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더 정확하게는 어제 옥캄을 읽다가 궁금증이 생긴 하클레이에 관한 이해를 위하여
하클레이의 명제집 주해의 일부를 번역하였습니다. 라틴어 번역의 즐거움... 한 줄 한 줄 번역하며 베일 속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듯한... 그 즐거움...
하지만 라틴어의 즐거움이 제가 중세 고전을 읽는 이유는 아닙니다.
중세 고전의 작품 하나 하나는 모두 그 시대의 작품입니다.
어떤 철학자도 그 시대의 철학판을 떠나 혹자서 산 속으로 들어가 철학하진 않았습니다.
자신의 사고를 다지고 그 사고를 다른 이와 논쟁하며
더욱 더 분명하게 자신의 사고로 만드는 과정...
그것이 철학사이고
중세철학도 다르지 않습니다.
하나의 개념을 두고 서로 서로 논쟁하는 역사...
그런 의미에서 철학사는 곧 개념의 역사이고
이를 둘러싼 논쟁의 역사입니다.
옥캄을 이해하기 위하여 둔스 스코투스를 이해해야하고
이를 위해선 겐트의 헨리와 토마스 아퀴나스를 이해해야하며
또 토마스는 시제와 알베르투스 등의 철학과 연관되며
시제와 알베르투스의 철학은 또 로저 베이컨의 철학과 대립하며
나아갑니다...
이렇게 이 가운데 단 한명의 철학자도 논쟁의 역사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모든 철학자를 다 알아야 한 명의 철학자를 이해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전 아예 한 명의 철학자를 완전히 이해하는 것 보다
논쟁사에서 한 명의 철학자가 왜 그런 이야기를 했고
그의 문헌 속 그의 논리는 무엇인지 규명하는 것을 즐깁니다...
물론 그의 철학 가운데 저의 호기심을 자극하지 않는 부분을 굳이 알아내려고 하진 않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논쟁사 속에서 한 명의 철학자에 다가가면
그는 살아있는 철학자로 저에게 이야기를 하는 듯 합니다.
여기에 저가 중세 철학 고전을 읽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물론 아직 저의 글이 독자를 가진다거나
혹은 책을 내어 사람들에게 평가를 받는다거나
그것도 아니면 내공을 가져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위치는 아니지만
그래도 저 나름의 즐거움을 향하여 그렇게 철학을 하는 것입니다...
후훗...
곧 토마스철학학교 개교 7주년입니다.
7주년에 준한 일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얼마나의 분들이 읽어주시고 고민해 주실지 의문이지만
중요하지 않습니다...
지금 제가 여기에서 즐기고 있음으로 만족하니 말입니다...
전 다른 이들의 왕이 되기 보다...
저 자신의 왕이 되길 선택하겠습니다...
그 길에 저의 중세 철학 연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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