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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장의 중세 논리학 대전

중세 지칭(suppositio) 이론 정리

중세 지칭 이론 정리

 

유대칠 (토마스철학학교)

 

중세 지칭론 엄청 간단하게만 정리해보자. 의미(significatio)와 함께 후기 중세 철학의 명사(terminus) 이해의 핵심이 되는 것이 바로 지칭(suppositio)이다. 근본적으로 의미와 지칭은 서로 다른 의미론적 역할을 수행한다. 의미는 문맥에서 벗어난 한 명사의 독립적인 의미론적 기능에 대한 것이다. 그러나 지칭은 다르다. 지칭은 문맥 가운데 주어 등으로 사용되는 명사의 의미론적 기능에 대한 것이다. 12세기 후반부터 서서히 발전되기 시작한 지칭 이론은 명제의 참과 거짓을 판별에 있어서 매우 유익하다. 명제의 참과 거짓은 그 명제를 구성하고 있는 명사, 즉 문맥 속 명사의 의미론적 위치와 관련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인간'이란 명사는 독립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진다. 보편실재론자들은 이를 보편자와 관련하여 생각할 것이고, 유명론자는 이를 구체적인 개별자들에 대한 다수의 경험으로 만들어진 어떤 심적 언어, 즉 개념일 뿐이라고 할 것이다. 지칭은 이러한 의미의 문제가 아니라, 문장, 즉 명제 가운데 의미론적 기능에 대한 것이다. "인간은 두 글자이다"라는 명제에서 주어인 '인간'은 실재론자와 유명론자들이 이야기하는 그 인간 혹은 우리가 흔히 '이성적 동물'이라고 하는 그것과 사뭇 다르다. "유대칠은 인간이다"에서 '인간'은 "인간은 두 글자이다"의 '인간'과 다르다. 하지만 각각 서로 다른 지시 대상을 가지지만 거짓이 아닌 참된 명제를 구성한다.

 

지칭이론은 다음으로 구분될 수 있다.

 

<단순적 지칭> (suppositio simplex) : 보편 실재론자들에 따르면 단순 지칭은 보편자를 지칭한다. 하지만 오캄에센 개념을 지칭한다.

<위격적 지칭> (suppositio personalis) : 보편실재론자들에 따르면 위격적 지칭은 개별자를 지칭한다. 그리고 유명론 역시 개별자를 지칭한다.

<질료적 지칭> (suppositio materialis) : 질료적 지칭은 단어 자체의 질료적 측면을 지칭한다. 유명론자들에게는 음성내지 문자를 지칭한다.

 

위격적 지칭은 오캄의 경우 다시 다음과 같이 다시 세분되어 분류된다 (오캄의 경우).

 

특정 지칭(suppositio descreta) : 명사가 고유명사, 지시대명사 혹은 보통 명사의 경우 사용되는 지칭이다.

 

일반지칭(suppositio communis)

한정 지칭(suppositio determinata) : 불특정의 어떤 것을 한정하여 지칭하는 경우 사용된다. "몇몇 달린다'에서 주어가 취하는 지칭이다.

 

혼돈 지칭 (suppositio confusa)

단순한 혼돈 지칭 (suppositio confusa tantum) : 명사가 지칭하는 개체의 일부를 특종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지칭하는 경우에 사용된다. "모든 사람은 동물이다"에서 술어에 적용되는 지칭이다.

혼돈된 분배지칭 (suppositio confusa et distributiva) : 명사가 지칭하는 개별자를 모두 남김 없이 지칭하는 경우다. "모든 인간은 동물이다"에서 주어의 지칭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