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슬로기온
Proslogion
안셀무스 씀
유대칠 옮김
1장
하느님을 묵상하려는 충동
오! 볼 것 없는 초라한 사람이여!
잠시 그대의 일에서 벗어나
잠시라도 그대의 혼란스러운 생각에서 자신을 떨어져 있게 해 보시게나..
그리고 지금 그 힘겨운 근심을 떨치고
그대의 괴로운 짐을 내려 두게나.
하느님을 위한 여지를 남기고
그 가운데 쉼을 누리시계..
그대의 정신이 “골방에 들어가”
하느님을 구함에 도움이 되는 것과 하느님 말고 다른 모든 것을 떨쳐 버리게.
그리고 “문을 닫아걸고” 그를 구하게!
온 마음을 다해 말하게!
하느님께 말씀드리게.
“저는 당신의 얼굴을 구하나이다.
주여! 제가 당신을 얼굴을 구하나이다.”
오! 그러니 주 나의 신이여! 당신은 나의 마음을 가르치소서!
어디에 그리고 어떻게 당신을 구할 것인지 말입니다.
어디에 그리고 어떻게 당신을 깨우칠 것인지 말입니다.
주여! 혹여 여기 당신이 있지 않으시다면,
어디에서 여기 있지 않은 당신을 구하겠나이까?
그런데 만일 어디든 당신이 있다면,
왜 저는 앞에 있는 당신을 보지 못하는 건지요?
하지만 확실히 당신은 ‘다가가지 못할 빛’에 거하십니다.
그렇다면 다가가지 못할 빛은 어디 있습니까?
또 어떻게 다가가지 못할 빛에 다가가야 합니까?
또 누가 나를 이끌어 그 가운데 당신을 보도록 이끌어 가겠습니까?
그러니 어떤 표시에서
어떤 얼굴에서 당신을 구해야 합니까?
저는 당신을 본 적이 없습니다. 주 나의 하느님이여!
당신의 얼굴을 알지 못합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요! 가장 높은 주여!
이 먼 곳으로 쫓겨난 당신의 사람은 무엇을 해야 한다는 말입니까?
당신의 사랑을 갈망하는 당신의 종 또 당신의 얼굴에서 멀리 쫓긴 당신의 종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요?
당신을 보려 애쓰지만, 당신의 얼굴은 조금도 아니 있습니다.
당신에게 다가가려 열망하지만, 당신이 거하는 곳에 다가갈 수가 없습니다.
당신을 찾고 싶지만, 당신이 있는 곳을 알지 못합니다.
당신을 구하고자 바라지만, 당신의 표정을 모릅니다.
주여! 당신은 저의 하느님이고 나의 주입니다. 그러나 나는 당신을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당신은 나를 만들었고, 또 새롭게 만들었습니다. 당신은 내 모든 좋은 것을 나에게 주었지만 나는 당신을 알지 못합니다.
게다가 나는 당신을 볼 수 있게 만들어졌으나
아직 내가 만들어진 목적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오! 사람의 비참한 운명이여! 자기를 만든 목적을 잃어버리다니!
아! 가혹하고 처참한 불운이 바로 이것이구나!
아! 도대체 무엇을 잃고 무엇을 발견했단 말인가!
무엇을 떠났으며 무엇에 머문단 말인가!
자신이 만들어진 까닭, 즉 복을 잃어버리고
그로 인해 자신이 만들어지지 않았을 비참함을 발견했구나.
없으면 행복할 수 없는 것을 떠나고
그 자체가 비참함 뿐인 것에 머문단 말인가.
사람은 지금 먹지 못해 탐내는 천사들의 빵을 그때는 먹었구나.
지금은 그때 알지 못한 고통의 빵을 먹는구나.
아! 모든 사람의 슬픔,
아담의 자손이라면 어느 하나 빠짐없는 모두의 울부짖음,
아담은 배부름에 트림을 했지만
우리는 배고픔에 탄식하는구나.
아담은 넘치도록 가졌고
우린 구걸하고 있구나.
아담은 행복하게 누리고 있다 비참하게 사라져 버렸구나.
우리는 불행하게 굶주리다 비참하게 그리워하는구나.
아! 우린 아무것도 없이 남겨졌구나.
쉽게 할 수 있음에도 왜 우리에게 남겨주지 않았을까?
우리는 그것이 없어 힘겨운 것을 말입니다.
왜 그는 이처럼 우리에게 빛을 앗아가고
어둠으로 우리를 덮어 버렸을까?
도대체 왜 우리에게서 생명을 빼앗고
우리에게 죽음을 가져왔는가?
가련한 우리를 어디에서 쫓겨
어디로 내동댕이쳐지며
어디로 떨어져
어디로 끌려가는가!
고향에서 유배지로!
하느님을 바라봄에서 우리의 눈멂으로!
불멸의 기쁨에서 죽음이 쓰디쓴
그리고 공포로!
비참한 변화여! 큰 좋음에서 큰 나쁨으로!
힘겨운 저주,
힘겨운 고통,
모든 것이 힘겹도다!
아! 나는 어찌 이리 비참한가! 하느님에게서 멀어진
하와의 다른 비참한 자녀 가운데 한 명이로구나!
무엇을 시작했고 무엇을 마쳤는가!
무엇을 향했고 무엇에 이르렀는가!
무엇을 바랐고 무엇에 탄식하였는가!
나는 좋은 걸 구했지만, 보라! 여기 혼란이 있습니다(ecce turbatio).
하느님을 향했지만 자기 자신에게 걸려 넘어져 쓰러지고 말았구나.
나 홀로 있는 가운데 쉼을 구했지만,
내 깊은 곳에서 ‘시련과 고통’을 발견하였구나.
내 맘의 기쁨에서부터 웃기를 바랐지만,,
내 가슴의 비탄으로부터 울도록 강요받을 뿐이구나.
기쁨을 바랐지만,, 보라! 어디서 탄식이 깊어지는가!
그리고 오! 그대! 주여! 언제까지입니까?
주여! 언제까지 우리를 잊고 있으실 겁니까?
당신의 얼굴을 얼마만큼 우리를 향해 돌리려는 지요??
언제 우리를 돌아보시고 우리에게 귀를 향해주실 것인지요?
언제 우리의 눈이 밝아지며, 우리가 당신의 얼굴을 보게 되는 건지요?
언제 당신은 우리에게 당신을 돌려주실 건지요?
돌아 봐주소서! 주여! 귀를 향해 주소서!! 우리를 비추어주소서! 우리에게 당신 자신을 보여 주소서!
우리가 평안토록 당신을 우리에게 돌려주소서! 당신 없이는 불행할 뿐입니다.
당신을 향한 우리의 수고와 노력을 불쌍히 여겨주소서! 당신 없이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우리를 부르고 우리를 도와주소서!
주여! 청합니다. 한숨 속에서 절망하게 하지 말고, 희망하며 숨 쉬게 하소서!
주여! 청합니다. 저의 가슴이 당신의 황량함에 쓰라리니
당신의 위로로 달콤하게 해주소서!
주여! 청합니다. 허기져 당신을 구하기 시작하였으니 당신을 굶주린 채 당신을 떠나지 않게 하소서!
배고파 다가갔으니 먹지 못하고 떠나가지 않게 하소서!
가난한 이가 부유한 이에게 갔으며, 비참한 이가 자비로운 이에게 갔으니 빈손을 하고 무시당한 태 돌아가지 않게 하소서!
내가 먹기도 전에 한숨을 내쉰다면, 그 한숨 후에라도 부디 먹을 것을 주소서!
주여! 저는 아래로 구부러진 자로 아래만 바라볼 수 있습니다. 위를 향할 수 있게 일으켜 세워 주소서!
‘내 죄악이 내 머리를 넘쳐’ ‘무거운 짐’과 같이
나를 짓누릅니다.
나를 구하소서! 나의 짐을 벗어 주소서! “저 구덩이가 내 위에서 그 입을 벌려 날 삼키지 못하도록 해주소서.”
나에게 당신의 빛을 보도록 해주소서!
멀리 서나
깊은 구렁 속에서나
나에게 당신을 구하도록 가르치시고
구하는 이에게 당신을 보여주소서! 왜냐하면
당신을 가르치지 않으면, 당신을 구할 수 없습니다.
당신이 보이지 않으면, 당신을 발견할 수 없습니다.
당신을 그리워하며 구하게 하소서!
구하면서 그리워하게 하소서!
사랑하면서 발견하게 하소서!
발견하면서 사랑하게 하소서!
주여! 당신에게 고백하며 고마워하는 것은
당신을 기억하며 당신을 생각하며 당신을 사랑할 수 있도록
내 안에 ‘당신의 모상’을 창조했다는 겁니다.
그러나 악덕이 부대끼므로 사라져 버리고
죄의 연기로 어두워져 버렸습니다.
당신이 그것을 새롭게 하고 수정하지 않으면, 그것을 만든 목적대로 제 역할을 다할 수 없습니다.
주여! 저는 당신은 가장 높음에 도달하려 애쓰지 않습니다. 결코 나란 이의 지성이 그것에 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내 가슴이 믿고 사랑하는 당신의 진리를 어느 정도라도 이해하길 원합니다. 저는 믿기 위해 이해하려는 게 아니라, 이해하기 위해 믿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믿지 않으면 이해할 수도 없다는 것도 믿기 때문입니다.
Excitatio mentis ad contemplandum Deum
Eia, nunc homuncio, fuge paululum occupationes tuas, absconde te modicum a tumultuosis cogitationibus tuis Abice nunc onerosas curas, et postpone laboriosas distentiones tuas. Vaca aliquantulum Deo, et requiesce aliquantulum in eo. "Intra in cubiculum" [Mt 6,6] mentis tuae, exclude omnia praeter Deum et quae te iuvent ad quaerendum eum, et "clauso ostio" [Mt 6,6] quaere eum. Dic nunc, totum "cor meum", dic nunc Deo: "Quaero vultum tuum, vultum tuum, Domine, requiro" [Ps 26,8].
Eia nunc ergo tu, Domine Deus meus, doce cor meum ubi et quomodo quaerat ubi et quomodo te inveniat. Domine, si hoc non es, ubi te quaeram absentem? Si autem ubique es, Cur non video praesentem? Sed certe habitas "lucem inaccessibilem" [1 Tim 6,16]. Et ubi est lux inaccessibilis? Aut quomodo accedam ad lucem inaccessibilem? Aut quis ducet et inducet in illam, ut videam te in illa? Deinde quibus signis, qua facie te quaeram? Numquam te vidi, Domine Deus meus, non novi faciem tuam. Quid faciet, altissime Domine, quid faciet iste tuus longinquus exsul? Quid faciet servus tuus, anxius amore tui et longe "proiectus a facie tua" [Ps 50,13]? Anhelat videre te et nimis abest illi facies tua. Accedere ad te desiderat et inaccessibilis est habitatio tua. Invenire te cupit et nescit locum tuum. Quaerere te affectat et ignorat vultum tuum. Domine, Deus meus es et Dominus meus es et numquam te vidi. Tu me fecisti et refecisti et omnia bona tu mihi contulisti et nondum novi te. Denique ad te videndum factus sum et nondum feci, propter quod factus sum.
O misera sors hominis, cum hoc perdidit, ad quod factus est! O durus et dirus casus ille! Heu, quid perdidit et quid invenit, quid abscessit et quid remansit! Perdidit beatitudinem, ad quam factus est, et invenit miseriam, propter quod factus non est. Abscessit, sine quo nihil felix est, et remansit, quod per se non nisi miserum est. "Manducabat tunc homo panem angelorum"[Ps 77,25], quem nunc esurit manducat nunc "panem dolorum" [Ps 126,2], quem tunc nesciebat. Heu publicus luctus hominum, universalis planctus filiorum Adae! Ille ructabat saturitate nos suspiramus esurie. Ille abundabat nos mendicamus. Ille feliciter tenebat et misere deseruit nos infeliciter egemus et miserabiliter desideramus. et heu, vacui remanemus! Cur non nobis custodivit, cum facile posset, quo tam graviter careremus? Quare sic nobis obseravit lucem et obduxit nos tenebris? Ut quid nobis abstulit vitam et inflixit mortem? Aerumnosi, unde sumus expulsi, quo sumus impulsi! Unde praecipitati, quo obruti! A patria in exsilium, a visione Dei in caecitatem nostram. A iucunditate immortalitatis in amaritudinem et horrorem mortis. Misera mutatio! De quanto bono in quantum malum! Grave damnum, gravis dolor, grave totum!
Sed heu me miserum, unum de aliis miseris filiis Evae elongatis a Deo! quid incepi, quid effeci? Quo tendebam, quo deveni? Ad quid aspirabam, in quibus suspiro? "Quaesivi bona et ecce turbatio" [Ps 121,9; Jer 14,19]! Tendebam in Deum et offendi in me ipsum. Requiem quaerebam in secreto meo et "tribulationem et dolorem inveni" [Ps 114,3] in intimis meis. Volebam ridere a gaudio mentis meae et cogor "rugire a gemitu cordis mei" [Ps 37,9]. Sperabatur laetitia et ecce, unde densentur suspiria!
Et o "tu, Domine, usquequo? Usquequo, Domine, oblivisceris nos, usquequo avertis faciem tuam a nobis"? Quando "respicies et exaudies" nos? Quando "illuminabis oculos" nostros et "ostendes" [Ps 6,4; Ps 12,1-4] nobis "faciem tuam" [Ps 79,4.8]? Quando restitues te nobis? Respice, Domine, exaudi, illumina nos, ostende nobis teipsum. Restitue te nobis, ut bene sit nobis, sine quo tam male est nobis. Miserare labores et conatus nostros ad te, qui nihil valemus sine te. Invita nos, "adiuva" nos [Ps 78,9]. Obsecro, Domine, ne desperem suspirando, sed respirem sperando. Obsecro, Domine, amaricatum est cor meum sua desolatione, indulca illud tua consolatione. Obsecro, Domine, esuriens incepi quaerere te, ne desinam ieiunus de te. Famelicus accessi, ne recedam impastus. Pauper veni ad divitem, miser ad misericordem, ne redeam vacuus et contemptus. Et si "antequam comedam, suspiro" [Iob 3,24], da vel post suspiria quod comedam. Domine, incurvatus non possum nisi deorsum aspicere; erige me, ut possim sursum intendere. "Iniquitates meae supergressae caput meum" obvolvunt me, "et sicut onus grave" [Ps 37,5] gravant me. Evolve me, exonera me, ne "urgeat puteus" earum "os suum super me" [Ps 68,16]. Liceat mihi suspicere lucem tuam, vel de longe, vel de profundo. Doce me quaerere te et ostende te quaerenti; quia nec quaerere te possum, nisi tu doceas, nec invenire, nisi te ostendas. Quaeram te desiderando, desiderem quaerendo. Inveniam amando, amem inveniendo.
Fateor, Domine, et gratias ago, quia creasti in me hanc "imaginem tuam" [Gen 1,27], ut tui memor te cogitem, te amem. Sed sic est abolita attritione vitiorum, sic offuscata fumo peccatorum, ut non possit facere, ad quod facta est, nisi tu renoves et reformes eam. Non tento, Domine, penetrare altitudinem tuam, quia nullatenus comparo illi intellectum meum; sed desidero aliquatenus intelligere veritatem tuam, quam credit et amat cor meum. Neque enim quaero intelligere ut credam, sed credo ut intelligam. Nam et hoc credo: quia "nisi credidero, non intelligam" [Is 7,9].
유대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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