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철학이란 것을 공부하면서 지난 시간... 남들 앞에서 철학을 가르치기 위해 설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대학이란 공간에서 나 처럼 자본주의에 비실용적인 인물이
강단에 선 다는 것이... 가능할까 생각을 했다.
그런데 2012년 나에게 강단에 설 기회가 주어졌다.
신기한 일이다.
예상도 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참...
신기한 일이다.
그리고 사람들 앞에서 인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대한민국 땅에 흔한 시간 강사 가운데 한 명이 탄생했으니...
뭐... 기대를 하고 보는 사람도 없고
잘하라고 하는 이도 그리 많지 않았지만
나는 매 시간 강의록을 만들어가며
그렇게 한 학기 강의를 했다.
고전을 읽는 태도를 위해
성서 고전을 연구하던 교부의 글을 번역하여 풀이하기도 하고
불교 고전을 연구한 구마라집의 사상을 이야기하며 고전 읽기와 번역에 대하여 이야기하기도 했다.
칸트와 니체의 사상을 이야기하며
도덕에 대한 논의를 하기도 했다.
그렇게 한 학기가 지나고 나는 마지막 강의를 했다.
학생들에게 흔하디 흔한 한 강좌의 종강이지만 난 평생에 기억될 강의의 마지막이었다.
나오면서 빈 강의실을 찍어 두었다.
그리고 나의 강의하는 모습을 학생에게 사진에 담아달라는 엉뚱한 부탁을 하기도 했다. 아래의 사진이 바로 그 사진이다.
강단에 서서 강의를 하는 것은 많은 의무감을 수단한다.
유익해야 한다. 한마디로 배울 것이 있어야 한다. 학생들의 금전과 시간을 갈취하는 지식 사기꾼이 되어선 안 된다.
그리고 연구하고 연구해야 한다.
노력을 해야 한다. 어떻게 생각하면 강단의 나는 자신감 있는 사람이다.
비록 교실 밖에선 학생 회관 식당에서 무엇이 싸게 배를 채울 것인지 생각하는 학생과 하나도 다를 것이 없는 사람이지만, 그리고 도서관을 다닐 때 식비를 아끼기 위해 아내의 도시락을 사용하는 평범하게 가난한 30대의 삶이지만... 강단에서 나는 선생으로 학생들 앞에 죄인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 노력이 당당함으로 학생들 앞에 서게 하는 힘이 될 것이라 믿는다.
한 남학생이 나의 연구실에 놀러와도 되는가를 물었다. 나는 난 교수가 아니라 연구실이 없다고 했다. 그 학생에게 어제 아침 인사 카톡을 받았다. 기분이 좋다.
나는 연구실이 없다. 길거리 벤취에서 아래와 같이 보온병에 담아간 커피를 마시며 공부를 하다가 시간이 되면 아르바이트 할 곳으로 달려가는 가난한 선생... 그래서 돈이 필요한 선생... 하지만 가진 돈이 없어 학생들에게 식사 한끼 제대로 대접하지 못해도 맘으로 끝없이 응원하고 지지하는 선생이고 싶다. 나에게 영어를 배우고 수학을 배우는 그리고 철학을 배우는 학생들이 있다. 그 학생들에게 난 비록 최상의 선생으로 최고의 지식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하나 확실한 것은 최선을 다해 가르치고 있다는 말을 당당하게 하고 싶다.
담 학기에 난 강단에 설 수 있을까... 폐강이 되지 않을까... 두렵다. 혹시나 나와 같은 이도 선생으로 여길 준비가 있다면 여남노소 가리지 않고 주부, 직장인, 중고생, 대학생... 가르지 않고 토마스 철학 학교에 와라... ㅎㅎㅎ...
한 학기가 끝이 났다. 마지막으로 목욜 시험 감독을 하면 끝이다. 감독... 이 말이 많이 싫다. ㅎㅎ
앞으로 더 당당한 선생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나란 놈의 인생이다.
2012년 내 방에서 유 학장 적음...
'토철학이야기 > 학교와 학장의 동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철학 연구 일지 2 2012년 7월 2일 낮과 저녁 (0) | 2012.07.02 |
---|---|
철학 연구 일지 1 2012년 7월 1일에서 2일 새벽까지.. (0) | 2012.07.02 |
2012년 7월부터 라틴어와 고전 문헌 속 철학 나눔의 시간을 ~ (0) | 2012.06.13 |
토마스 철학 학교 글벗 모집! (0) | 2012.06.02 |
유학장의 딸 은결이와 아들 한결이 (0) | 2012.0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