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제 브라방과 토마스 아퀴나스가 활동하던 시기의 대학을 생각해 본다.
지금과 같이 거대한 도서관이 있지도 않고 거대하고 제법 치장한 본관 건물도 없었다.
많은 학생이 모여 강의를 하던 곳이 좁아
거리에 짚을 깔고 강의를 듣기도 하던 시대였다...
시제 브라방의 강의를 그렇게 들은 이들이 있었다고 하니...
그 당시 대학의 학생들이 가지는 학구열은 대단하다.
진리에 대한 탐구...
추운 겨울 짚을 깔고 앉아서 시제 브라방의 강의를 듣는 모습을 생각해 보자.
참 대단하다.
강의를 하는 시제 브라방도 대단한 열정이고
강의를 듣는 학생들도 대단하다.
그 열정이 결국 후기 중세 철학을 가득 채운 그 대단한 결실이 되었을 것이다.
해인사에 아들과 딸 그리고 아내와 함께 갔다.
그곳에서 아들과 재미나게 본 것은 이번엔 부처님의 상과 그림이었다.
아래 그림에서 싯다르타는 자신의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주고 있다.
여인의 어떤 유혹에서 굴하지 않고 진리에 대한 열정 앞에서 여인보다는 제자들에게 진리를 설하고 스스로 진리를 추구하는 삶을 더 높이 여긴 싯다르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거리에서 짚을 깔고 강의를 들으며 진리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과거 중세 대학생과
부유한 삶과 권력을 포기하고
어떤 유혹 보다 더 강한 진리의 유혹 앞에 스스로 겸손히 진리에게 다가가려 한 싯다르타와 그의 제자들...
역시 이런 인물들은 대단한 인문학적 결실을 만들 수 밖에 없는 듯 하다.
아래 산의 아름다움...어쩌면 그 아름다움을 더욱 더 아름답게 하는 것은 해인사라는 한 사찰의 역사와 그 역사 가운데 만들어진 팔만대장경과 같은 것일지 모른다.
13세기 철학자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원전과 중세 무슬림 철학자들의 철학을 연구하며 자신들을 더욱 더 높은 곳으로 향하게 하였듯이
이 땅에도 동아시아 지혜의 보고인 팔만대장경과 같은 경전을 연구하고 그 연구를 통하여 오랜 시간 우리네 민초들에게 살아있는 불교의 인문학적 성과물이 나온 것은 아닐까...
대장경을 지키려한 고려의 승려들...
그리고 많은 비난 가운데...수구주의적 교회의 금지령 가운데...
아리스토텔레스와 그 이외 많은 인문학의 지식을 지키려한 서유럽의 중세 철학자들...
...
이 모두 진리에 대한 간절함...
그 하나는 일맥상통한듯 하다...
ㅎㅎㅎ
해인사에서 난 많은 것을 보았다.
눈이 아닌 그 이상의 무엇으로...
글쓴이 유지승 (토마스철학학교 인문학 대안 공간 틀밖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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