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바냐노, 니콜라 (Nicola Abbagnano, 1901~90): 이탈리아의 주요 실존주의철학자다. 나폴리에서 공부하고 토리노에서 가르쳤다. 한국 사람에겐 그렇게 익숙하지 않지만, 사실 이탈리아에선 영향력 있는 철학자이며 철학사 연구가였다. 그의 제자 가운데 유명한 인물로는 ‘움베르토 에코’가 있다. 움베르토 에코의 유명한 소설 『장미의 이름』에 등장하는 윌리엄 수사는 사실 윌리엄 오컴을 마음에 두고 작업한 거다. 그런데 움베르토 에코에게 영향을 준 스승 니콜라 압바냐노는 윌리엄 오캄 연구와 그에 관한 책으로도 유명하다. 윌리엄 오컴뿐 아니라, 아리스토텔레스 연구와 관련 책으르도 유명하며, 3권의 방대한 철학사인 『철학의 역사(Storia della filosofia)』(1946~50)를 남겼으며 『철학사전(Dizionario di filosofia)』(1961)를 만들기도 했었다. 그뿐 아니라, 당시 이탈리아에서 유행하던 ‘베네데토 크로체(Benedetto Croce)’와 ‘조반니 젠틸레 (Giovanni Gentile)’의 신헤겔주의를 거부하며, ‘후설(Edmund Husserl)’의 현상학에게 영향을 받았고, 이후 ‘키에르케고르(Søren Kierkegaard)’, ‘하이데거(Martin Heidegger)’, ‘야스퍼스(Karl Jaspers)’의 영향을 받았다. 그저 영향을 받은 것에 그치지 않고 역사적으로 그는 1930년대와 1940년대 이탈리아에 독일과 프랑스의 실존주의(實存主義), 즉 하이데거와 야스퍼스 그리고 샤르트르의 철학을 소개하고 퍼뜨린 첫 인물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그의 애씀이 고전 철학자 연구나 철학사 연구에 한정되지 않으며, 다른 이의 실존주의에 한정되지도 않는다. 그는 자신의 고유색을 가진 철학자로 자기 고유의 실존주의를 전개한 인물이기도 하며, 유럽에 한정되지 않고 ‘존 듀이’등과 교류하며 영향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와 아비켄나 등의 연구를 통하여 얻은 것을 자신의 철학에 적용하며 자기 철학을 만들어간 인물이기도 하다. 그의 철학에서 ‘가능성’ 혹은 ‘가능적인 것’은 매우 중요하다. 어쩌면 그 자신의 고유한 철학색을 읽어내기 위해 꼭 필요한 게 바로 이 개념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리스토텔레스와 아비켄나 이후 오랜 시간 우리는 ‘가능성’을 ‘현실성’과 ‘필연성’에 비하여 그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다루어왔다. 심지어 이들 개념들에 종속된 것으로 격하하여 이해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것을 바로 잡고 ‘가능성’의 철학적 위상을 제자리에 두는 것이 철학적으로 매우 가치 있는 일로 여겼다. ‘가능성’은 더 근본적으로 더 역동적인 것으로 받아들려야 한다. 그는 ‘가능성’이 바로 존재 그 자체와 관련된다고 한다. 다르게 말해, ‘존재’라고 우리가 부르는 것의 적절한 이름은 사실 ‘그러한 가능성(possibility as such)’라고 한다. 바로 그 ‘그러한 가능성’에 관한 올바른 이해가 주어질 때, 그는 철학적인 여러 문제가 해결된다고 본다. 그의 철학을 ‘긍정적 실존주의(positive existentialism)’라고 한다. 이는 어떤 식의 ‘교조주의(dogmatism)’든 그 모든 것을 반대하며 ‘자유’와 ‘책임있는 선택(responsible choice)’의 철학을 위한 그의 철학이다. 그는 우리의 모든 일살의 존재 가운데 우리는 항상 ‘가능성들(possibilities)’을 마주한다고 한다. 이 말은 우리는 항상 우리에게 주어지는 다른 대안들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을 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압바냐노는 철학은 우리의 실존적 선택을 위한 기준을 제공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그에게 실존주의는 사람이란 존재가 그에 따라서 선택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을 세우는 철학이다. 당연히 그런 철학은 실수의 가능성을 줄여야 하고, 행동의 모범과 역할을 만들어야야하는 것이기도 하다. 철학은 바로 이러한 거다. 주요 작품으로는 『철학의 역사(Storia della filosofia)』(1946~50), 『가능성과 자유(Possibilità e libertà)』(1956), 『오컴의 윌리엄(Guglielmo di Ockham)』(1931),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른 시간의 개념(La nozione del tempo secondo Aristotele)』(1933) 등이 있다. (유지승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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