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라틴어...그 문헌학의 세계 다가가고 싶었지만...
부끄러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나의 라틴어는 국산이다. 물론 몇권의 영어와 독일어로된 라틴어 교재를 익혔지만,
유학을 가서 배운 라틴어가 아니다.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하는 친구도 있지만,
나는 부끄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유학... 나에게 매우 하고 싶은 일이었다.
후훗...
유학을 갔으면 라틴문헌에 관한 조금의 지식이라도 더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서 말이다.
한때 그랍만이란 사람처럼 필사본을 읽고 다시 그것에 대한 비판본을 내는 일이 부러웠다. 지금도 그렇다. 부럽다. 외국의 학자들이 필사본을 인용하거나 아니면 오랜 중세문헌 혹은 최근에 편집되지 않은 판본을 인용하는 것이 참 부러웠다. 지금도 그렇다.
하여간 그렇다.
중세에는 아래의 도구로 글을 양의 가죽에 적었다고 한다. 칼로 깍으면서 말이다.
지금도 이러한 도구로 라틴어나 혹은 과거의 독일어 필법을 구사하며 익히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아마 문헌학을 익히기 위해서이다. 우리 나라에게도 과거문헌을 익히기 위해서는 초서를 읽고 쓸 수 있어야하지 않지 않겠는가?
이렇게 공책에 연습을 하며 익히니...실력이 대단할 수 밖에...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이황을 연구하는 시작의 학생이 우리나라의 학생들이 초서를 적고 읽고 자유로운 사용하는 것을 부러워하듯이 나도 부럽다.
주변에 이런 저런 화사한 것을 집어놓으면 어느 정도 완성된 과거의 필사본의 느낌이 난다. 여기에서 조금더 손을 보면 다음가 같이 된다.
후훗.. 여기에 사용된 라틴어는 그나마 읽기 쉬운 초급적 수준의 것이다. 글씨가 최근에 쓰여진 것인데다, 아주 정자체이다. 그러나 중세 필자가들은 그리 친글하지 않았다. 거기에 오랜 종이와 양피지라서 상태도 좋지 않으니 해독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머리가 띵하지 않은가!!! 이상한 글자를 우리가 알아볼 수 있게 적으면 다음과 같다.
Martinus episcopus servus servorum Dei. Ad certitudinem presentium et memoriam futurorum. Longa re[tro] | series ipsiusque diffusa narratio cuj vix tempora multa sufficerent tedio grandi nimirum audie[n]-| tes afficeret, si quondam Frederici olim Romanorum Imperatoris posterorumque suorum culpas horrendas, et | excessus n[efan]dos ab ipsis contra Deum et Romanam commissos Ecclesiam, ac processus proinde per Romanos pontifices | predecessores
1281년 경에 쓰여진 이러한 글자에 대한 수사본은 위와 같이 읽기 힘든 것이다. 그저 사전만 있으면 해석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것이지만, 필사본은 당장 그것은 우리가 알아볼 수 있는 글자로 해독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양호하다. 다음의 것을 보자.
답답하지 않은가? 이 글은 후기 중세 필사본으로 1500년경에 쓰여진 것이다. 참 이것은 어떻게 해독할 것인가...답답하다.
하지만 매력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나 역시 옥캄을 공부하지만, 한편 라틴어문헌을 잘 이해하고 싶다. 비록 한국에서 바다를 건너지 못하고 라틴어를 익히지만, 조금이라도 문헌학적 지식을 가졌으면 한다. 라틴어의 번천이라거나 라틴어 자체에 관한 논의들... 앞으로 능력이 되면 그런 것도 이곳에 담고 싶다.