리시스, 카르미데스. 유티프론, 국가 I권(일명 트라시마코스), 고르기아스


1차와 2차 여행 사이-아카데미아 시절 : 메넥세노스, 에우티프론, 메논, 크라틸로스, 향연, 파이돈, 국가 II-X, 파이드로스, 파프메니데스, 테아이테토스


2차와 3차 여행 사이 : 소피스테스, 정치가


3차 방문 이후 : 티마이오스, 크리티아스, 필레보스, 법률3)


그리고 독일의 Zeller는 초기, 중기, 후기의 3분법이 아니라, 사상적 변천을 이용하여 구분한다.4)


①소크라테스적 시기

아직 소크라테스적인 것에 메여있으며, 소크라테스의 무지의 작가등이 다루어짐. 즉 플라톤이 아직 소크라테스에게 메여져 있는 시기로서, 그의 문체로 재편되고 손질된 시기이다.

변명, 크리톤, 유티프론, 라케스, 카르미데스, 프로타고라스, 소․대 히피아스, 이온, 국가 I권


②과도기

플라톤의 철학적 과도기

리시스, 크라틸로스, 유티데모스, 메넥크세노스, 고르기아스


③성숙기

플라톤의 철학적 성숙기

메논, 파이돈, 국가 II-V, 파이드로스


④노년기, 완숙기

이데아론의 논리적 측면을 포기하지 않은채 존재론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진다. 즉 자신의 말 대로 “존재를 위한 위대한 투쟁”5)을 시도한 시기이다.

파르메니데스, 필레보스, 소피스테스, 정치가, 티마이오스, 크리티아스, 법률


영국의 F. Copleston 역시 Zeller와 유사한 연대표를 나타내지만 약간의 차이를 가진다.6)


①소크라테스적 시기

소크라테스의 주지주의적 결정론의 영향 아래에 있으며, 소크라테스적 “무지”가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시기임

변명, 크리톤, 유티프론, 라케스, 프로타고라스, 이온, 카르미데스, 리시스, 국가 I권


②과도기

플라톤 자신의 견해를 모색하는 시기이다.

고르기아스, 메논, 유티데모스, 소․대 히피아스, 크라틸로스, 메넥세노스


③원숙기

플라톤 자신의 고유한 사상을 형성하는 시기이다.

향연, 파이돈, 국가 II-X, 파이드로스


④노년기

테아이테토스, 파르메니데스, 소피스테스, 정치가, 필레보스, 티마이오스, 크리티아스, 법률, 에피노미스


 F. Copleston의 의견을 더욱 자세히 논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überwerg-ptaechter의 철학사7)에 등장하는 연대기적 분류를 살펴보자.

 그는 『변명』과 『크리톤』을 초기 작품으로 확실히 단정하고, 그에 이어 다음과 같이 순서 짓는다.

프로타고라스, 이온, 라케스, 국가I, 리시스, 카르미데스, 유티프론, 고르기아스(약 373-389), 메논, 유티데모스, 히피아스II, 그라티로스, 히피아스I-첫째 시칠리아 여행- 메넥세노스, 향연(385/84 혹은 그 이후), 파이돈, 국가 II-X, 파이드로스, 테아이테토스(369 혹은 그 이후),파르메니데스, 소피스테스, 정치가, 필레보스, 티마이오스, 크리티아스. 법률.8)

 그리고 이를 매우 강조하며, 이에 기초하여 4시기로 구분하여 또다시 다음과 같이 배열한다.


 1. 본질적으로 스크라테스적 특징의 저서와 청년시적 저서

 이 시기에 플라톤은 소크라테스 주의자로서 소크라테스의 주지주의적 영향아래 있었으며, 덕과 앎의 개념과 본질에 대한 의문과 그 덕의 교수법을 논하던 시기이다.


변명, 크리톤, 이온, 프로타고라스, 라케스, 카르미데스, 국가I,

유티프론, 리시스.


 2. 과도기의 저서(Die schriften der übergaugszeit)

 소크라테스에 대한 교조적인 것은 약해지며, 방법적으로 최상의 것은 아니지만 선행자들의 근본적 요소를 가진다. 플라톤은 이 시기에 소크라테스적인 것과 소크라테스 이전의 요소를 한곳에 모으며, 시야를 넓힌다.


 고르기아스, 메논, 유티데모스, 소·대 히피아스, 그라티로스, 메넥세노스,


 3. 성숙한 성인시기의 저서

 소크라테스와 소크라테스 이전의 요소들이 플라톤에게 모여지면서 이루어진 세계관은 새로운 형태의 참된 플라톤 철학을 내어놓으며, 이는 진정 플라톤적인 요소를 가지기 시작한다. 이러한 흐름은 이미 바로 직전의 저서들에게서도 보여지지만 이 시기에 확연해진다.


향연, 파이돈, 국가 II-X, 파이드로스


 4. 노년기의 저서

존재론적 이데아론과 우주론등이 다루어짐.


테아이테토스, 파르메니데스, 소피스테스, 정치가, 필레보스, 티마이오스, 크리티아스. 법률



C. 저서의 배열에 대하여


 쉴라이마허는 자신의 방법적-교육적 관점에서 3분류로 플라톤의 저서를 나눈다. 그중 하나는 근본적인 것으로서 플라톤의 고유한 연구대상인 이데아에 대한 철학적 기술로서 변증술과 앎(지식)의 작용에 대한 것을 다루는 모음으로서 『파이드로스』, 『프로타고라스』, 『파르메니데스』가 여기의 주요 작품을 형성한다. 여기에 대립되는 다른 하나는 구축하는 것으로서 플라톤의 주관적이고 학문적인 연구가 다루어지는 것으로서 『국가』,『크리티아스』,『티마이오스』가 여기 속한다. 마지막으로 이 두 가지 모임에 속하지 않으며 그 사이에 중간지점을 이루는 것으로서 간접적인 것으로서 3번째를 이룬다. 이는 대립되는 것의 모임터로서 두 가지 양쪽이 넘겨준 순수한 학문, 윤리, 논리가 사용되는 것으로 『테아이테토스』,『소피스테스』,『정치가』,『파이돈』,『필레보스』가 이 셋째를 이룬다.

 이 3가지 분류는 시간적인 방법 가운데 아음과 같이 논의된다. 근본적인 것은 초기, 간접적인 것은 중기, 구축적인 것은 후기라는 것이다. 이는 시간적 연속(연대기)이 방법적-교육적 관점과 함께 논의되는 것인데, 이것은 전적으로 일치되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일치할 뿐이다. 그러므로 쉴라이마허에 의하면 연대기적인 것은 단지 부차적인 것일 뿐이다.

Hermann에 의하면 방법적인 것을 대신하여, 발생적인 것이 등장한다. 그리하여 그는 1) 소크라테스 혹은 근본적인 것 그리고 2)변증법적인 것 혹은 성립기 3) 표현하는 시기 혹은 구축적 시기라 하고 3분류로 나눈다.9)


D. 플라톤의 연대기적 연구의 성과와 철학적 사유의 흐름


 플라톤은 거의 반세기에 걸쳐 대화편을 저술하였다. 그런 까닭에 그의 저서는 모두다 같은 관점과 내용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간에 다양한 관점과 철학적 흥미를 지닌다. 필자는 그 예로써 『메논』-『파이돈』-『국가』로 이어지는 연대기적 흐름 가운데 나타나는 플라톤의 사상 형성 변화와 그 과정을 논하기로 한다. 『메논』을 필시 오르페우스의 영향을 받은 피타고라스 학파의 윤회설에 영향을 받은 것일게다. 즉 『메논』에 등장하는 “상기설”은 영혼의 불멸성과 선재성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영혼의 불멸성과 선재성은 『파이돈』에서 다시 논의된다. 『파이돈』에선 영혼의 불멸성과 선재성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메논』에서 다루어진 “상기설”을 등장시킨 것이다. 이러한 “상기설”은 분명 영혼과 육체라는 이원론구조를 암시하는 것일 게다. 이는 앞서 논한 바 우선은 오르페우스의 것이었고, 그 이후 피타고라스 학파에게까지 이어졌다가 플라톤에게 이렇게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분명히 『메논』은 41-45세 사이 저술되었을 것이고, 플라톤은 바로 직전인 40세 정도에 이딸이아를 여행하며 피타고라스 학파인 아르키메데스...등을 통하여 피타고라스 학파의 사상을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리고 이때 받아들인 것은 그대로 『메논』을 통하여 드러났고, 『파이돈』에 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러한 오르페우스적-피타고라스적 사유인 이원론과 그것의 영향인 상기설 또한 참된 인간을 영혼으로 보는 사상은 『국가』로 이어진다. 즉 영혼만이 이데아를 바라보는 것이며10), 영혼은 불사하는 것으로서 육체와 다른 것11)이라는 사상에서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분명 『메논』은 『파이돈』이나 『국가』에 비하여 연대기적으로 앞서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들은 『메논』의 깊이 있는 오르페우스적-피타고라스적 사유의 성과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메논』은 “과도기”의 특징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소크라테스 이전의 것을 받아들여 소화하며, 플라톤 자신의 시야를 넓히고 하기 때문이다. 또한 『국가』는 “성숙기”의 특징을 잘 드러내 준다. 이는 과도기에 이루어진 철학적 성과를 통하여 참다운 자신만의 철학을 성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국가』와 『파이돈』은 『메논』의 성과를 심도 있게 진행하여 독자적 사색의 길을 모색하고 자기 철학을 이룬 작품인 것이다.

 “상기설”뿐 아니라 플라톤 자신의 고유한 철학적 탐구 대상인 이데아(ιδεα) 역시 연대기적 흐름에 따라 변화한다.

 초기 작품 즉 소크라테스적 영향 아래의 작품들은 소크라테스적인 탐구의 대상인 윤리적 주제에 머무른다. 그러므로 이데아는 “의미”적인 것이었다. 아직 이데아가 존재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파이돈』에 오면서 이데아는 형상적 의미를 지니게 된다. 『유티프론』즉 초기에 다루어진 대화편에서 이데아는 본질이었지, 존재가 아니었다. 하지만 『파이돈』즉 성숙기의 저작에서 이데아는 형이상학적 존재인 우시아(ουσια)가 되었다. 이것은 곧 소크라테스 해설자 혹은 제자에서 자기의 길을 모색하는 플라톤의 일면을 알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노년기의 작품인 『파르메니데스』에서는 『파이돈』과『국가』의 이데아론을 단지 자기 비판한 것이 아니라 한층 더 체계화시키고 있으며, 『소피스테스』와 『정치가』에 이르러서는 이데아 사이의 결합관계마저 다루며, 자기의 이데아론을 발전시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원형으로서 이데아의 위치는 『티마이오스』에 이르러 보다 더 완숙해 진다.

 이리 볼 때 소크라테스의 영향아래에서 윤리적 탐구를 행하던 시절의 본질적 특성일 뿐인 이데아는 성숙기에 이르러서는 형이상학적 존재로서 나타나므로 아리스토텔레스가 『형이상학』13권 9장에서 말한바와 같이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와 다른 형태의 독자적 사상가가 되었고 이는 노년기에 이르러 존재론적 우주론적으로 보다 더 체계화되어 발전되어 가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플라톤의 철학은 완성된 체계를 가지지 않은 것으로서 완성되어가고 있는 체계를 지닌 “되어 가는 철학”이다. 그러므로 그의 철학에 있어 저서의 연대적 분류는 단지 연대적 분류를 넘어선 철학적 문제로 다가오는 것이다.



♧부록 대화편과 플라톤



 플라톤은 자신의 철학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대화편”을 생각했으며, 실제로 그에 따라 자신의 저술을 남겼다. 이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것이나 그 외 철학자들과는 구분되는 그만의 고유함이 드러나는 부분이라 할 만하다. 그는 현대와 중세의 철학자, 그리고 그 외의 철학자들, 예를 들어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이 철학을 특정 영역으로 세분화하지도 않았고, 그에 따른 세분화된 주제의 논문 역시 남기지 않았다. 이는 그의 대표작은 『국가』나 『티마이오스』를 보아도 알 것이다. 그는 무척이나 다양한 주제를 하나의 책 안에 담고 있다. 그는 왜 이런 형식의 문학 양식을 선택하였는가? 단지 철학을 대중에게 쉬이 소개하기 위해서인가?(아니면 대중에게 그저 철학적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서인가?) 이런 의미에서 그의 대화편이 가지는 형식의 살펴봄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이는 슐라이어마허(Schleiermacher)이후 항상 『파이드로스』를 살피며 시작되었다. 우선 『파이드로스』의 내용을 살피자. 이는 소크라테스가 하나의 신화를 소개하며 시작된다. 테베의 왕은 그의 도시에 달력과 연대기를 주관하며, 글을 쓰는 재료와 날짜를 세는 법을 만든 이집트의 신을 받아드린다. 이 신은 테우트(Theuth)이다. 그 신은 자신의 발명품인 문자가 인간을 더욱 지혜롭게 해줄 것이며, 기억을 보존하는 능력을 길러줄 것이라 왕에게 이야기한다. 그러나 왕은 오히려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대꾸한다. 그 이유는 사람들이 자신의 내면에 의존하지 않고 단지 외적 표지들에 그 확신을 담는다면, 인간의 영혼은 오히려 더욱 더 쉽게 망각될 것이기 때문이며, 그런고로 이 문자는 회상이 아니라 단지 기억 저장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주는 교육적 효과도 실재가 아니라 실재에 유사한 것일 뿐이라 한다.12)

 폴 리쾨르(Paul Ricoeur)는 이를 통하여 글쓰기를 향한 좋은 예로 소개한다. 즉 플라톤의 이와 같은 글쓰기에 대한 공격은 루소(Rousseau)의 그것과 흡사하다. 즉 언어가 단지 목소리에 의존 할 때 그것은 자기 자신(화자)과 타자(청자)에 대한 현존을 간직한다는 것이다. 문자로 쓰여진 것은 플라톤의 말에 따르면 실재가 아닌 실재에 유사한 것이며, 이는 그것을 읽는 이가 질문을 할 때 답할 수도 없으며, 잘못 해석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국가』에서 말한 “그림”과 같은 것으로 진정한 존재보다 덜 실재적인 것이다. 플라톤에게 이러한 문자는 진정한 철학적 도구가 아니었다.13) 그는 영혼 안에 살아있는 것은 배우는 자가 스스로 통찰과 사고로 깨달음에 이르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대화법”을 확신하였다. 대화만이 진정한 것이며, 문자화된 것은 단지 기억의 보조수단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대화편”은 그러한 단점을 최대한 보완하려는 것으로서, 대화를 모방한 것이다. 그의 대화편은 대화의 분위기를 그대로 나타내려 한다. 대화자들의 특성과 감정들이 드러나 있다. 그리고 소크라테스 외에도 그의 대화 상대자들은 자신을 변호하기도 하며, 실제로 이들은 역사적 실존 인물이다.-프로타고라스, 고르기아스, 파이돈...-진실로 이들 대화자들의 생애와 학문적 사상은 그의 대화편을 읽는 독자에게는 소중한 정보이다. 예를 들어 『메논』에 등장하는 메논은 고르기아스의 제자이며, 실존 인물인지 의심스러우나 『티마이오스』에 등장하는 티마이오스는 분명 피타고라스 학파의 일원이다. 이러한 정보는 저자(플라톤)의 사상은 텍스트(대화편)를 통하여 이해하려는 독자에게는 분명 귀중한 자료이다. 이러한 플라톤의 대화편이 가지는 특징은 분명 아리스토텔레스의 글을 통하여 우리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됨을 이해하기 보다 쉬이 플라톤의 인간됨을 독자로 하여금 깨닫게 하는 것은 사실일 게다. 이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글 보다 플라톤의 글이 보다 더 자유로운 서술의 형식을 지니는 가락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플라톤의 대화편은 단지 대중을 위한 책이 아닌 그의 철학이 가진 특성을 표현할 수 있는 훌륭한 수단으로써 선택된 것이다.


E. 플라톤의 저서에 대한 간단한 소개


1. 소크라테스 시기의 저서


『변명』과 『크리톤』- 『변명』은 굳이 철학을 하지 않아도, 너무나 많이 읽혀지는 소크라테스의 최후 자기 변론이 담긴 대화편이다. 물론 이 시기의 특징대로 플라톤 자신의 고유한 철학이 소개되어진다라고 하기보다는 소크라테스의 제자로서 그의 최후 진술을 담아내는 작품이다. 소크라테스에 대한 자료로 많이 사용되지만, 플라톤의 고유한 철학을 조망하기에는 부족한 초기 시대 작품이다. 『크리톤』은 마찬가지로 소크라테스의 죽음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있다. 잘못된 판결에도 국가의 법에 복종하는 소크라테스를 만날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할 것이다. 이미 도주 자금이 친구들에 의하여 준비되었지만, 악법도 법으로서 지키는 소크라테스의 일면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이온』- 플라톤의 시에 대한 사상( 대소 확대한다면 예술에 대한 사상)을 알 수 있는 대화편으로서 『국가』에 등장하는 예술관과 연결되어 읽을 수 있는 듯 하다. 이 대화편의 주제는 시(Dichtung)와 지식(Wissenschaft)에 관한 것이다. 여기에서 플라톤은 지식에 의지하지 않고, 즉 합리적인 것에 의지하지 않고 단지 비합리적인 영감에 의지하는 시인과 음유시인들을 비판한다. 아직도 확연히 플라톤이 가지는 진정한 그만의 철학을 보인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그의 예술관을 논함에 있어서 주의 할 만하다. 


『프로타고라스』- 덕의 교수가능성과 덕의 단일성을 다루고 있는 대화편이다. 이 대화편은 그 유명한 소피스트를 주인공으로 삼아서 진행된다. 여기에서 프로타고라스는 자신의 일이 한 개인과 한 나라를 덕스럽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이를 부정한다. 그는 여기에서 덕의 상대성을 주장하는 것에 반대해서 덕의 단일성을 문제삼는 것이다.


『라케스』- 용기에 관하여 문제 삼는다.


『카르미데스』- 절제에 대한 이론이 등장한다. 너 자신을 알라라는 명제가 등장하는 대화편이다.


『국가』1권 - 정의에 관하여 논한다. 『국가』의 부분으로 편집되어 읽혀지지만 다른 부분과는 달리 이 부분은 초기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국가』라는 대화편의 논의를 위해서 (마치 아리스토텔레스가 『형이상학』 1권에서 행하였듯이) 플라톤이 자신의 선배들의 사상을 검토해보았다는 것으로서 보는 이들이 이를 초기 작품이 아닌 다음으로 이어지는 부분으로 인정한다. 여기에서 정의(올바름)는 갚을 것을 갚는 것으로 등장하며, 강자의 이익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이를 해결하지 않고 마친다.


『유티프론』- 초기 저작인 이 작품 역시 플라톤으로서 플라톤을 만난다는 기대보다는 소크라테스의 제자로서 플라톤을 만나다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이 대화편의 주된 주제는 경건이다. 유티프론은 노예를 죽인 아버지를 고소하기 위해 가는 길에 소크라테스를 만난다. 그리고 이에 대하여 서로 논의한다. 즉 아버지를 고소하는 것이 경건스러운 일인가를 문제삼는 것이다. 여기에 대하여 유티프론은 죽인 것 자체가 좋지 않은 것이라며 자기의 이야기를 말한다. 여기에 대하여 소크라테스는 그의 그러한 태도, 즉 아버지를 살인죄로 고소하는 것은 유티프론이 경건과 불경에 대하여 알기에 그러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경건에 대한 그의 말을 기대하지만 유티프론은 바쁜 일과로 인하여 이에 대답하지 못하고 대화편은 끝난다. 이는 결론이 드러나는 그러한 대화편은 아니다.


『뤼시스』- 우정이 문제를 다루는 작품이다.


2.과도기의 저서


『고르기아스』- 수사학의 가치와 그 본성에 대한 탐구로서 시작하여 인생 혹은 삶의 원리인 도덕성에 필요한 것이 변론술이지 아니면 논리적인 능력인지 다룬다. 여기에서 모든 기술의 왕으로서 수사술을 이야기하는 것에 반하여 소크라테스는 이를 청중의 비위를 맞추는 기술이라며 평가절하 한다.


『메논』- 이 대화편이 가지는 의의는 영혼불멸에 대한 준비이다. 그는 여기에서 인간의 지식에 대한 상기설을 제기한다. 이는 후에 『파이돈』에 이르러 영혼의 불멸을 주장하는 중요한 초석이 되며, 아울러 그의 사상에 큰 위치를 차지한다.

『메논』이 가지는 플라톤 철학에서의 큰 위치는 덕의 교수가능성에 대한 가르침으로서 비록 영혼의 윤회로서 표현되었다하여도 매우 중요한 상기설의 최초 출전이다. 그전에 초기 서술인 『국가』에서 조금은 그 모습을 알 수 있었지만, 그 모습을 완전히 보이지 않았던 그의 상기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이제 그의 철학적 시기 중에서 과도기에 쓰여진 이 저작에서 논의 된 상기설을 풀어보자. 대화에 등장하는 소크라테스는 메논과의 대화에서 메논의 어린 하인인 소년에게 단지 물음의 이어나감으로서 기하학의 답을 이끌어낸다. 그는 기하학에 대한 어떠한 가르침도 없이 단지 소년의 의견을 통하여 답을 도출하여낸 것이다.

 이를 통하여 플라톤은 이러한 것이 “적어도 소년에게 이미 안에 있음(內在)14)”이라 설명한다. 그리고 그것은 혼(魂)이 현상계에 있기 전인 이데아계에서 모든 것은 배웠으며, 그것을 상기함으로서 인식하고, 탐구한다는 것이다.15) 플라톤의 이러한 상기설은 이후 교육사상에 큰 영향을 가진다. 그는 전혀 가르치지 않고, 단지 물어봄으로서 상기를16) 시켜서 교육함을 소년의 예로 논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기설은 단지 교육사상뿐 아니라 인식론에도 영향을 가지며, 또한 그의 다른 저서에서도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등장한다. 그의 상상에 완숙기에 이루어진 『파이돈』에서도 현재 우리의 앎을 우리가 지금 상기하고 있는 것으로 예전에 배운 것이라는 것이 필연적이라고 귀결하며17), 이는 출생하기 전에 가지는 것18)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 플라톤의 상기설이 등장하는 원전에 소개와 개요를 살펴보았다. 그의 이러한 이론은 교육, 인식론에 있어서 주요한 자리를 차지하며, 앞서 논한 것을 살피므로 살아있는 그의 상기설을 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에우티데모스』- 이 대화편에서 플라톤은 언어의 모호함을 사용하여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논쟁가들을 비난한다. 그러나 이 대화편에서 진정 다루는 것은 사물의 소요가 행복을 보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어떻게 잘 사용하는가가 행복을 보증한다는 내용을 전한다.


『소 히피아스』와 『대 히피아스』- 『소 히피아스』는 미(美)의 문제 즉 아름다움이 무엇인가를 다루고, 『대 히피아스』는 악한 행위는 자발적인가 아니면 비자발적인가의 문제를 다룬다.


『크라튈로스』- 플라톤의 언어철학이 등장하는 것으로서 이 대화편에서는 단어들이 본성적으로 의미를 갖는지, 아니면 관습에 의하여 의미를 가지게 되는지를 다루며, 언어의 정당성을 문제삼는다. 이를 통하여 플라톤은 언어는 사고의 수단이며, 이는 사회에서 통용되는 방식이 아니라, 사고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그의 순수한 능력에 따라서 평가되어야한다고 한다.


『메넥세노스』- 이 대화편에서 플라톤은 수사학을 풍자하며, 애국심을 방자하여 역사를 왜곡하는 이를 비웃는다.


3.원숙기의 저서


『향연』- 사랑과 아름다움을 문제 삼는 이 대화편은 참되게 바른 사랑은 영원한 것에 대한 사랑이며, 아름다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을 그 사람을 통해 자식을 보려는 열정에서 기인하는 것이라 한다. 그리고 가장 고귀한 정신적인 사랑은 철학을 통한 사랑이다. 이것을 통하여 모든 아름다움의 원인인 최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철학자는 진리를 사랑하여 최상의 진리를 관망한다고 한다.


『파이돈』- 소크라테스의 죽음이 있기 전 날을 배경으로 한 대화편이다. 그리고 그 주제는 이데아와 영원불멸에 대하여 논하는 것이다. 그는 여기에서 참된 철학은 영혼을 위한 것이라 하고, 감각적인 육체적인 것을 마다한다. 그러기에 그는 영혼을 위한 것을 중시하는 피타고라스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이러한 영혼의 윤회에 대한 증거를 그는 그가 『메논』에서 논한 상기설로 삼는다. 이는 상기설이란 영혼의 先在를 말하는 것이고, 이는 영혼의 윤회를 그리고 영혼의 영원성을 말하는 것이라는 논리에서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드디어 이데아는 하나의 존재성을 가지게 된다. 이데아는 단지 보편적인 것이나 윤리적인 모범이 아니라, 존재하는 하나의 보편자인 것이다. 이제 『메논』에서 시작한 그의 철학적인 작업이 어느 정도 결실을 가지는 것이다. 그는 피타고라스학파의 영향을 받고서 돌아와 『메논』을 적는다. 그리고 이러한 『메논』의 철학적인 성과를 힘입어서 『파이돈』에 이르러 피타고라스적인 입장에서 영혼의 윤회와 불멸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데아는 이러한 영혼을 위한 철학의 목적으로 등장한다. 즉 육체적인 것이 아니라 영혼에 의한 철학에서 강조되는 영원한 대상으로서 실재하는 이데아가 등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파이돈』의 이러한 철학적인 결과물은 바로 같은 시기의 작품은 『국가』로 이어진다. 이렇게 파이돈은 그의 철학에서 매우 중요한 작품이다.   


『국가』- 10권으로 이루어진 이 대화편은 그의 가장 중요한 대화편이라 할 만한 것이다. 니체의 사상에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정오의 철학이라면 그에게 정오의 철학은 바로 이것이다. 그는 『메논』 그리고 『파이돈』을 이어오면서 만들어온 자신의 철학을 이제 본격적으로 개진한다. 영혼의 불멸과 상기설 그리고 이데아론은 이제 본격적으로 그의 철학에 자리잡힌다. 그는 이곳에서 그의 교육철학을 개진한다.(→본 글의 교육철학부분을 참고하라.) 그리고 참된 철학자에 대한 이야기와 선이데아에 대하여 설명한다. 그는 이데아를 관망하는 것을 철학이라하고 이러한 것을 따르는 철학자가 나라를 다스려야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시론(詩論) 혹은 예술(藝術)론을 개진한다. 이를 통하여 시를 청년을 타락시키는 것으로 매도한다. 그는 예를 들어 침대의 이데아는 참된 것이고 이를 모방하여 침대를 만들면 이미 원형에서 멀어진 것인데 이를 다시 그리는 화가는 참된 존재인 이데아에서 완전히 멀어진 것이며 이를 추종하는 예술을 비난하는 것이다.(597d이하)

 또한 여기에는 국가의 네 가지 덕과 영혼의 네 가지 덕을 서술하고 있어 국가의 정의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를 다루고 있다.


<%본서의 플라톤의 철인정치부분에 국가를 요약하였다. 참고하라%>


『파이드로스』- 사랑의 본질과 철학적 수사학의 가능성을 다루는 이 대화편은 산책 중에 파이드로스를 만남으로서 시작되는 대화편이다. 이때 소크라테스는 파이드로스에게 있던 명문가인 리시아스의 사랑에 대한 글을 발견한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은 그 글을 읽기 좋은 곳이 찾아 플라타너스 나무 아래로 간다. 그리고 여기에서 대화편 『파이드로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리시아스의 글에 나온 소년애를 통하여 에로스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논하고 이어서 그 성능 혹은 기능(δυναμις)를 논한다. 그후 이것이 해로운 것인지 좋은 것인지를 논한다. 또한 그는 이를 인간이 생득적으로 가진 욕망으로 육체에 관한 것임을 이야기한다. 이러한 논변에 파이드로스는 반하고 말지만 소크라테스는 이를 어떤 영감이 다가온 것이라면 무지자인 자신의 이미지를 지켜가며, 대화편은 진행된다. 이 대화편에는 크게 몇 가지 중요한 것이 있는데 이를 집고 놓아가기로 한다. 우선 이 대화편에서 영혼의 삼분법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그의 그 유명한 마부의 비유가 등장하는 것이다. 이성은 마부이고, 욕망은 악한 말이며, 용기는 선한 말이라는 것이다.19) 이렇게 그는 이 시기의 다른 저작인 『국가』에서 논한 자신의 이론은 다시 한번 강조한다. 또한 이 대화편에서는 그의 변증법 즉 디알렉케를 볼 수 있다. 이 글에서 우리는 후기 저작에서 강조되는 직관과 모음 그리고 나눔을 볼 수 있는 것이다.20)(『정치가』와 『소피스테스』를 참조하라.) 플라톤은 “모음”을 여기 저기 있는 것을 총괄하여 보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이는 바로 총괄적인 직관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작업이 마치면 “나눔”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대화편에서는 이렇게 나누어진 결과에 대하여 “결합”의 절차가 나타난다. (자세한 것은 후에 플라톤의 변증론을 따로이 다루면서 다루기로 한다.) 이어서 이 대화편이 중요한 이유는 글에 대한 그의 이론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그는 문자화된 말인 글을 비판한다.21) 그는 글을 풍경화 혹은 인물화와 같은 것이라 한다. 우선 모사가 되면 이는 주인을 떠나는 것이다. 그러기에 글은 온전히 한 사람의 사상을 담아내지 못한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에게 글은 진리를 담아내는 것이 아니며, 대화라는 스승의 방식이 중요했다. 그러기에 그가 대화편이라는 방식을 채택한 것은 그 나마 이가 더 대화에 가까운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4.후기 저서


『테아이테토스』- 참된 지식에 대한 이론이 등장하는 대화편이다. 여기에서 소크라테스와 대화를 나누는 이는 수학도인 테아이테토스이다. 소크라테스는 그에게 참된 지식의 대상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여기에 대하여 수학도답게 테아이테토스는 수학적인 것이나 기하학적인 것이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이는 참된 지식이 어떤 것이 있는가의 대답이지 그것이 무엇인가라는 소크라테스의 질문에 적당한 대답은 아니라고 한다. 그리하여 그는 참된 지식에 대하여 문제삼는다. 우선 감각적인 것 바른 것이지 못하다고 한다. 여기에서 그는 헤라크레이토스가 말하듯이 만물이 유전하는 것을 지각하는 감각은 바른 것이 아니라고 한다. 왜냐하면 이는 참으로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플라톤에게 무엇보다 변화하는 것은 참된 존재가 아니다. 그는 참된 지식을 보편적이고 영원한 히 존재하는 것이라고 한다.


『파르메니데스』- 플라톤의 성숙한 사상을 만날 수 있는 후기 대화편이다. 여기에서 그는 자신을 향한 이데이론에 대한 많은 비난에 대하여 답을 하기 시작한다. 즉 스스로 자기의 철학적 내용을 새로이 비판적으로 숙고하는 것이다.

 우선 제 1 비판(130a-e)에서 그는 가치등급에서든 아니면 수에서든 종적으로 단일한 이데아들이 제한될 것이 아니라 무수히 많아야함을 말한다. 즉 파르메니데스는 이데아의 존재는 인정하지만 이들을 종(種)적으로 그 수를 제한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제 2 비판(131b)에서는 전체-부분의 논리를 다룬다. 즉 그는 여기에서 참여이론의 난제를 비판적으로 고찰하고자 하는 것이다.

 마지막 제 3 비판(132a이하)은 그 유명한 “제 3자의 논중”이다. 이를 한번 보자면,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의 노예라고 할 때 이는 지금 여기 있는 이의 노예이지 주인의 이데아의 노예는 아니라는 식이다. 즉 여기에서 그는 이데아와 현실계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있는 것이다.(→이데아론에 대한 본 글의 내용을 살피시오!)

 이 대화편을 통하여 우리는 플라톤 후기사상으로서 한층 앞선 이데아론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소피스테스』- 플라톤의 후기 저서인 이 『소피스테스』는 소피스트를 정의하고 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진다. 등장인물로는 테오도로스와 소크라테스 그리고 테아이테토스와 가상의 인물인 엘레아에서 온 손님으로 이루어진다. 이 대화편에서 중요한 것은 모음과 나눔 및 결합이라는 후기 플라톤의 변증법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는 철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것으로 이해되어진다. 그가 정의하는 것을 살펴보자. 소피스테스는 기술을 가진 이이며, 기술을 가진 이는 나눔의 방식에 의하여 제작술가 획득술로 나누어진다. 그리고 획득술은 다시 교환술과 장악술로 나누어지고, 장악술은 경합하여 장악하는 것과 사냥하여 장악하는 것으로 나누어진다. 이렇게 그는 계속 논리를 펼치는 것으로 소피스테스를 정의하는 것이다.22) 


『정치가』- 플라톤의 후기 대화편인『정치가』는 “나눔과 모음 그리고 결합의 변증론”이 나타나는 것으로 그의 다른 후기 저작인 『소피스테스』와 함께 매우 유명한 대화편이다. 등장인물은 소크라테스보다 10살 어린 프로타고라스의 제자이며, 플라톤과 테아이테토스의 스승인 테오도로스(θεοδωρος) 그리고 테오도로스가 소개하는 엘레아에서 온 손님, 소크라테스와 이름이 같은 젊은 소크라테스, 마지막으로 소크라테스이다. 엘레아에서 온 손님이 『소피스테스』에 이어서 “정치가”의 본성을 다룰 것을 제안하며 대화편이 시작한다. 본 대화편의 주제는 정치가 혹은 왕도적인 치자이다. 하지만 변증술을 통하여 “정치가”를 논의하는 그 방법이 더욱 더 유명하다. 본 대화편은 나눔으로 정치가의 정치술를 정의하며, 그 방법은 정치술은 지식이며, 지식은 다시 둘로 나누어지는데 이론적인 지식과 실천적인 지식이다23)라는 식으로 이를 나누어가며 정의하는 것이다.

  

『티마이오스』- 플라톤의 후기 저서로서 그의 완숙한 사상과 자연철학을 만날 수 있는 대화편이다. 이 대화편의 등장인물은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어머니의 사촌인 크리티아스 4세인지 아니면 그의 조부인 크리티아스 3세인지 명확하지 않은 크리티아사와 사라쿠사이의 정치가 헤르모크라테스 그리고 피타고라스 학파의 인원임이 분명한 티마이오스이다. 이 대화편은 『국가』에 대하여 이야기를 들은 이들이 소크라테스에게 그 사례로 이야기를 하면서 시작된다. 그 시작이 피타고라스 학파의 일원이며, 우주론에 뛰어난 티마이오스인 것이다. 그는 우주론에 대하여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즉 이로써 플라톤은 피타고스학파인 티마이오스의 입을 통하여 우주에 대하여 그도 인정하였듯이 단지 그럼 직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대화편은 크게 4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이는 다음과 같다.


ㄱ. 이야기의 시작과 『국가』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들이 나오는 부분 17a-29b

ㄴ. 이성의 작업과 데미우르구스에 의한 세계의 만들어짐 29c-47e

ㄷ. 필연성의 법칙(the role of necessity) 48a-68e

ㄹ. 이성과 필연의 조정 69a-92c  


 플라톤에 따르면 이성이 필연을 설득시킴으로서 우주가 있는 것이다. 즉 방황하는 원인으로서 이성에 의하여 설득되기 전인 필연이 이성에 설득됨으로서 우주가 있는 것이란 말이다. 그러기에 플라톤은 우선 이성의 화신이며, 선의 원리의 인격화인 데미우르구스라는 이성을 가져와서 이로서 세계가 만들어짐을 설명한다. 이에 따라 데미우루구스는 영혼을 만든 이이다. 이성이 들어가기 위해서는 영혼이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이데아를 본으로 우주를 만든 이이다.(27d-28a) 그리고 자실의 이러한 이야기를 온전한 진리가 아니라, 그럼 직한 이야기(εικως μυθος)라고 그 자신이 기술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이 둘째 부분이다. 셋째는 부분은 필연의 법칙에 의 한 것으로서 수용자인 공간과 요소삼각형 그리고 혼돈...등을 이야기한다. 플라톤의 선배들은 한 처음에 4원소를 이야기하거나(32c-33a) 그 중에 하나를 이야기하거나 한다. 하지만 플라톤은 이러한 것이 잘못임을 지적하며, 이러한 4원소보다 더 근원적인 것을 문제삼는다. 이것이 요소삼각형이다. 그리고 모든 것이 수용되는 것으로서 생성과 소멸의 수용자로서 공간을 이야기한다.(52a) 이러한 것은 매우 기하학적인 것이다. 이리 본다면 그가 왜 피타고라스학파인 티마이오스를 주인공으로 삼았는지는 쉬이 이해될 것이다. 한 처음에는 이성에 의하여 설득되지 못한 것들이 혼돈에 빠져있었다. 즉 요소삼각형으로 이루어진 4원소와 공간이 혼돈을 이루고 있은 것이다. 또한 이 부분에서는 시간에 대하여 다룬다. 그는 시간을 영원의 모상이라고 정의한다.(37c) 이러한 것을 논한 것이 셋째이다. 이어서 넷째는 이성에 의한 필연의 설득됨이 다루어진다. 이를 플라톤은 이리 말한다. 즉 무질서한 상태인 혼돈을 데미우르구스 혹은 이성이 균형을 잡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좋은 예로 인체를 논한다. 그는 당시의 의학적인 성과를 가지고 수학을 적용하여 필연이 이성에 설득 당함을 논하고자한 것이다. 즉 신체의 모든 건강과 질병...등을 비례와 같은 것으로 설명함으로 필연이 이성에 설득 당하여 균형을 가지게 됨을 논하는 것이다. 이것이 마지막 부분의 내용이다. 플라톤의 이와 같은 자연철학은 현대의 많은 이론물리학자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크리티아스』- 『티마이오스』편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대화편으로서 제국주의적 해양국가인 아틀란티스와 농업국가에 대하여 다루어지고 있다.


『서간』과 『법률』- 『서간』은 7번과 같은 것은 플라톤의 것으로 인정하지만 다른 것은 의심스러운 면이 많다. 특히 7번은 그의 생애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기도 하다. 『법률』에서는 『국가』의 이상주의 국가관을 수정하고 있다. 그는 여기에서 윤리와 나라를 지혜롭게 하는 교육 그리고 법에 대한 완숙한 사상을 드러내며, 아울러 바른 배분에 대하여 다루어진다. 『국가』의 것이 이상향이라면 여기에서는 현실적인 모형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3. 소크라테스의 죽음과 플라톤의 사상


 소크라테스의 죽음 이전에 플라톤의 저서가 존재하거나 혹은 쓰여졌다고 하는 설과, 오직 소크라테스의 죽음 이후에 비로소 플라톤의 서술이 시작했다는 이 두 가지 설은 많은 학자에 의하여 논의되고 다루어져왔다.

 Grote는 플라톤이 소크라테스의 죽음 이후에, 그 비극을 통해 정치적 회의를 느끼고 철학으로 돌아섰을 것이라 주장한다. 소크라테스의 죽음 이전 플라톤은 그저 소크라테스를 따르는 일련의 무리 중 하나에 지나지 않았고, 비극이 후에 드디어 철학으로 돌아섰을 것이라 주장이다. Adam도 이러한 학설에 동참하여 소크라테스의 죽음 이전에는 어떠한 대화편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 한다. 반면, Wilamowitz와 Ritter는 죽음 이전에 플라톤의 대화편이 존재하였다고 한다. 또한 A.E.Taylor는 죽음 이전에 플라톤의 저술활동이 시작했다고 할 수 없다. Freld역시 죽음 이후에 시작되었으며, 죽음, 즉 스승의 죽음으로 인한 영향으로 저술을 시작했고, 철학에 진정 관심을 돌렸다고 한다.

 J.L.Fisher는 플라톤이 소크라테스를 처음 만난 18세부터 이미 저술이 시작되었을 것이라 하며, 반대로 Tigerstedt는 이를 부정한다.

 대체로 소크라테스의 죽은 이후에 저술이 시작되었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7번째 편지」를 그 증거로 사용한다.24) 필자 역시 그 편지의 내용을 살피고자 한다.


“내가 옛날 젊었을 때, 나 역시 많은 이들과 같은 심정으로 있었소. 내가 스스로 나의 문제를 결정 할 때에, 그 즉시로 난 국가의 일에 참여할 참이었소. 그뿐 아니라 실제로 다음과 같이 몇 번의 우연이 국가의 사태와 관계되었소. 왜냐하면 많은 이로부터 비난을 받던 당시의 정치체제에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이오. 이 일을 이끄는 이들로 51면이 나섰는데...이들 중 30명이 온 나라를 통치하는 절대권을 행사하는 자들로 나섰소. 바로 이들 중 몇몇은 나의 친척이거나 친지였으며...”25)


편지의 내용으로 미루어 플라톤은 분명 정치에 관심이 있었고, 실제로 기회도 주어진 그런 인물이다. 그러면 무엇이 그의 관심을 돌려놓았는가. 편지를 더 내려가 보자.


“불행히도 우리의 벗 소크라테스를 몇 명의 권력자들이 무엇보다도 소크라테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그런 최악의 죄목을 덮어씌워서는 법정에 끌고 갔소. 그리고 그들은 소크라테스를 불경죄로 고발하고는 유죄를 선언하고 처형하였고...26) 처음에는 본시 정회를 하고자 하였으나, 이런 일을 보고 또 모두가 다같이 그러한 것으로 되어감을 보고는 회의를 느끼기에 이르렀소.”27)


 그는 권력자의 측근이었다. 실제로 당시 권력자인 크리티아스는 자신의 어머니의 사촌이었다. 그런 그가 무엇으로 인하여 철학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으며, 대화편의 저술에 박차를 가했는가?

 앞서 살펴본 「7번째 편지」에 의한다면, 그것은 분명 소크라테스의 죽음에 기인하는 것이다. 즉 그의 철학 함은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근거로 하여 기초되는 것이라 하겠다.

 그는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보고, 정치 권력자의 부정에 실망하게 되었고, 철학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으며 이는 후에 『국가』에서 논하는 “철학 하는 이가 다스리는 나라”28)의 정신적 토대가 된다. 왜냐하면 소크라테스의 죽음과 같은 부정은 철학자 곧 지혜를 사랑하는 이가 다스리게되면 사라지리라 보았기 때문이다.

 또 다시 「7번째 편지」를 살펴보자.


“진실로 지혜를 사랑하는 이들의 모임이 정치를 하거나 혹은 지금의 국가에 있어서 다스리는 이들의 모임이 어떤 이유로 진정 철학을 하기 전에, 모두는 기필코 악과 불행의 끝을 보지 못하리라 단언했소”29)


 이로써 소크라테스의 죽음은 플라톤의 철학에 기초 토대가 되었고 특히 철인 정치의 정신적 요인이 되었음을 알았다. 그의 죽음뿐 아니라 그의 철학 함인 윤리적인 것에 대한 관심 역시 초기작품에 플라톤적 표현으로 색채 된 뒤 그대로 머무름을 볼 수 있다. 그러면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소크라테스 죽음 이전에 플라톤의 대화편이 있었는가. 필자의 결론은 부정적이다. 비록 죽음 이전에 있었다 하여도 그것은 이후의 것에 비하여 그리 철학적 가치를 가지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7번째 편지」에서와 같이, 분명 플라톤의 초기 관심은 순수한 철학에 머무르지는 않은 것이었다. 그리고 이는 스승의 죽음에 의하여 바뀌어지고 비로소 철학자의 길을 나아가기 때문이다.


4. 플라톤의 철학사상


4.1 이데아론(ιδεα論) 혹은 존재론 - 연대기적 추적에 따른 개괄적 요약


 그에게 참된 지식의 대상은 감각이 아니라, 지성의 대상으로서 영원하며 불변한 ιδεα(이데아)이다. 이는 그의 철학을 특징 지우며, 그의 생애동안 꾸준히 논의된 문제이다. 이데아(ιδεα)나 에이도스(ειδος)는 “본다”라는 ιδειν 과 ειδω에서 파생된 것으로 본시 일상적인 언어로서 사용되다가 플라톤에 의하여 철학사적으로 특별한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이는 우선 “종류 혹은 부류”라는 말마디로서 “어떤 종류나 부류의 사물들이 보이는 하나의 모양새”라는 의미였다. 그러나 이 말이 특수한 의미를 지니게 된 것은 소크라테스적 물음에 대한 전제조건으로서 이다. 소크라테스는 윤리적 그리고 미적 문제에 대하여 물음을 던졌다. 이러한 질문은 정의(正義)란 무엇인가, 그리고 경건(敬虔)이란 무엇인가...등이다. 그리고 소크라테스는 이러한 물음에 대답이 주어질 수 있음을 전제한다. 바로 이 전제를 통해 플라톤은 이데아에 이르게 된다. 대화편 『라케스』에서 다루어지는 주제는 “용기(勇氣)”이다. 이때 용기는 개별적인 것이 아니라 “모든 것에게 동일한 것이 무엇인지”의 대상으로서의 용기이다. 즉 모든 용기 있는 행동을 용기 있는 이라 하게 하는 그것이다. 이는 모든 행동 가운데 하나이며,. 동일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용기의 이데아이다. 이를 위해 플라톤은 “빠름”을 설명한다. 달리기, 소리, 배움...이러한 것에 빠름이라는 것이 서술된다. 이러한 것처럼 보편적으로 서술되어지는 용기를 구하는 것이다. 또 다른 초기 대화편인 『유티프론』에선 “경건”이 다루어진다.

 여기에서도 의문의 대상은 개별적인 경건한 행동이 아니라“모든 경건한 일을 경건한 일이 되게 하는 에이도스(ειδος)가 무엇인가”30)이다.

 이 두 작품은 비교적 초기 작품으로 소크라테스의 영향에 의하여 윤리적 관심이 드러나며, 윤리적 덕들 예를 들어 정의, 용기, 경건 등의 본질 즉 무엇임을 다룬다. 하지만 본질을 다룬다고 해서 실재성 곧 있음(존재)의 문제와 전혀 무관하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있음의 문제보다 무엇임에 대한 것에 더 초점이 맞추어졌다는 말이다.

이와 같이 초기작품들은 시기가 초기이면 초기일수록 본질에 초점을 두지만, 중기에 이르러서 존재(存在)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내세운다. 그 대표적 예가 『파이돈』이다. 『파이돈』에 이르러 그는 진정 소크라테스와 구분되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소크라테스는 보편자 곧 이데아를 시공을 초월하는 것으로 보지 않았으나 플라톤은 이데아를 본질이며 존재라 한 것이다. 그러므로 플라톤의 이데아는 영원하고 불변하는 참 존재의 위상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분명 이것은 초기 대화편과 구분되는 것임에 틀림이 없다. 『유티프론』이나 『라케스』에서 이데아는 본질적 성향 즉 무엇임을 나타내는 것이 두드러짐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파이돈』에 따르면 “참으로 존재하는 것”은 분명 이데아이다.31) 이는 실재하는 보편자임에 틀림없다. 까닭은 개별 아름다움은 아름다움의 이데아, 즉 아름다움 자체에 한 몫 함으로써 아름다운 것이 되며,32) 이는 분명 “참으로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로써 이데아는 본질이며 실재성(존재)을 지닌 것으로 참 존재로 등장하는 것이다.

 『향연』에 의하면 그러한 이데아는 영원하며 자기 동일적이고 변화하지 않으며, 생산되거나 부패되지 않는 것이다.33) 이제 초기 대화편과 달리 플라톤의 고유함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러한 이데아는 그의 대표작 『국가』에 따르면 아름다움 자체와 그것에 한 몫 하는 것이 이루어진다. 이 둘은 분명 다른 것이며, 전자는 있는 것이며 후자는 아니 있는 것(μηον)이다.34) 그리고 의자와 책상의 예를 들자면 장인이 만드는 것은 진실로 있는 의자와 책상이 아니라, 그것의 이데아를 모방(μιμησις)한 것으로서 참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한다.35) 즉, 장인이 만든 것은 모방자에 자나지 않는 것이다. 이처럼 플라톤은 이데아만이 참된 존재이며 현상계는 그것에 한몫함(μεθεξις) 과 모방(μιμησις)함에 지나지 않으며, 이는 참된 존재가 아니라 한다.

 이러한 이데아론은 후기저서인 『파르메니데스』에서 다시 다루어진다. 하지만 여기에서의 이데아론은 자기에게 던져진 약점을 다룬다. 예를 들어 개별적 인간과 인간의 이데아라는 이 개념이 한 몫하는 제 3의 인간(τριτος ανθρωπος)에 대하여 다루어진다. 하지만 이데아와 개물과의 관계가 개물과 개물과의 관계와 다르다는 답을 내어놓는다.36)

 즉 개별적인 한 인간과 한 인간을 인간이라 부르게 하는 인간의 이데아가 있다는 식의 관계가 개별적인 인간과 인간의 이데아를 인간이라 불리게 하는 어떤 것이 있다는 식의 관계와 같지 않다는 것이다. 즉 한 몫 함이란 공간적 대상과 추상적 대상의 관계이지, 공간적 대상사이의 관계와는 다르다는 말이다.

 이처럼 플라톤의 이데아론은 그의 삶 동안 꾸준히 탐구되었고, 결코 폐기되지 못했다. 오히려 초기에서 중기로 가며 그 모습을 달리했고, 후기에는 더욱 더 다양하게 다루어진 것이 확실한 것이다.


4.1.1 참 존재로서 이데아와 한 몫 함(분유와 모방)


 플라톤의 철학에서 감각계의 것은 진정한 의미의 참존재가 아니다. 그것은 단지 참존재인 이데아에 한 몫 함으로 그리고 그 이데아에 모방으로서 존재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기에 그는 이데아만이 온전한 것이고 현상계는 그러한 것이 아니다. 이는 이데아계의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플라톤은 변화를 마다하고 영원하고 불변의 것을 찾으려고 하였다. 그러한 노력은 그리스의 많은 자연철학자들에게서 볼 수 있는 것이다. 플라톤도 이러한 전통에서 영원한 것 그리고 불변한 것을 찾으려 한다. 그리고 변화하고 운동하는 것은 올바른 지식의 대상이 아니며, 단지 억견의 대상이라고 한다. 그에게 올바른 대상은 이성(νους)에 의하여 이성적인 것(νοητα)인 이데아일 뿐이지, 감각에 의하여 감각적인 것을 그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즉 이데아(ιδεα)란 나의 이성(νους)이 지적인 직관(νοησις)으로서 보아서(ιδεω, ειδω) 인식하며(νοεω) 본 것이다. 이러한 것은 현상계에 내려오기 전에 이미 본(ιδειν)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본 것을 상기하는 것이 현상계에서의 인식인 것이다. 그에게 모든 현상계의 것은 단지 비 존재이며, 오직 참 존재인 이데아에 의하여 존재하는 것이며, 이러한 매개체가 이데아를 모방한다는 이론이며, 이데아에 한 몫 한다는 이론이다. 그러기에 현상계는 완전한 자기의 영원성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단지 모상이나 그림자에 머무는 것이다. 


4.2 변증술에 대하여


  플라톤에게 철학 한다는 것은 변증술을 통하여 참다운 앎 즉 이데아를 구하는 것이라 하겠다. 즉 변증술은 이데아를 그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증술은 그의 철학에 있어서 방법적 요인으로 중요한 것이며, 그것은 그의 대화편 속에 대화형식으로 담겨져 있다. 그러므로 그의 대화형식을 탐구함으로써 그의 변증술을 탐구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중요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초기에서 후기에 이르는 작품의 변증법적 내용을 연대기적으로 따라가며 탐구하려하며 주로 『파이돈』의 가정(Hypothese)에 의한 것과 『파이드로스』에서 시작하여 『소피스테스』,『정치가』로 이어진 나눔과 분리 그리고 결합에 의한 것을 주된 것으로 다루고자한다.


@ 초기 대화편에서의 논쟁(elenches)


 분명 플라톤의 초기대화편의 주제는 소크라테스의 영향에 의하여 윤리적 주제가 주를 이룸이 사실이다. 예를 들어 『에우티프론』의 “경건이란 무엇인가?”와 『라케스』의 “용기란 무엇인가?”들이 그러한 것이라 하겠다. 하지만 초기 대화편의 이들 논의는 종국에 아포리아에 빠지고 만다. 이는 소크라테스의 명제인 “무지의 지”와 관계를 갖는 것으로 보인다. 소크라테스는 이러한 대화로 인하여 아포리아에 빠짐으로 영혼이 정화된다고 보았다. 까닭은 자만에 가득한 영혼이 아포리아로 인하여 보다 관대해질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이 대화법에서 소크라테스는 대화 상대자의 속격을 하나씩 무의미하게 만들고 종국에는 무지함을 인정케 하는 것이다. 이리 볼 때 논쟁(elenches)은 아포리아 즉 무지를 경험함으로 영혼을 정화하는 것이다. 이는 언제나 대화상대자를 “모름, 무지”의 부정적 결과에 도달케 하지만, 한편 더 이상 반박될 수 없는 것이 있음을 암시하는 긍정적인 면도 지닌다.


@『파이돈』에서의 가정(Hypothesrs ϋποθεσισ)추론


초기대화편에 그저 암시되어 있던 긍정적 측면이 분명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파이돈』에서 플라톤은 두 가지 논증을 제시하는데 그중 하나는 가장 근거가 강하다고 여겨지는 명제에서 출발한다.


 『파이돈』본문을 살피자.


 “난 이 방법을 선택했다네, 내가 가장 명확하고 건전하다고 여겨지는 이론을 가정해 놓고, 원인에 대해서나 그 밖의 어떤 것에 관해서나 이 이론에 일치하는 듯 싶은 것은 참이라 하고, 일치하지 않는 것을 참된 것이 아니라 정하기로 했네.37)

 즉 초기에 단지 암시되어 있던 것을 플라톤은 먼저 가정하고 그 가정된 명제에서 연역되는 것을 참이라 하고 아닌 것을 참이지 않은 것으로 하는 것이다.

 둘째 논증은 다시 가장 근거가 강하고 명확한 명제로부터 시작한다. 그러나 첫째와 달리 이 명제를 어떻게 비판적으로 검증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증명할 수 있는지를 논한다. 본문을 살피자.

 “혹시 누군가가 그것을 반박하거든, 자네는 그냥 내버려두거나 그렇지 않으면 거기서 귀결되는 여러 가지 것이 서로 일치되는지 혹 모순되지 않는지를 살핀 후 답하면 되네.38)


 즉 참으로 판명된 명제가 그로부터 추론된 명제와 서로 모순인지 아니면 일치하는지를 살핌으로 검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플라톤에게 가장 확실하며 명확한 명제는 “이데아는 있다”일 것이다. 이를 내세우고는 여기에서 연역되는 것은 참이며, 이 명제에서 연역되지 않는 것(즉 이데아는 없다)은 참된 것이 아니다. 그리고 “이데아는 있다”라는 명제와 여기에서 연역된 것이 서로 모순되지 않는지를 살피며 검증하여 보는 것이다.


@ 나눔과 분리 그리고 결합에 의한 논증-『파이드로스』,『소피스테스』,『정치가』


 가정의 방법에 이은 다른 하나는 나눔과 분리 그리고 결합에 의한 변증술이다. 이는 우선 『파이드로스』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내며, 후기 저서인 『필레보스』,『소피스테스』,『정치가』에서 다루어지며, 무엇보다 『소피스테스』와 『정치가』에서 활발히 다루어진다. 『파이드로스』에 의하면 “하나와 여럿을 볼 수 있는 자질을 가진 자”를 가리켜 변증술에 능한 이39)라 하며, 이는 모음과 나눔으로 가능하다. 나눔은 유적 형상들을 종차들로 나누고, 그렇게 해서 유와 종차들에 의해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하나의 형상을 정의하고자 k는 것이다. 이러한 나눔은 주로 이분법으로 나누어진다. 모음은 형상을 정의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나눔은 주로 이분법으로 나누어진다. 모음은 여러 곳에 분산되어있는 것을 하나의 이데아로 모아서봄이다.40) 나눔의 목적은 유와 종차에 의한 종의 정의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모음의 절차가 앞서야 한다. 모음은 나눔의 예비단계이다. 『소피스테스』와 『정치가』에 따르면 직관에 의하여 모음이 이루어지며, 이는 구체적으로 모아서 보는 것을 생략한 것으로서 유적 형상을 바로 직관함이다. 이렇게 하여 여러 곳에 있는 것은 유적 형상(하나의 이데아)으로 모아진다. 그런 연후에 나눔의 과정이 이루어진다. 이 나눔은 자연스러운 제 마디대로 나누어야 한다.41) 『정치가』에 따르면 안전한 나눔은 “한가운데로 (δια μεσων) 나누어 가는 것”이라 한다.42) 그리고 나누어진 두 가지 중 오른 쪽을 선택하고 왼쪽 것을 다루지는 않는다43) 정치가의 낚시꾼을 정의하는 예를 그림으로 살피자.


그림1 - 정의 그림참조


 이처럼 나눔은 그 목적이 유와 종차에 의한 형상의 정의이다. 이제 결합이 이루어져야 한다. 결합은 『파이드로스』에서는 찾아지지 않으며, 『소피스테스』와 『정치가』에서 찾아진다. 『소피스테스』를 예로 살피자면 나눌 때마다 드러나는 소피스테스의 다양한 면모를 엮어서 묶어보는 것이다. 즉 참된 지식을 가진 자가 아니며 흉내내는 것, 상대방을 자가당착에 모는 것, 지식 없이 의견만으로 고집부리는 것, 유사한 영상으로 속이는 것, 배움과 관련된 상거래...이런 것들이 소피스테스의 기술이라는 것이다. 이것들이 하나로 결합되는 것, 이것이 소피스테스의 기술이란 말이다. 즉 결합은 하나의 이데아가 가진 다양성으로 가능한 것이다. 이데아는 “언제나 한결같이 있는 불변의 것”이라 하는 것은 변화하는 사물과 관련지어 드러내기 위한 표현이며, 이데아도 그들끼리 결합관계(κοινωνια)를 맺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소피스테스의 기술도 그것을 나눌 때마다 드러나는 다양한 면모를 결합시켜 정의하는 것이다. 이처럼 후기 대화편인 『소피스테스』와 『정치가』는 『파이드로스』보다 한층 더 깊이 있게 변증술을 발전시킨 것이다.


4.3 플라톤의 영혼이론 - 인식론과 영혼론


플라톤의 영혼과 이성44)


 플라톤은 자기 앞에서 선배철학자들의 작업을 보고 버릴 것은 버리고 받아드릴 것은 받아드린다. 우선 그에게 영혼이나 이성은 물질적인 것일 수 없다. 그것은 분명 비물질적인 것이다. 플라톤은 이러한 영혼을 그의 대화편 『파이돈』에서 서술하고 있다. 즉 영혼은 영혼이며 가멸적인 것이 아니라 불멸한 것이다. 이러한 영혼에 대한 논의에 있어서 필자는 그의 대화편 『메논』과 『파이돈』그리고 『국가』와 『티마이오스』...등을 개괄적으로 살피고자한다.

 우선 그는 『메논』에서 “상기”라는 것을 영혼에 대한 자기의 철학에 가져온다. 그것은 영혼의 불멸을 설명하는 하나의 근거가 되어주는 것이다. 그 내용을 살피자. 대화에 등장하는 소크라테스는 메논과의 대화에서 메논의 어린 하인인 소년에게 단지 물음의 이어나감으로서 기하학의 답을 이끌어낸다. 그는 기하학에 대한 어떠한 가르침도 없이 단지 소년의 의견을 통하여 답을 도출하여낸 것이다.

 이를 통하여 플라톤은 이러한 것이 “적어도 소년에게 이미 안에 있음(內在)45)”이라 설명한다. 그리고 그것은 영혼(靈魂)이 현상계에 있기 전인 이데아계에서 모든 것은 배웠으며 혹은 보았으며, 그것을 상기함으로서 인식하고, 탐구한다는 것이다.46) 즉 상기설은 영혼이 이곳에 있기 전에 있었음을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기는 『파이돈』에 이르러서는 영혼의 불멸을 설명하는 근거로 등장하는 것이다. 즉 인간이 가지고 있는 지식은 상기에 의한 것이고 이는 영혼이 불멸적으로 존재한다는 하나의 증거인 것이다.47) 플라톤은 피타고라스학파의 영향을 받았으며, 연대기적으로 그 이후에 이들 작품이 등장한다. 그러므로 이들은 피타고라스 학파의 영향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영향으로 성립된 상기설을 『메논』에서 최초로 적고, 그 이후『파이돈』에서 그것을 다시 확인한 후에48) 이것으로 영혼의 불멸을 설명하는 하나의 근거로 삼는 것이다.

 플라톤은 육체를 영혼과는 다른 것으로 존재하고있다고 한다. 즉 영혼은 진정한 인간이고, 육체는 이러한 영혼을 거스르는 것이라는 것이다.『파이돈』에서 플라톤은 육체를 “탐구에 개입하여, 혼란과 소동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정의한다.49) 이는 육체가 영혼에 비하여 온전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는 여기에서 영혼을 참인간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철학이란 이러한 영혼을 육체의 결박에서 해방시키는 것이라고 정의한다.50) 이상으로 볼 때 영혼은 진정한 인간인 것이다.

 또한 플라톤에게 영혼이란 종전의 선배철학자들이 논의한 바와 같이 움직임의 원리이다. 이는 데모크리토스도 그리하였고51), 탈레스도 그리하였다.52) 이러한 운동의 원리로서 영혼은 후에 아리스토텔레스에 이르기까지 계속되는 것이다. 플라톤은 그의 대화편 『파이드로스』에서 “스스로 움직이는 것”이라 정의하였고,53) 『법률』에서는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운동”이라고 정의하였다.54) 필자는 이러한 플라톤의 견해를 그의 저서 『티마이오스』를 통하여 논하고자 한다. 여기에서 그는 영혼은 “운동하게끔 하는 것들에 속하게 되는 원인”55)이라 정의한다. 그리고 물질은 스스로 움직이지 않으며 이러한 영혼으로 인하여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행성이나 그 외의 천체도 영혼을 가진 것이라 여겼다. 그리 볼 때 이러한 운동의 측면에서도 영혼은 물질인 육체보다 우월한 것이다.  

 『국가』에서 플라톤은 영혼을 삼등분(三等分) 한다. 이는 이성적인 부분과 기개적인 부분 그리고 절제의 부분이다. 『파이드로스』에서 플라톤은 이러한 자신의 사상을 말과 마차로 비유한다. 마차를 이끄는 마부는 이성과 같은 것이고 그가 이끄는 두 마리 말은 각각 기개와 절제에 해당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이중 다루기 어려운 말이 절제에 해당하는 것이고, 순한 말이 기개에 해당한 것이라 한다.56) 그러면 이중에 플라톤이 진정 관심을 가진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말을 움직이는 마부로서의 이성이다. 기개나 절제는 육체와 관계를 가지는 것이다. 그리하여 육체의 소멸과 함께 소멸하며 진정 영원한 것은 이성(λογος, νους)이라는 것이다. 『티마이오스』에도 이성에 대한 이러한 우위를 선언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기개나 절제는 사멸하는 것과 관계하는 것이고 이들은 진정 이성에 순종하는 것이라는 것이다.57) 그뿐 아니라 인간은 태어날 때는 비이성적인 상태(ανους)인데, 교육과 상기로서 이성적인 것에 이른다고 하여 상기에 진정한 주체는 바로 이성(νους)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58) 그러면 이성은 진정 불멸하는 영혼이라는 것이고, 그가 여러 번 말하듯이 이데아를 알 수 있는 능력이다.59) 그것은 플라톤이 이데아를 이성에 의하여서만이 알려지는 것이 한 구절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60)

 이제 어느 정도 정리를 해보자. 플라톤은 육체와 구분된 참인간으로서 영혼을 이야기했으며, 이는 움직임의 원리이다. 그리고 이는 삼등분 되는데, 이성과 기개와 절제이다. 그리고 그는 이중에 이성이 진정한 영혼임을 말한다. 이상으로 우리는 플라톤의 영혼에 대한 이론을 아주 간단히 개괄하여 보았다.

 그는 단지 우주의 질서로서만이 논의 되어오던 아낙사고라스의 이성에 비하면 개별적인 인간의 문제에도 이성이라는 말을 사용하였다. 이는 그의 여러 저작에서 보여지는 공통점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이전에 계속되어온 감각, 즉 육체를 통한 인식을 아주 낮은 것으로 여겼다. 이러한 전통을 살피자면 파르메니데스는 육체를 통한 우주의 생성소멸에 대한 인식을 억견(δοχα)이라 하였으며, 헤라클레이토스도 감각적 인식보다 이성적인 것을 더욱 더 강조하였다. 그 뿐 아니라 유물론적인 입장을 가진 데모크리토스도 감각을 인정하지만 그것이 참된 존재라고 보지는 않고 단지 원자들의 현상이라고 하였다. 아낙사고라스도 이성이 육체와 섞이면 온전히 자기 기능을 다 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으며, 헤겔이 섹스투스의 말을 빌려 말한 것에 따르면 감각은 그 연약함으로 인하여 진리를 파악할 수 없는 것으로 아낙사고라스 철학에서는 이해되는 것이다. 플라톤도 이러한 입장을 고수한다. 그는 자신의 스승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에 따라 인간은 대화를 통하여 무지(無知)에서 지(知)를 이루어갈 수 있으며, 이러한 것에 근거를 피타고라스의 영혼윤회에서 가져온다. 사실 피타고라스의 영혼윤회는 그가 피타고라스의 사상을 받아드린 여행 이후에 대화편에서 보여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영혼에 대한 강조는 그의 사상에서 자연스럽게 육체와 영혼의 분리와 참인간으로서 영혼을 말하게 한 것이다. 이렇게 플라톤의 철학은 감각과 육체를 영혼와 이성에 비하여 열등한 것으로 두고 있으며, 진정 참인간은 영혼으로 한정된 것이다.     

4.4 플라톤의 국가론


4.4.1 교육철학과 철인정치의 근거


 플라톤의 교육철학을 다룬다는 것은 매우 복잡한 문제이다. 이는 인간의 인식과 인간 자체의 문제 그리고 참된 존재가 관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여기에서는 그의 인식론에 서 출발하려한다. 그에게 인식이란 하나의 상기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기의 주체는 다른 아닌 이성이다. 그리하여 참된 지식을 인식하는 것은 감각이 아니라 이성이다. 이성의 상기에 따라 인식하는 것이다. 그에게 참된 인식을 바라는 이 곧 배우고자 하는 이는 본성적으로 “있는 것”(το ον)에 이르려는 열심을 가진 이이다. 그리고 “각각의 그 자체”(αυτο ὅ εστιν εκαστον)의 본성을 사랑하는 이라고 한다.61) 그러면 이러한 열심은 무엇으로 채워지는가? 그것은 바로 상기(想起)이다.

 그의 동굴의 비유를 인용해보자. 한 명의 사람이 묶여서 동굴 밖의 참 존재는 보지 못하고 오직 그림자만을 참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하자. 이러한 사람을 참 존재에 이르는 것이 그의 교육 철학이 가지는 제일 목적이다. 하지만 이를 끌어내어 밖을 보게 하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는 그를 언짢게 할 것이라 고 한다.62) 그러기에 그가 높은 곳의 것, 즉 참 존재를 보려면 익숙해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를 수행하지 않으면 어둠에 있는 던 눈으로 바로 태양을 보는 것처럼 상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는 그림자에서 서서히 참 존재를 보게 하는 것이 교육의 과정이라고 한다.63) 그에게 우선 가장 이성을 올바르게 하고 이데아를 보게 하는 것은 철학이다. 그리고 이러한 것에 이르는 것으로 기하학과 수학을 이야기한다.64) 그리고 이렇게 참된 것을 보게되는 것이 이성이다.65)이렇게 볼 때 플라톤에게 교육이란 자신의 지식을 주는 것이 아니라 상기시키는 것이다.66)

 그리고 이러한 것으로 이데아를 온전히 본 사람은 사적으로나 공적으로나 슬기롭게 행하는 이라고 한다.67) 그리고 이러한 것이 온전히 된 이가 철인으로서 왕이 되어야한다고 한다. 즉 그는 철학자(ὅ φιλοσοφος)들이 나라를 다스려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68) 이러한 철학자인 왕은 가장 온전한 그리고 참된 존재 즉 진리를 바라보기 즐기는 이이다.69) 이러한 왕은 한 인간에게 이성이 욕망과 기개를 다스는 것처럼 그렇게  국가에서 자신의 자리를 행한다. 즉 플라톤은 한 인간과 국가를 동일한 구조로 이해한 것이다. 그리하여 한 인간에게는 이성을 그리고 국가에게는 이성이 잘 훈련된 왕을 내세운 것이다. 즉 왕은 절제를 덕으로 하는 상인이나 평민과 용기를 덕으로 하는 군인을 잘 다스리는 것으로 국가를 정의롭게 하는 인물인 것이다.

 그는 이러한 왕은 사욕(私慾)을 금하기 위해 가족이나 소유를 부정하여야한다고 한다. 즉 이는 오직 진리를 바라지 육체적인 욕망이나 사욕을 떠나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하여 국가도 한 인간처럼 이성과 용기, 절제가 조화를 이루며 정의를 구현한다고 보았다.


4.4.2 플라톤의 대화편 『국가』 정리


A. 문제제기(1권-2권 中)


 『국가』라는 대화편을 이루는 기본적인 틀이 되어주는 논의는 올바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따른 대답이다. 『국가』의 처음에서 올바름은 우선 Kephalos에 의하여 “그의 것을 그에게 주는 것”이라고 정의된다. 하지만 이에 대하여 Sokrates가 반론을 제기하자, 그의 아들 Polemarchos가 선한 자에게는 상을 그리고 악한 자에게는 벌을 주는 것이 올바른 것이라고 한다. 또한 Thrasymachos는 올바름이란 강자의 이득이라고 하며 이상의 논의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한다. 하지만 Sokrates는 선장은 자신의 이익이 아니라, 선원의 이익을 위해서 이며, 의사 역시 병자에게 그러하다고 하며, 반박한다. 이때 Glarukon이 Thrasymachos의 편을 들며 이야기를 한다. 인간들은 올바름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으로 보이는 것으로 인해서 행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은 자신이 올바르지 못한 것을 행하고도 처벌받지 아니한 최선과 올바르지 못함을 당하고도 보복할 수 없는 최악의 중간에 놓인 것이라 한다. 그러기 위해 인간들은 올바르지 못한 것을 행할 수 있는 강한 자와 계약을 맺는다는 것이다. Adeimantos 역시 올바른 것은 그것이 그 자체보다 그렇게 보이는 것으로 인해 추구된다고 한다.

 그리고 Soktrates에게 올바름이 어떻게 가장 최고의 선인지를 말해 주기를 청한다. 올바름이 선이고 다른 것이 악인지를 말해달라고 한다.


B. 올바른 나라와 올바른 사람(2권 中 - 7권)

 올바름을 다루기 위해서는 사람보다는 국가를 통하여 보는 것이 더 용이하기에 Sokrates는 나라에 대하여 논의하기 시작한다. 우선 나라는 사람의 필요에 의하여 생겨난 것이다. 그렇게 필요한 것은 ‘식량’, ‘의복’, ‘거주’이다. 그러기에 농부, 제단사, 목수가 ‘작은 나라’를 이루는 요소가 된다. 하지만 나라가 커지고 시장이 생기고 그러면 전쟁이 수반된다. 그러기에 ‘큰 나라’에서는 수호자가 필요로 해진다. 그러면 수호자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역시 필요해진다. 이러한 교육은 시가와 체육으로 이루어진다. 이는 격정적인 부분과 지혜를 사랑하는 부분을 위해서이다. 이때 주의할 것은 이들에게 교육 할 때 죽음 같은 것에 대한 나쁜 것을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수호자 가운데 연장자가 통치자가 된다. 이런 통치자는 나라를 먼저 생각하고, 나라의 이익이 자기의 이익에 앞서는 사람이어야 한다. 또한 수호자와 통치자는 사유재산을 가지면 아니 되고, 모든 것을 심지어 처자마저 공유해야한다. 이러한 나라의 통치자는 그 스스로가 철학자이던가 아니면 철학을 공부해야한다. 그 이유는 선 그 자체를 아는 자는 지혜를 사랑하는 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식은 아름다운 것에 대한 지식을 넘어서 아름다움 그 자체에 대한 지식이며, 변화하는 것을 넘어서 영원한 것에 대한 지식이다. 이러한 지식을 사랑하는 자, 즉 지혜를 사랑하는 자(철학자)만이 통치자가 되어야한다. 이는 또한 동굴의 비유에서 동굴을 나와서 실재하는 것을 본 사람이며, 태양의 비유에서 이야기하는 태양을 본 사람이다.

 이렇게 세워진 나라는 훌륭한 나라이다. 이러한 나라는 분명 “지혜”롭고, “용기” 있고, “절제” 있는 것이 분명할 것이다.

 이런 나라에서 가장 눈에 뛰는 것은 “지혜”이다. 이는 통치자로 인한 것이다. 이어서 이런 나라는 “용기” 있는 나라이다. 이는 수호자로 인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보다 나은 부분이 보다 안 좋은 부분을 이기는 “절제”이다. 이런 나라는 절제 있는 나라이다. 그리고 이러한 것을 행하는 이들 각자가 자기의 자리에 충실할 때 정의가 이루어지기에 이러한 나라는 “정의”로운 나라일 것이라고 한다.

 나라가 이러하듯이 사람 역시 이러하다. 올바른 사람은 절제 있고, 용기 있고, 지혜 있는 사람이다.


C. 올바르지 못한 나라와 올바르지 못한 사람(8권 - 9권 中)


 Sokrates는 명예체제, 가두체제, 민주체제, 참주체제를 이야기하며, 이를 올바르지 정치체제라고 한다. 그리고 이에 따라 각각의 체제를 닮은 사람이 있다고 한다. 명예체제는 명에 만을 내세우며, 자신의 전공(戰功)만을 이야기하는 사람과 닮았다. 그리고 가두체제는 부자만이 통치하는 체제로서 생각하는 부분과 격정적인 부분이 욕구적인 부분의 아래로 포함되어 버린 사람과 닮았다. 민주체제는 자기가 하고 싶어하는 것을 맘놓고 하는 방종 하는 이와 닮았다. 그리고 참주체제는 선생이 학생을 무서워하고 시민이 법률을 우습게 하는 것으로서 자기에 반대하는 이는 무엇이든 제거하려는 이와 닮았다. 철인정치는 가장 우수한 정치체제이며, 행복을 향한다. 그러나 다른 체제와 그를 닮은 이들은 행복한 것 아니다.


D. 행복(幸福)과 불행(不幸) (9권)


  명에체제, 가두체제, 민주체제, 참주체제를 닮은 이들은 참으로 행복한 이가 아니다. 영혼은 세 가지 부분으로 이루어져있고, 그에 따른 즐거움이 있다. 욕구적인 것에 대한 즐거움은 돈을 좋아하는 것이며, 격정적인 것의 즐거움은 명예이며, 지혜로운 부분은 배우기를 즐거움으로 삼는다. 이중 지혜를 사랑하는 즐거움을 본성적인 즐거움으로 가지는 것이 가장 훌륭한 즐거움이다. 그것은 신적인 것이며, 이에 예속될 때 인간은 최고의 인간이 되는 것이다.  


4.5 플라톤이 예술론


 『이온』에서 플라톤은 시(詩)를 다룬다. 여기에서 시는 영감에 의한 것이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영감은 신으로부터 내려오는 것으로서 이는 음영가(吟詠家) 혹은 시인(詩人) 을 통하여 청중에게 내려오는 것이라 한다. 그리고 그는 이러한 것을 업으로 삼은 음영가 혹은 시인은 언어를 가지고 유희를 일삼는 이라고 비난한다. 

 이어서 플라톤의 예술에 대한 생각은 『국가』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그는 “모방적인 시란 것은 어떤 것이라 하여도 청중들의 분별력을 상하게 하는 것으로 여겨지네”70)라고 정의한다. 그것은 그에게 진리만이 가장 존중되어야할 것이고 탐구되고 음미되어야할 것인데, 예술 즉 그가 시(詩)로 대표시킨 이러한 것은 그러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리고 그러한 이유를 그는 서술한다.

 여기에서 플라톤은 유명한 예로서 침대의 비유를 제시한다. 침대는 만드는 이는 이데아에 따라서 침대를 만든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침대라고 한다. 이러한 침대는 침대의 이데아에 비하면 참 존재가 아니다. 예술가도 이렇게 참 존재가 아닌 것을 만드는 이이다.71) 그런데 예술가는 엄밀하게 보다 더 진리에서 떨어진 것을 만드는 이이다.72) 즉 왕을 그리는 이라고 하자. 그는 왕의 이데아가 아니라, 이를 모방한 왕을 또 다시 모방하는 것이다. 즉 참 존재자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은 이미 가상(假像)인 것을 모방하는 것이다. 플라톤은 이러한 모방이 진실의 모방인가 아니면 가상의 모방인가를 묻는다. 그리고 단연히 그에게는 가상의 모방이었다.73)

그러기에 플라톤은 이러한 예술 즉 시와 그림은 대중을 가상에 몰입하게 하는 것으로서 참 존재에 대한 판단력을 흐리게 하는 것이라 정의한다. 그리고 이러한 설명으로 그는 『국가』에 등장하는 글라우콘을 설득시키는데 성공하는 것이다.


4.6 플라톤의 자연철학


 플라톤에게 우주의 우주 창조는 이미 잘 알려진 대로 그리스도교 창세기의 그러한 창조가 아니다. 이는 창조라는 말마디보다는 오히려 “만듬” 혹은 “제작(制作)”이라고 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우선 태초에 플라톤의 우주관에 따르면 우주는 이미 무엇인가 만들어질 것, 즉 재료를 가지고 있었다. 이미 공간이 있었고, 원소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매우 혼돈한 상태에 놓여있었다. 이러한 혼돈의 것을 재료로 삼아 제작자 즉 만드는 이(데미우르고스, δημιουγος)는 질서 잡힌 우주(코스모스, κοσμος)를 만들기 시작한다. 이러한 만듬은 이치(λογος)에 맞게 그리고 이성(νους)에 따라 수행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언제나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존재하는 것을 본을 삼아 만든다.74) 즉 데미우르고스는 언제나 같은 상태에 있을 것을 본을 삼아 우주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영원하고 불변한 것이 아름다운 것이라고 믿었고 우주는 아름다운 것 그리고 그렇게 선한 것으로 만들기 원했기 때문이다.75) 즉 데미우르고스는 우주를 이데아의 모상으로서 기획한 것입니다.76) 그러한 가정을 놓고 그는 우주 창조에 대한 그럼 직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합니다.77) 그는 질서 있는 것이 없는 것보다 나은 것이라 여기고 또한 그러기 위해서는 지성을 혼 안에 그리고 혼을 육체 안에 두는데, 이는 지성이 없는 것보다 이러한 것이 더 아름답고 나은 것이라 여기기 때문이다.78) 그에게도 혼은 운동의 원리이다. 그리고 그는 천체는 혼을 가져서 운동을 하고 있으며, 그러한 혼 가운데는 지성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천체는 가장 지성과 관련되는 운동인 원운동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볼 때 이 천체를 비롯한 우주가 지성의 지배를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우주는 필연적으로 본래부터 있던 것에 대한 데미우르고스로 대표되는 지성이 설득함으로서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는 우주의 구성원을 네 가지의 원소 불, 물, 공기, 흙이라는 것을 받아드리지만 이를 더 탐구하여 들어간다. 이러한 것은 모두 물체이며, 이는 어떤 형태를 지닌다. 이러한 것은 부피와 깊이를 지니며, 이는 어떤 도형으로 환원할 수 있다. 일한 도형은 다시 삼각형으로 이야기 할 수 있는데, 사각형을 반을 나누며 삼각형이 되고 삼각형을 나누어도 삼각형이 되기 때문에 가장 근원적인 것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한 것은 기하학적인 것을 중시한 피타고라스의 영향으로 보이며 또한 에메페도클레스의 4 원소도 영향을 받은 듯하다. 하여간 이러한 요소삼각형이 플라톤이 생각한 원소라고 할 수 있으며, 이러한 기하학적인 형태가 수용되는 공간을 플라톤은 이어서 이야기한다.79) 이렇게 그는 공간과 요소삼각형과 이데아 그리고 데미우르고스를 통하여 우주의 만듬을 설명하는 것이다.

 그는 시간에 대하여도 설명한다. 그에게 시간이란 영원의 모상이다. 시간은 운동하는 것에만 있는 것이고, 운동하는 것은 영원한 것을 모상으로 만든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가 시간이라 하는 것은 플라톤에게는 수에 따라 진행되는 영구적인 모상으로서 간단히 영원의 모상인 것이다.80) 즉 영원을 흉내내고 수에 따라 도는 것이 시간인 것이다. 이러한 시간은 “있었다”에서 “있다”로 그리고 “있을 것이다”로 나아가는 변화의 것이고 이는 분명 영원한 것이 아니라 단지 모상 일 뿐이라는 생각에서 기인하는 것이다.81) 그리고 이러한 시간은 천구와 더불어 생긴 것이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천구를 그는 시간의 도구라 한다. 이러한 천구가 바로  “있었다”에서 “있다”로 그리고 “있을 것이다”로 나아가는 변화의 것이기 때문이다.82)

 이상의 내용은 그의 후기 저작은 『티마이오스』를 근거로 서술한 것이다. 그의 이러한 서술은 피타고라스적인 흐름에 대한 그의 영향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메논』에서 보여준 상기설과 같은 것에 이어서 그가 진정 피타고라스 학파의 영향을 받았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는 우주를 이러한 방식으로 서술하였고, 우주가 이데아의 모상으로서 어떠한 방식으로 존재하는 지 그리고 그 연결과 성립은 어떤 한 것이지를 데미우르고스를 통하여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의 이러한 설명은 자신의 말처럼 그저 그럼직한 혹은 있을 법한 이야기일지 모르는 것이라 하면서 이러한 설명이 개연적인 것임을 말하고 있다.


(보론) 플라톤 철학의 기본 골격


 『크리톤』에서 소크라테스는 독배를 선택하고, 도주(逃走)를 거부한다. 그러자 크리톤은 만일 소크라테스는 구하지 않으면 대중이 크리톤 자신을 비난할 것이라고 한다. 그에 대하여 소크라테스는 대중에게 신경 쓰지 말고, 정의와 부정에 대한 전문가의 말에 귀를 기울리라고 한다.83) 그러면 그러한 전문가는 누구인가? 이에 대하여 『크리톤』에선 그리 깊은 논의를 발견할 수 없다. 그러나 이 논의는 후에 『국가』에서 드러난다. 이 전문가는 바로 철학자인 것이다. 이러한 철학자는 절대적 진리를 아는 이다. 이러한 이는 영원하고 불멸한 것으로 아는 이이다. 그러면 플라톤은 이러한 영원하고 불멸한 것의 존재를 설명해야한다. 이를 그는 『메논』에서 작업한다. 우리가 아는 지식은 상기를 통한 것이다. 이러한 상기는 영혼이 지금 이곳에 있기 전에 본 것(ιδεα, 이데아) 기억해 내는 것이다. 그 말은 영원한 무엇이 존재한다는 것을 전재한다는 말이다. 즉 상기는 영원한 무엇을 보고 이것을 기억해내는 것이기에 영원하고 불멸한 것이 없이는 기억할 것도 없다. 그리고 이러한 영원한 것으로 상기란 인식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영혼이 지금 이곳에 있기 전에 그것을 보아야한다. 즉 태어나기 전에 영혼은 있었던 것이다. 영원한 것이다. 『파이돈』이나 『향연』에서 철학은 영원한 것으로 바라는 것이며, 이러한 것은 육체, 즉 감각적인 것으로 인하여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이것은 거짓된 것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이는 영원한 것을 알려주는 것이 아닌 것이다. 그러기에 영원한 것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영혼을 잘 가꾸고 그것에 신경을 써야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가 철학자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철학자는 절대적 정의를 아는 이이다. 그러기에 이러한 이는 소크라테스는 죽음으로 몰고 간 대중을 올바른 길로 이끌 인물이다. 이렇게 그의 윤리학(정치학), 인식론, 존재론을 서로 깊은 관계를 가지는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죽음과 같은 일이 없기 위해선 절대적 정의를 아는 이가 있어야하고, 이는 절대적 정의 혹은 선의 존재를 설명해야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의 저서를 읽는 것도 매우 유익한 일이다. 


1) W.K.C Guthrie/A History of Greek Philosophy. Vol 4


2) Überwegs-praechter/Grundriβ der Geschichte der Philosophie des Altertums/Berlin/1920/215-233 참조


3) Guthrie 같은책, 50-53 참조


4) Zeller/희랍철학사/이창대 번역/이론과 실천/1991/176-183 참조


5) sop.246A


6) F. Copleston, 그리스 로마 철학사, 철학과 현실사, 1998,197-199 참조


7) Grundriβ der Geschichte cler Philosophie des Altertuum, Berlin, 1920


8) überwerg-ptaechter, 233 참조


9) überwerg-ptaechter, 236-237


10) Rep, 485d-e


11) Rep 608c-621d


12) 파이드로스 274e-277a


13) 폴리쾨르, 해석이론, 김윤성.조현빈, 서광사, 1996, 76-77


14) men. 85c


15) men. 81c-d


16) men. 82e


17) 파이돈, 72e-73a


18) 파이돈, 75d


19) 『파이드로스』 246a


20) 같은 책, 266b


21) 같은 책, 278c-e


22) 『소피스테스』, 219c - 223b


23) 『정치가』, 258d 4-e 5


24) W.K.C Guithrie, 54-56


25) 7번째 편지, 324b-d


26) 325c


27) 325d


28) Rep. 473c-e


29) 7번째 편지 326a


30) 에우티프론 6d-e


31) 파이돈 65c


32) 파이돈100d


33) 향연 210e-212a


34) 476c-d 참조


35) 596e


36) 본서의 “저작분석”의『파르메니데스』분석을 참조하라.


37) 파이돈 100a


38) 파이돈 101d-e


39) 파이드로스 266b


40) 파이드로스 265d


41) 파이드로스 265e


42) 정치가 262a-c


43) 파이드로스 265e


44) 이 글은 필자의 논문 “아리스토텔레스『영혼론』의 위상과 그 영향”(2001년 대구 가톨릭대학교 샛별문학상 논문부분 수상작)에 수록된 글을 가져온 것이다.


45) 플라톤, 메논, 85c


46) 같은 책, 81c-d


47) 플라톤, 파이돈, 75d이하


48) 같은 책, 72e-73d


49) 같은 책, 66d


50) 같은 책, 65a


51) 영혼론, I, c.2, 404a 1-13


52) 같은 책, I, c.2, 405a 20


53) 플라톤, 파이드로스, 245b


54) 플라톤, 법률, 896a-b


55) 플라톤, 티마이오스, 46e


56) 플라톤, 파이드로스, 246a 6 이하


57) 티마이오스, 69d-70a


58) 티마이오스, 44a - 44b ; 국가, 494d ; 국가, 506c 


59) 플라톤, 국가, 509d 


60) 같은 책, 507b


61) 『국가』, 490a-b


62) 같은 책, 515e


63) 같은 책, 516a


64) 같은 책, 536d


65) 같은 책, 517a


66) 같은 책, 518b


67) 같은 책, 517c


68) 같은 책, 473d


69) 같은 책, 475e


70) 『국가』, 595b 5


71) 같은 책, 596b 5이하


72) 같은 책, 597e 이하


73) 같은 책, 598b 이하


74) 티마이오스, 27d


75) 같은 책, 29a


76) 같은 책, 29b


77) 같은 책, 29d


78) 같은 책, 30a-b


79) 같은 책, 53c-57d


80) 같은 책, 37d


81) 같은 책, 38a


82) 같은 책, 42a


83) 크리톤, 48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