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두, 무함마드 (Abduh, Muhammad, 1849~1905(이슬람력 1266년~1322년)): 무함마드 압두는 이집트의 철학자이며 신학자다. 그는 이슬람교 밖에서 이슬람교 안을 바라보며 쉽게 저지르는 오해에 관하여 생각한 이슬람교 안의 철학자다. 그리고 스스로 자신의 조건 속에서 기존 이슬람교의 한계에 관하여 고민한 철학자이기도 하다. 그에게 이슬람교는 이성과 계시의 조화 속에서 존재하는 참된 종교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많은 부분이 왜곡되어 버렸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이슬람교의 경전 『코란』은 이성을 무시한 광신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에게 우주에 관하여 이성적으로 탐구하라 한다. 즉 학문을 이룩하라 한 것이다. 그러나 그의 눈에 이슬람의 철학자들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너무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였다. 이성으로 치열하게 탐구하기 보다 오히려 무비판적으로 수용함으로 결과적으로 이슬람 세계의 학문과 기술은 유럽에 비하여 뒤쳐지게 되었다고 본다. 즉 그는 이슬람교가 가진 당시의 문제점을 외부적 요인이 아닌 근본적으로는 이슬람교 그 가운데서 원인을 찾으려 한 거다. 그렇다고 그가 고대 헬라스 철학과 관련된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건 아니다. 그 역시 ‘필연(necessary)’, ‘가능(possible)’, ‘불가능(impossible)’의 구분을 수용했고, 이를 통하여 신 존재 증명을 시도하였다. 그 이외 그는 사람의 이성은 ‘우유(accidens)’에 관한 앎만을 허락하지 ‘본질(essentia)’에 관한 앎을 허락하진 않는다면서, ‘본질’과 ‘우유’의 구분 역시 수용하였다. 그렇기에 사람인 신학자가 신의 속성을 논의하고 주장하는 건 무의미하다고 한다. 왜냐하면 우리 사람은 그의 본성을 알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그 역시 고대 헬라스 철학의 성과를 무조건적으로 비판하고 거부하는 건 아니다. 그는 오랜 시간 전통적인 종교철학의 고민은 ‘자유의지(自由意志)’와 ‘숙명(宿命)’의 문제도 고민한다. 자유의지와 숙명은 함께 있을 수 없다. 만일 나의 자유의지로 나의 삶이 자유롭다면, 신은 나의 삶을 예정하고 예지를 가진다는 ‘숙명론(宿命論)’은 성립되지 않는다. 문제 없는 보통의 사람이라면 너무나 당연히 앞으로 일어날 일을 고민하고 그 가운데 자신에게 주어지는 다양한 선택지 가운데 어느 것이 자신에게 가장 현실 가능하고 원하는 것을 가져다주는지 가름한다. 너무나 당연히 말이다. 여기에서 논의가 멈추면 신의 예지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되고 그렇게 되면 당연히 숙명이란 것도 없는 게 된다. 그러나 압두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이 세상의 모든 일은 신의 이성과 의지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고도 한다. 그렇다면 그가 수용한 ‘개인의 이성과 의지에 의한 자유의 긍정’과 마찬가지로 그가 수용한 ‘신의 이성과 의지에 의한 우주, 즉 예정된 우주’ 사이의 모순이 문제가 된다. 그러나 그는 그와 같은 숙고함이 금지되었다며 더 이상 사람의 자유와 신의 예정 사이 어떻게 조화가 이루어지는가에 관한 추가적인 논의를 하진 않는다. 그는 다양한 시도를 통하여 이슬람교와 근대 혹은 현대 사회 사이의 대화를 수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당시 아직 과거에 매인 이슬람교의 현실을 자신의 방식으로 자각하고자 하였고, 이러한 자신의 애씀을 통해 여러 아랍 국가 가운데 일어나던 개혁주의가 더 큰 걸음으로 나아가길 원했다. 그의 주저는 1897년 『단일성의 신학(Risalat al-tawhid)』 등이 있다. 이는 1966년 영어로 번역되기도 하였다. (유지승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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