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철학사는 지난 100년 동안 열정적인 이데올로기 논쟁의 장이었다. 중세는 현대 주관주의가 행한 피해를 다시 복구할 수 있는 ‘영원한 철학’의 자리로 높이 여겨졌다. 한편, 다른 이들은 ‘암흑의 시대’ 종교 교리에 묶인 노예적인 모습이 보일 뿐이라 주장하며, 그 시대 어떤 철학적 특성도 부정하였다. 그리스도교 유럽의 이상적인 뿌리, 종교적 평화가 유지되는 공존을 위한 전제 조건, 종교 재판 과정의 정당화, 봉건 제도의 이념적 지지는 모두 중세의 사상 가운데 발견되고, 르네상스 및 근대와의 연속성은 단절과 불연속성을 중점에 두어 강조되거나 혹은 부정되었다.”
Loris Sturlese, DIE PHILOSOPHIE IM MITTELALTER
독일어로 된 글을 그냥 한번 읽어봤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른다. 잘 몰라서 할 말이 없다. 누군가의 견해에 대하여 무슨 이야기를 하기가 점점 힘들다. 내가 아는 것도 별로 없고 별로 알지도 못하는 데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도 그렇고... 착착 자신의 입장을 자신의 입장과 다른 이들과 비교하고 논박하며 글을 적어가는 이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엔 부러웠는데... 지금은 그냥 대단하다.
중세를 보면서 현대의 이런저런 문제의 대안을 찾을 생각은 조금도 없다. 현대 이런저런 철학의 문제를 중세가 해결해 줄 것이라는 생각은 조금도 없다.
아이들과 경주에 갔다가 언젠가 발굴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지금 사용하기 위해 발굴하는 게 아니다. 나도 그렇다. 그들의 마음은 잘 모르지만, 나는 그냥 과거의 글을 읽고 공부하는 게 좋다. 그 정도인 것 같다. 오캄의 철학이 나에게 큰 위로가 되지도 않고 감동이 되지도 않는다. 토마스 아퀴나스도 마찬가지도 아우구스티누스도 마찬가지다. 지금 나에게 지혜로 다온다기 보다는 그냥 과거의 이야기이고, 과거의 조건 속에서 애씀이다. 그런데 읽다 보면 재미나고 몇 년 동안 책을 읽으면 그 중... 운이 좋으면... 한 줄 정도는 배울 것이 있다.
중세가 암흑의 시대인가... 나는 지금도 암흑의 시대다. 고대도 근대도 암흑의 시대인 것 같다. 뭐.... 적고 나니... 이거 전부... 쓸모 없는 소리다.
그런데 독일어 공부 삼아 위의 책은 전부 번역하며 읽어봐야겠다.
2023년 5월 22일 토마스철학학교 오캄연구소
유대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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